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68편
최초 발견자
최우림
사회사업 현장에서 사례관리 업무를 맡아 일하다 보면
꾸준히 만났던 분이 돌아가시는 안타까운 순간을 맞이하곤 합니다.
저 역시 그런 경험이 있습니다.
사회사업가에게도 분명 위로와 격려의 순간이 필요하기도 할 텐데요,
선생님들 기관에서는 이럴 때 어떻게 하나요?
최우림 선생님 이야기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나는 곧장 119에 신고했다. 주소, 발견 당시 상태 등을 설명했다.
바로 동료에게 연락했다. 보호자의 연락처를 받아 바로 전화했다.
신호음이 몇 차례 이어졌고 그 짧은 시간 동안 말을 정리해야 했다.
전화 너머 들리는 보호자 목소리, 그리고 잠깐의 정적.
는 내가 방금 '최초 발견한' 당사자의 상태와 119 신고 상황에 대해 최대한 침착하게 설명했다.
사실 침착하지 않았다. 침착할 수 없었다.
119와 경찰, 현장 감식반이 차례로 도착했다.
나는 ‘최초 발견자’ 신분으로 진술했고 내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개인 연락처를 묻는 질문에 대답했다.
‘최초 발견자’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나니 간신히 참고 있던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죄책감과 후회, 그리고 나의 지난 실천과 선택, 역량에 대한 의심.
8월 중순부터 시작해서 두 번 상담 다녀왔다.
사실 사업 신청하기 전 조금 고민했다.
퇴근 시간 이후 혹은 주말 시간 따로 내어 상담을 받기에는 시간도, 마음도 여력이 없었다.
근무 시간 중에 가기에는, 또 그런 요구를 하기에는 괜히 불편했다.
‘내가 너무 과한 배려를 요구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 ‘아니야. 안 될 것 같아.
시간 지나면 나아지겠지.’하며 단념했다.
하지만 관장님 생각은 달랐다.
“그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에요. 근무 시간에 가야지요.
사실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이 없어 계속 마음 쓰였거든.
그런데 이렇게 먼저 나서줘서 고마워요. 걱정하지 말고 신청해요.”
힘이 났다. 든든했다. ‘적극적인 회복’과 ‘의도적인 방치’,
이 두 갈래 길에서 갈팡질팡하던 나는
그렇게 딱 보기에도 난관이 예상되는 ‘적극적인 회복’의 길로 첫발을 내디뎠다.
'최초 발견자'를 읽은 뒤,
댓글로 '읽었습니다' 하고 남겨주세요.
소감이나 질문을 써도 좋습니다.
첫댓글 표현하기 어려운 내용이지만 솔직하고 진심 담긴 글을 읽으며, 선생님의 마음이 잘 느껴졌습니다. 선생님 경험을 나눠주신 덕분에 누구나 맞이할수 있는 상황에 준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64-68 다 읽었습니다.
밀린 글을 읽는데, 최우림 선생님의 글을 이어 읽게 되었습니다. 선생님의 실천과 고민 등 글을 통해 많이 배우고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다 읽었습니다.
다 읽었습니다.
이런 일들을 겪고 있는 많은 동료들이 있을텐데 서울시사회복지사협회의 '사회복지종사자 심리지원 사업'을 통해 심리 상담이 있어 참 다행이고 고맙고 그렇습니다.
실제 현장에서 실천과정에서 여러 상황으로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동료들이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런 동료들을 잘 돌아보고 위로할 수 있는 방법들도 잘 마련되었으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이런 방법이 있군요.
P.161 이직에 대해 동료가 물을 때 최우림 선생님이 보답하고 싶다는 기록이... 이 글에서 한참 머무르게 했습니다.
종결보고서 작성만으로 끝내지 않고, 마지막으로 인간적인 종결까지 마무리하시는 실천에 응원을 더합니다.
다 읽었습니다.
다 읽었습니다.
다 읽었습니다. 저도 인간적으로 만나고, 관계하고,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그 중 가장 어려운 것이 인간적으로 마무리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한 어르신의 장례식장을 다녀왔습니다. 줄곧 외면만 해오다가 처음으로 가봤습니다. 이후 돌아가신 배우자분이 사망신고를 하고 돌아오시는 길에 마주쳐서 댁까지 가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처음으로 인간적인 마지막을 해본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인간적인 마무리를 지을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다 읽었습니다.
다읽었습니다
글을 다 읽으니
눈이 뜨겁고
마음에서 눈물이 흐르는 듯 합니다.
선생님의 걱정은 자력이 강하다는 말이 와닿았어요.
제가 진로를 명확히 정하지 못하는 이유도 그와 닮은 것 같아서요.
그러나 계속 마음을 단단히 가꾸어가시려는 선생님 모습이.. 자극이 되기도 하고 위안이 되기도 했어요.
여러 마음이 들어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