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한이 생겼을 때 복수하겠다는 마음을 품기 쉽습니다. 억울한 일을 겪었을 땐 더욱 그러한 마음이 가득합니다. 어쩌면 당연한 것일 것입니다. 압살롬도 여동생 다말을 무참히 유린(蹂躪)한 이복(異腹) 형, 암논에 대한 복수의 칼을 갈았습니다. 2년 동안이나 기회를 엿보다가 드디어 압살롬은 치밀한 복수 계획을 실행합니다.
이스라엘과 중동 지역에서는 양의 털을 깎는 날은 잔치를 벌이는 관습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예전엔 김장을 담그거나 할 때 온 가족이 모여 함께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했던 풍경과 비슷한 느낌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완전히 같은 것은 아니지만 말입니다. 압살롬은 양털을 깎는 날에 모든 왕자들과 아버지 다윗도 초대합니다(23절, 24절). 다윗은 정중히 거절합니다(25절). 왕이 행차를 하게 되면 여러 가지 번거로운 일이 발생할 수 있으니 오히려 누를 끼치게 될 것이란 이유였습니다. 왕까지 초대했었기에 암논을 비롯한 왕자들은 이 잔치에 참여하게 되는 것은 자연스런 분위기였을 것입니다. 압살롬은 혹시라도 암논이 참석하지 않을까 하여 다윗에게 암논을 꼭 보내달라고 요청까지 합니다(26절, 27절). 결국 암논을 참석시키는 데 성공하고, 철저한 계획에 따라 압살롬의 종들이 암논을 살해합니다(28절, 29절). 그리고 다른 왕자들은 깜짝 놀라 노새를 타고 도망갑니다.
일이 벌어진 후 처음에 다윗에게는 모든 왕자들이 압살롬에 의해 다 죽임당했다는 소문을 듣습니다(30절). 이 소식을 들은 다윗은 옷을 찢고 비통함을 감추지 못합니다(31절). 그때 다윗의 옆에서 안심을 시킨 자는 요나답인데(32절), 요나답은 암논에게 다말을 겁탈할 묘략(妙略)을 제공했던 자이기도 합니다. 요나답의 묘략으로 인해 암논이 다말을 겁탈하게 만들었는데, 요나답은 이 일로 인해 압살롬이 암논을 죽이기 위해 오래전부터 이미 결심하고 있었다고 다윗에게 말하는 것을 보면, 요나답은 매우 기회주의적인 사람인 것으로 보입니다. 요나답이 암논에게 제공했던 계략이나 다윗에게 했던 위로는 그 순간의 상황에 따라 적당하게 상대방에게 맞추어서 보여주는 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요나답의 가치 기준이 어디에 있는지 궁금해질 정도입니다. 누군가에게 조언을 하고, 누군가를 진정으로 위로하려고 한다면 분명한 자기의 가치 기준이 있어야 하고, 분명한 진리에 맞추어야 제대로 된 조언과 위로를 할 수 있습니다.
암논을 제외한 다른 왕자들은 무사히 돌아왔지만, 암논의 죽음과 형제지간에 처참한 살육(殺戮)이 벌어졌다는 비통함에 다윗과 모든 신하들은 심히 통곡합니다(32절). 그리고 압살롬은 그술 왕 암미훌의 아들 달매에게로 피신하여 3년 동안 머뭅니다(37절, 38절). 달매는 압살롬의 외할아버지입니다. 압살롬은 자기 동생의 원한을 풀었지만, 복수했다는 것 말고는 압살롬에게 유익한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복수는 이렇듯 허무한 것이기도 합니다.
시간이 흐르자 다윗은 암논의 죽음에 대한 충격과 슬픔을 추스르게 되었고, 피신해있는 아들인 압살롬을 보고싶은 마음이 간절해지기 시작했습니다(39절). 아무리 잘못을 했어도 압살롬이 아들이기에 아버지로서 갖는 마음이었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도 우리를 향하여 그런 마음이 아니었을까요?
압살롬이 그 억울함과 원통함을 피의 복수로 풀어야 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오히려 아버지인 다윗 왕에게 호소하고, 그 억울함과 원통함을 차라리 밖으로 드러내는 것이 건강한 방법이 아니었을까요? 마음에 응어리진 것은 혼자만 짊어지려고 할수록 오히려 더욱 힘들어집니다. 건강하게 풀어가기가 더욱 어려워집니다. 좋은 멘토(Mentor)를 만나 이야기하고, 지혜롭고 신실한 신앙의 사람에게 조언을 구하며 풀어가는 것이 아주 건강한 방법이 될 것입니다.
결국 압살롬이 암논을 죽인 사건은 다윗 왕가의 매우 치명적이고 슬프고도 고통스러운 상처가 되었습니다. 다윗의 범죄 이후에 끊임없이 이어지는 다윗 왕가의 불상사(不祥事)들로 인해 다윗은 그 마음이 슬픈 자가 되었습니다. 죄는 이렇게 한 사람을, 한 가정을, 한 공동체를 파괴하는 매우 무서운 놈입니다. 죄에게 복종하기보다는, 하나님의 말씀을 향해야 합니다. 내 마음에 응어리진 것들을 원한을 갚는 것으로 풀어가기보다는 오히려 원수를 사랑하라는 주님의 말씀(마 5:43~45)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물론 원수를 사랑하는 것은 정말 어렵고 힘든 일입니다. 그러나 성령이 우리를 온전히 다스리신다면 가능하게 될 것입니다. 억울함과 원통함은 하나님께 호소하고, 하나님께서 해결해 가시도록 간구해야 합니다. 다윗이 사울에게 행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주님, 모든 억울함과 원통함을 주님께 맡깁니다. 주님께서 해결해주시옵소서!
(안창국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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