자동차의 미래가 급변하고 있다. 핸드폰과 IT 분야에서 일어났던 단절적 혁신이 자동차 업계에서도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대표적인 굴뚝 산업에 가까웠던 자동차 산업이 각종 혁신적 기술들과의 결합을 통해 혁신 산업의 중심에 우뚝 서는 분위기다. 경제전문가들도 자동차 산업이 혁신을 통해 앞으로도 전세계 경제 성장의 주역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는 분위기다. 여기에 최근 환경 문제가 커다란 이슈로 떠오르면서 청정 자동차에 대한 관심과 기술개발도 높아만가는 추세다. SW 창간 11주년을 맞아 자동차의 미래가 어디까지 현실로 다가와 있는지 살펴봤다.
◇비행 자동차와 자율주행차
할리우드 영화 ‘제5원소’를 비롯한 많은 영화에서 그려진 미래에는 하늘을 날아다니거나 스스로 주행하는 자동차가 등장하곤 한다. 상상속의 이야기지만 이미 비행 자동차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헬기와 비슷한 원리로 운행하는 자동차부터 날개를 단 차량까지 다양한 형태의 비행 차량이 이미 나와있는 상태다. 이들 자동차는 벤처부터 기존 대기업 등 항공기 제작사들이 주로 계획하고 시판을 위해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하늘을 나는 비행 자동차의 경우, 일반차와 달리 법령이나 제도를 따로 만들어야 하고 시장성이 있을지 여부도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문제는 안전성이다. 미국의 전기자동차 업체인 테슬라는 운전자가 제어하지 않아도 알아서 주행하는 ‘오토 파일럿’ 기능으로 자율주행 기술을 선도해왔지만 올해에만 두 차례 인명 사고가 나면서 안전성 면에서 자율주행이 가진 한계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 때문에 유럽 자동차 브랜드들은 운전자를 중심에 놓고서 이를 보조하는 자율주행기술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올해 더 뉴 E클래스에서 선보인 자율주행 기술에 대해 메르세데스-벤츠 관계자는 “우리 차는 운전자가 핸들에 손을 대면 자율주행 모드가 해제된다”면서 “운전자가 중심이 된 자율주행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국내 자동차 브랜드 중 현대기아차는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 개발을 통해 2020년까지 고도자율주행을, 2030년에는 완전 자율주행 상용화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지난해 12월 파리기후변화협정 체결로 각국은 202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15년 대비 평균 23% 수준으로 축소해야 할 의무가 생겼다. 이에 따라 자동차에 대한 환경규제 역시 강화되는 추세다. 심지어 내연기관 자동차의 생산을 수십년 안에 금지시키겠다는 나라까지 나올 정도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각 자동차 브랜드들의 친환경차 개발 및 생산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머지않아 친환경차를 넘어선 청정 차량이 대세가 되면 자동차가 ‘대기오염의 주범’이라는 꼬리표를 뗄 날이 올 수 있다.
실제 최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전세계적으로 친환경자동차는 2014년 대비 10% 증가한 234만대였다. 앞으로도 꾸준히 친환경자동차 개발 및 생산이 증가할 것임을 잘 보여주는 수치다.
한국지엠의 최신 전기차 개발 기술과 LG와의 협업을 통해 탄생한 쉐보레 볼트(Bolt) EV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미국 환경청으로부터 383km의 1회 충전 주행거리를 인증 받았아 부산에서 서울까지 추가 충전 없이 주행이 가능한 차량이다. 200마력에 달하는 최고출력과 36.7kg.m의 최대토크를 통해 0-60mph(98km/h)를 7초 안에 주파하는 강력한 주행성능을 발휘하는 볼트 EV는 내년에 국내에서 출시된다.
이밖에 각종 안전장치와 사물인터넷을 활용한 스마트한 시스템들이 개발 중이거나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자동차의 발전과 혁신은 무궁무진하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