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리산 빗점골 그리고 이현상비트
- 2021.05.19(수)
- 산행코스 :
삼정마을~빗점골~빗점골.절골합수점~(이현상비트 탐방,왕복)~왼골~이끼계곡~범왕능선~앞당재~삼정마을
- 산행거리 : 10 km
- 날씨 : 맑음
부처님 오신날
남부군 빨치산 총사령관 이현상 최후 격전지인
지리산 빗점골을 탐방해본다.
이현상에 대해서 잠시 알아 보겠습니다.
한국의 체 게바라’ 이현상
우리 현대사가 외면한 전설의 빨치산 대장이며,
정전협정 조인 직후인 1953년 9월 18일,
좁혀오는 포위망 속 지리산 빗점골에서 이현상은
목에 여덟 발의 총탄을 맞고 굵은 생을 마감한다.
승리자들은 빨치산의 최후를 선전하기 위해
시신을 2주일여 서울 시내에 전시한 후
고향 금산으로 내려 보내지만 식구들은
온 집안을 풍비박산 낸 놈이라며 인수를 거부한다.
모친 역시 자기 아들은 죽지 않았다며,
호락호락 맞아 죽을 애가 아니니 꼭 집에
돌아올 거라며 고집을 부렸다.
할 수 없이 시신을 끌고 지리산으로 돌아온 토벌대장 차일혁은
(총 12년의 감옥 생활을 했던) 이현상의 일제하 항일운동 공로와
인간적 품격을 존중해 약식 장례식을 치러준다.
유격대원 스님에게 독경을 시키고 화장한 유골을
직접 자신의 철모에 M1 소총으로 빻아 섬진강에 뿌린 후
세 발의 권총을 쏘아 경의를 표했다.
북은 1968년 평양 신미동에 조성한 애국열사릉에 이현상의 묘지를 1호로 만들고
근처에 막역한 동지 김삼룡과 이주하, 홍명희, 조소앙, 김규식, 조봉암, 여연구 등
5백여 명을 차례로 안치한다.
(이후 이현상은 북의 제 1호 열사증과 조국통일상을 다시 받았다.)
살을 에는 한라산과 지리산. 동계 대공세의 토끼몰이에
쫓기던 빨치산에겐 지옥의 저승사자였을 차일혁,
그도 서른여덟 젊은 나이에 금강에서 수영하다 심장마비로 사망한다.
눈앞에서 아비를 잃은 아들은 아버지가
너무 많은 사람을 죽여 혼을 빼앗겨버린 것 같다고 술회했다.
이현상의 모친 김행정은 1975년 걸인처럼 홀로 살아온 옛집 문간방에서
비참하고 한 많은 생을 마감하지만 죽은 후에도 평온을 찾지 못했다.
장례 며칠 후 그녀의 무덤이 파헤쳐지고 시신은 목과 사지가 잘려
사라진 끔찍한 모습으로 발견된다.
큰사람을 배출한 땅의 기운에 대한 두려움이 빚어낸 가혹한 역사의 보복이었다.
지지난주 지리산 반야비트에 이어서
빨치산 비트를 찾아나선 두번째 산행 이현상비트를 찾아본다.
지리산 가는길 화개초등학교에 들러 아침 밥 해결하고 간다.
삼정마을에 올라 주차하고 이정표와는 상관없이
빗점골을 따라 오른다.
좌측으로 빗점골을 끼고 걸어오른다.
절골 방향으로 이현상 비트를 찾아가고
좌측으로 보이는 이현상 바위
이 바위는 사망한 이현상을 잠시 안치한 곳이라고 한다.
각자의 이념을 위해 싸우다 간 그들
아픈 역사의 흔적을 남기고.. 그들의 넋을 잠시나마 위로해 준다.
절골
누군가의 흔적.. 오늘 가는길에 자주 보이는..
이현상과 총격전이 벌어진곳으로 흔적을 찾아 가고
이곳에서 총격이 벌어지고 큰바위에는 총알 자국이 여러곳에 남아있다.
