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서예[2833]中正仁義(중정인의)
中正仁義
중용(치우치지 않음)·바름·어짊·의로움.
《近思錄》
성인은 그것을 정하되 중정인의(中正仁義)로써 하여
고요함을 위주로 인극(人極)을 세우고,
군자는 그것을 닦아 길(吉)하며
소인은 그것을 패(悖)하여 흉(兇)한다.
인간의 현실상황을 '흉'으로 파악하고,
성인의 가르침을 따라
마음을 닦을 뜻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태극을 펴내는 사람의 길, 인의(仁義)
<태극도>의 의미를 해설한 <태극도설>은 결론에서 사람의 길을 제시한다.
그 내용이 <주역>의 다음 구절이다. “하늘의 길은 음과 양으로 세우고,
땅의 길은 부드러움(柔)과 단단함(剛)으로 세우며, 사람의 길은 인과 의로 세운다.”
천·지·인이 각기 상반자의 상호작용으로 그 질서가 운영된다는 말이다.
사람의 길에서 인(仁)은 양(陽)의 작용을 하며, 의(義)는 음(陰)의 작용을 한다.
인(仁)이 생명의 약동과 발산이라면, 의(義)는 그것을 적절하게 제어하고
가다듬어 결실을 맺도록 한다. “의(義)는 ‘알맞게 함’,
‘마땅하게 함(宜)’이라는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자연의 길에서는 음과 양이 밀고 당김으로 우주적 생명이
지속되어 간다면,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길은
‘인’과 ‘의’의 균형과 조화에서 찾을 수 있다.
태극기의 물결치는 태극이 봄여름 가을 겨울의 변화에 따라
생명을 길러내는 삶을 담고 있고, 그 덕(德)을 원·형·이·정이라 한다면,
<태극도>의 태극은 인간을 중정인의(中正仁義)를 운영하는
절대적인 도덕 주체로 정립하였다. 태극이 자연에서 발현되면
원·형·이·정이고, 인간에게서 발현되면 인·의·예·지이니, 그 실질은 같다.
그리고 인·의·예·지를 축약해서 말하면 인의(仁義)로 대표된다.
<주역>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음과 양의 작용이 갈마드는 것이 자연의 길이며,
그러한 자연의 길을 이어받는 것이 선(善)이다.
우리의 본성에는 그것이 내장되어 있다.”
인간의 본성으로 내장되어 있는 태극의 구체적 내용은
인의(仁義)라는 음양의 작용을 통해 상대적 선악을 넘어서서 보다
큰 차원에서의 선(善)을 실현해 가는 것이다.
봄에는 만물을 살리지만 가을에는 거두고 쳐내어 생명의 균형을 이루듯,
사람의 길은 사랑으로 포용하고 의(義)로써 가지를 쳐내 삶의 균형을 이루어 간다.
‘인’의 생명살림과 ‘의’로써의 절제라는 상반된 가치가 종합되었을 때
태극의 의미는 완성된다.
인과 의의 변주는 다시 말하면 측은지심(惻隱之心)과
수오지심(羞惡之心)의 협주이다.
측은지심은 ‘남의 고통을 차마 외면하지 못하는’ 마음이며,
수오지심은 ‘옳지 못한 행위를 부끄럽게 여기고 분노하는’ 마음이다.
이 둘은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마땅히 보호되어야 할 생명이 손상당할 때
분노, 항거, 투쟁함으로써 온전한 삶을 회복하기를 목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