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제껏 몰랐던
에티오피아 이야기.
우리 친구들은 다 알고 있었을까..? 궁금 .
정전70주년을 맞아 윤석열 대통령이 대한민국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부산의 유엔군 위령탑에 참배하고, 기념식에선 6.25에 참전했던 도널드 리드 해병대 병장에게 훈장이 수여됐다.
그러나 같은 날 공영방송 KBS와 MBC는 이런 뜻 깊은 행사에 대한 중계방송은 외면한체 북괴 김정은의 정전 70주년 기념 열병식을 중계방송하기에 이르렀는데, 정말 어느 나라의 공영방송인 것인지 알 수 없었기에 20년 가까운 시간동안 그곳에서 일했다는 것에 자괴감까지 들 정도였다.
내가 생각하는 공영방송 다운 방송은 이런 것이다.
'정전 70주년, 뒤바뀐 운명' 이란 타이틀을 달고,
에티오피아의 6.25참전 용사들을 조명하는 특집방송을 제작하는 것이다.
에티오피아는 1950년 6.25당시 북괴가 대한민국을 기습남침하자 아프리카 국가 가운데는 유일하게 지상군 병력을 파병했던 국가다.
당시 에티오피아를 통치하던 하일레 셀라시에 황제는 1936년 이탈리아의 침공으로 나라를 빼앗길 위기를 겪은 바가 있었기에, 대한민국이 북괴의 침략을 받았다는 소식을 전해듣자 전체주의 세력의 무법적인 침공에 매우 분노했고, 자신의 최정예 친위대 병력 6037명을 한국에 파병했다.
이들을 파병하면서 황제는 이렇게 명령했다고 한다.
"가거라! 살아 돌아올 생각을 하지 말고, 전부 거기에 가서 모두 맹렬하게 싸워서 전사하거라!
만약 사지가 멀쩡하게 돌아온다면, 짐의 이름을 걸고 절대로 용서치 않겠다!
너희들의 죽음의 대가로 저들에게 ‘자유’라는 것을 대한민국의 손에 꼭 안겨주거라!"
이런 황제의 명령을 받은 에티오피아의 최정예 병력들은 비록 숫자는 많지 않았지만, 최전선에서 목숨을 아끼지 않고 전투에 임했고, 253번의 전투를 치루면서 123명이 전사하고, 536명이 부상했다고 한다.
더 놀라운 것은, 이들은 단 한명도 북괴군이나 중공군의 포로가 되지 않았는데, 전우가 포로로 잡힐 위기에 처하면 목숨을 걸고 구해냈기 때문이었다.
1953년 7월 27일 그렇게 6.25전쟁이 휴전으로 마무리되었지만, 이들은 황제의 명령에 따라 1956년까지 대한민국에 남아 대한민국의 전후 복구를 돕게 된다.
그러나, 1971년 에티오피아에서 공산주의자들에 의한 쿠데타가 일어나면서 하일레 황제가 폐위되고 에티오피아는 공산국가가 되버린다.
그리고 에티오피아 6.25참전용사들은 공산주의에 맞서 싸웠다는 이유로 모든 지위를 박탈 당한체 가혹한 핍박을 받아야만 했다고 한다.
그들의 고난은 1995년 멩기스투 정권이 붕괴할 때까지 24년간이나 이어졌다.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들 가운데 시페라우 브라투 씨와 테레페 이그자우씨 두 사람이 지난 7월 8일 한국을 방문했는데, 이들의 방문에 맞춰서 대한민국의 공영방송들이 정전 70주년 특집방송으로 '정전 70년 뒤바뀐 운명'이란 제목으로 공산주의의 침략을 에티오피아와 유엔군의 도움으로 이겨낸 한국과 공산혁명에 자유를 빼앗긴 에티오피아의 24년을 대비하며 보여줬으면 얼마나 감동적이었을까 하는 생각이다.
공영방송의 가장 큰 목적은 국민을 위한 올바른 정보를 전하는 것이다.
국민에게 올바른 정보가 필요한 이유는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의 주권자로서 국민이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 위해서다.
서로가 약간의 생각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이란 국가정체성에 있어서 만큼은 절대로 차이가 있어선 안된다.
이런 국가정체성을 확고하게 하여 국민을 하나로 묶어내는 것이 공영방송의 역할일진데, 정전 70주년 기념식 대신 북괴의 정전70주년 열병식을 중계방송하는 작태는 그들이 받는 수신료의 가치, 그들이 누리는 공영방송으로서의 혜택에 대해 이런 특혜가 타당한 것인지 고민에 빠지게 만드는 것이다.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에티오피아는 대한민국의 자유를 위해 피흘려 싸웠다.
전세계 많은 국가의 젊은이들이 대한민국의 자유를 위해 피흘려줬다.
이를 기억하는 것이 자유대한민국 국민의 의무이며,
이를 기억하도록 돕는 것이 공영방송의 책무다.
(최대현ㆍ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