큰바위 뒷쪽에서 이현상은 8발의 총알을 목덜미에 맞고 사망하였다.
이현상 비트를 찾아서..
비자나무
이현상의 비밀아지트
이현상비트에서 막걸리 한잔올리고 잠시 유하다가 간다.
목이버섯
석이버섯과 함께 사람의 귀를 닮았다.
석이버섯은 바위에 자생하고, 목이버섯은 나무에 자생한다.
올라오면서 잠시 지나친 지리산곡의 작곡자이자 남부군의 문화지도원이었던
최순희의 수목장을 찾으러 간다.
남부군 81사단 문화지도원이었던 최순희 수목장 나무패
'핏빛 얼룩진 능선, 철쭉처럼 붉었다'
한국전쟁 때 남부군 문화지도원이었으며,
지리산 영령 위한 '진혼곡' 작사·작곡
'지리산 비가'로 알려진 '전설' 최순희
이태의 소설 '남부군'의 '최문희'가 바로 그녀다.
최순희가 작곡한 `지리산 곡(哭)' 전문
1.철쭉이 피고 지던 반야봉 기슭엔/
오늘도 옛같이 안개만이 서렸구나/
피아골 바람 속에 연하천 가슴 속에/
아직도 맺힌 한을 풀 길 없어 헤맸나/
아 아 그 옛날 꿈을 안고 희망 안고/
한 마디 말도 없이 쓰러져간 푸른 님아/
오늘도 반야봉엔 궂은 비만 내린다.
2.써래봉 달빛 속에 치밭목 산죽 속에/
눈을 뜬 채 묻혀져간 잊지 못할 동무들아/
시루봉 바라보며 누워있는 쑥밭재야/
잊었느냐 피의 노래,통곡하던 물소리를/
아 아 그 옛날 꿈을 안고 희망 안고/
한 마디 말도 없이 쓰러져간 푸른 님아/
오늘도 써래봉엔 단풍잎만 휘날린다.
3.추성동 감도는 칠선의 여울속에/
굽이굽이 서린 한이 깊이도 잠겼구나/
거림아 대성골아 잔돌의 넓은 들아/
너는 알지 눈보라가 울부짖는 그 밤들을/
아 아 그 옛날 꿈을 안고 희망 안고/
한마디 말도 없이 쓰러져 간 푸른 님아/
오늘도 천왕봉엔 하염없이 눈이 내린다.
최순희 수목장에서 다시 빗점골로 내려와 왼골,산태골 합수부에서
왼골로 진행,
왼골을 오르다 범왕능선으로 하산 원점회귀 할 예정이다.
계곡의 청량한 물소리에 귀는 즐겁고
시원한 계곡물소리에 수박파티에 즐겁고
뱀이 똬리를 틀듯 신기한 나뭇가지
또 누군가의 비트가 될만한 장소가 보인다.
왼골을 따라 골치기로 오른다.
왼골 상류쪽으로 갈수록 이끼가 진해지고
기획의 천재 제임스본드 국장님
지리산하면 불꽃님
라일락 향기에 취하고
병꽃
거친 골치기지만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좋다.
왼골 9부쯤 올라와서 좌측 사면을 치고 범왕능선으로 오른다.
연리지
범왕능선에 접속후 너른터에서 식사하고 갑니다.
범왕능선
대체로 길이 선명하며 잡가지도 없다.
가끔 나무가 쓰러져서 돌아가야 하는 불편함은 있었다.
지리산에서 빠질수 없는 산죽밭
광양의 백운산이 보이고
이날은 지리의 심산유곡에서 놀다보니
하늘을 볼일이 별로 없었다.
처음으로 터지는 조망에 잠시 쉬어 가고
김검사님/댕맘/백조의호수
범왕능선 좌측 아래 삼정마을이 보인다.
원점회귀 해야 할 곳이다.
촛대봉과 남부능선이 이어지는 모습
곰 포획틀/ 가끔 곰을 포획해서 체크해야 할일이 있다고 한다.
여기 저기 보인다.
수정난풀/
낙엽속에 가려져서 잘보이진 않지만 빼꼼이 내다보는 수정난풀
수정난풀은 하얗게 피어나는 수정과 같다하여 이름지어졌고
숲속의 요정이라 불리는 귀하신몸인데
군락진 모습을 보다니 운좋은 날인가 보다.
산죽꽃이다.
산쭉꽃은 대게 수십년이나 수백년만에 일생 한번 피기에
좀처럼 만나기가 쉽지않지요.
일생에 한번 피는 꽃이기에 꽃이 피고는 죽어버린다.
앞당재로 가는 범왕능선 마지막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가야하는데
깜빡하고 우측으로 가는바람에 돈좀 벌고
좌측 사면으로 짼다.
개척산행에서는 흔한 일이기에 그려려니 한다.
댕맘은 다소 힘들어 했지만 무사히 지나고
국수나무꽃
앞당재
앞당재서 내려와 빗점골 계곡을 건너 삼정마을로 원점회귀하며 산행을 마무리 한다. -끝-
첫댓글 부처님 오신날 휴일을 맞이하여 두건동생과 함께한 지리산 빗점골 산행 너무 즐겁고 행복한 하루였네요.
자연 그 대로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지리산!!
눈이 호강하는 하루였습니다.
6.25 전쟁당시 피지배계급과 역사의
약자들에겐 마지막 피난처이자 안식처 였기에 골짝골짝 수많은 민초들의 흔적과 영혼이 여전히 숨쉬고 있는 지리산 '빗점골' 골짜기 역사기행은 참으로 의미있는 시간으로 오래동안 기억 될 것 같군요.
잘 보고 갑니다.
요즘 자주 봬니 좋네요.
지리에 이어 어제 설악까지
함께해서 즐거웠어요.^^
두건님~~
와 여긴 다른 세상 같네요.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서인지 살아있는 이끼도 보이고 신비로운 느낌마저 듭니다.
지리의 심산유곡은 특별함이 있죠^^
그래서 가끔 찾아보곤 한답니다.
알아야할 현대사 질곡의 역사 퍼갑니다
최순희님의 지리산가를 읽고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감사드립니다
현장의 느낌도 그러합니다.
웬지 모를 먹먹함이...
기회가 된다면 한번 찾아보십시요^^
빨치산에 관한 내용 잘 읽었습니다.
귀한 정보 감사합니다.
관심가져 주시니 보람이 있네요.
좋은하루 되세요
멋진 지리산계곡 잘봤습니다
수정난풀도 오랜만에 구경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수정난풀 이쁘죠?
저도 오랜만에 봤답니다.
제주의밤은 육지보다 더 춥네요.
비가 오련지 ㅎㅎ
그냥 참 좋습니다.
많이 참 좋습니다.
저도 이러고 노는 거 참 좋아하는데...
한동안 못놀고 있어요.
지리 좋아하시는 두 명의 친친분들 서울로 가버리고
지리산 들지 못하고... ㅠㅠ
대리만족하네요.
아~ 설렙니다. 보기만해도 좋아서.
아~ 맘 맞던 산친들이 멀리 갔군요~
해안길 걸을려면 이래저래 당분간 지리와 놀기도 힘들겠네요.
진행하는 해안길 잼나게 걸으시고 안전한 걸음되길 빕니다.
무심히 지나칠 계곡이었을텐데 저리 가슴 아픈 사연이 있었다니...옳고 그름을 판단하기엔 넘 이기적인 뼈아픈 역사의 현장일줄은 까맣게 몰랐을듯..
조정래님 소설 속에서 접했던 당시 역사속 현실이었는데 실제 현장을 단편이지만 직접 보니 넘 가슴이 아프네..
특별한 산행길 고마워~^^
같은길을 가도 그길에 사연이 있다면
더 보람 있는 걸음이 되기에 사연 있는 산행을 좋아해.
오랜만의 소식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