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싱(earthing)》*
흙에서 와서 흙으로 돌아가는 우리네 삶*
맨발로 걷고 뛰고 춤추며 노래하며*
그대의 촉감을 맘껏 느끼고 싶은 원초적 본능*
보아라, 솟아오르는 생명의 불꽃*
오늘도 '나는 걷는다 고로 존재한다'*
*땅(지구)과 몸을 연결하는 접지(接地) 행위, *창세기3-19, *맨발의 무용수 이사도라 던컨ㆍ맨발의 마라토너 아베베ㆍ'맨발의 청춘' 영화 주제곡,
*발바닥에는 각종 장기와 연결된 반사구가 분포,
*생명에너지를 관장하는 용천혈(湧泉穴),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의 패러디
[시작(詩作)노트]
걷기는 의사가 권하는 돈 안드는 운동처방 중 하나다. 걷는 것은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건강을 착실히 챙기고 저축하는 일이다.
근래엔 맨발로 자연을 느끼며 운동하는 이른바 어싱족이란 단어도 생겨날 만큼 맨발걷기 열풍이 불고있다. 약 15년 전쯤 제주 올레길 순례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걷기 자체가 레저활동으로 부상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양말과 신발을 벗고 걷는 것까지 이어진 셈이다.
어싱(earthing)은 땅(earth)과 현재진행형(ing)의 합성어로 맨발로 땅을 밟으며 걷는 행위를 의미한다. 이는 단순히 걷기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지구와 우리 몸을 연결한다는 의미에서 해당 명칭이 붙었다.
어싱이란 단어는 미국의 심장전문의 스테판 시나트라 박사가 2015년 국제학술지 '환경 및 공중 보건 저널'에 게재한 논문에서 유래됐다.
현대인들은 신발을 신고 아스팔트나 콘크리트 위에 서거나, 전자기파가 가득한 환경에서 살아가면서 지구와 접속을 잃고 있다. 이로 인해 인체의 전기적 균형이 깨지고 염증, 스트레스, 수면장애 등 다양한 질병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어싱을 활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발은 한 쪽에만 26개의 뼈, 33개의 관절, 100개가 넘는 인대와 근육, 신경이 균형을 이루어 제 2의 심장이라고 불린다.
척추의 코어 근육처럼 발에도 안정감을 주는 작은 근육들이 있다. 현대인들은 성능 좋은 신발때문에 이 풋코어 근육을 쓸 일이 거의 없다고 하는데 맨발걷기는 이런 근육들을 강화시켜 몸의 밸런스를 맞추고 발의 감각을 향상시켜 자세 개선에도 도움이 되며, 자연스러운 보행 패턴을 회복시켜주는 이점이 있다고들 말한다.
여러 신발들은 과도한 쿠션과 지지대를 갖고 있는데 이것이 인체가 특정 근육군을 사용하는것을 막아 버린다. 신발을 벗고 걸음으로써 근육과 인대가 움직일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적절하고 인정감있게 사용되고 발과 발목관절의 적절한 운동범위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한의학적으로도 발에는 간, 비, 위, 담, 방광, 신경의 총 6개의 경락이 흐르고 있는데 특히 발가락에 혈이 집중되어 있다. 발바닥에는 인체의 모든 기관에 대응하는 반사구가 분포되어 있는데, 이런 혈점을 자극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전신 기능을 조절한다고 할 수 있다.
우주공간에 머물던 우주비행사들에게 건강의 최대의 적은 골다공증이다. 무중력상태가 뼈 세포의 생성을 막고 뼈를 바람든 무처럼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이 지구에 귀환한 뒤 가장 먼저 하는 운동이 걷기라고 한다.
맨발로 지면을 밟으면서 자연을 느끼는 것은 정신적으로 휴식과 안정감을 가져다 줄 수 있다. 어싱을 통해 흙이나 잔디의 촉감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이 때 마음이 안정되고 기분이 좋아지며 엔도르핀이 분비되는데, 발가락 신경이 자극되면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분비가 감소하여 우울증 개선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흙에는 특유의 냄새가 나는데 이것을 흙내, 흙냄새라고 부른다, 지오스민(geosmin)이라는 것 때문인데 이름부터 땅을 의미하는 geo와 냄새를 의미하는 osm의 조합이다.
방선균, 시아노박테리아 등 토양에 서식하는 박테리아와 죽은 미생물로 부터 형성된다. 피톤치트처럼 심리적인 안정을 주는 효과가 있다.
푸른 제복의 시절 연병장에서 소낙비 오는 뜨거운 여름날, 낮은 포복자세로 철조망 통과 훈련 중 땀인지 빗물인지 눈물인지 구분이 안되는 상황에서 갑자기 훅 들어오는 '흙냄새'가 잠시나마 힘든 시간을 잊게하면서 몽롱하면서도 아늑하게 느껴졌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성경 창세기(3-19)에도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 가리라'라는 구절이 있다.
카톨릭과 성공회 등에서 사용하는 '인생아 기억하라, 그대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가리라'라는 문장도 유명하다.
현존하는 인류 최초의 기록 매체로서 기원전 3000년 경 고대 수메르인들이 쐐기로 문자를 새겨 기록을 남겼던 것도 흙으로된 점토판 이었다.
맨발 걷기의 효능을 더 높이려면 맨발로 까치발 걷기를 해도 좋다. 까치발로 걸으면 몸무게가 발끝으로 쏠리면서 더 많은 자극을 받게 된다. 뒤로 걷기를 시도해 보는 것도 좋다. 체중 감소 효과를 높인다. 에너지 소비량과 근육 활동량이 앞으로 걸을 때 보다 1.5~2배 정도 높다.
어싱이 처음인 초심자는 짧은 구간부터 시작해 점차 걷는 시간과 거리를 늘려 나가고, 부상 예방을 위해 평지에서 시작하고, 필요하다면 등산 스틱을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잘 조성된 황톳길이나 바닷가 백사장을 걷는 것도 보다 안정적이라 할 수 있다. 당뇨병이 있거나 말초신경장애가 있으면 의사와 상담 후 시작하면 좋겠다. 폭우가 오는 날이거나 추운 겨울철에 맨발 걷기는 더욱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
앞서 말했듯이 어싱효과는 면역체계 활성화, 염증관리, 인체 전하 중성 조절 등에 긍정적인 역할을 미칠 수 있다는 일부 연구와 주장이 있지만 학계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되는 의학적 근거가 부족하니 더 많은 연구와 검증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만만찮다. 모든 건 과유불급이다. 지나치면 안된다는 말이다. 특히 '만병을 고친다'라는 쪽에 치우치면 오히려 반 치유, 반 사회적으로 갈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겠다.
''낙원은 그렇게 멀리 있지 않다네, 본래 적수공권인 우리 몸에 주렁주렁 매단 문명의 장식을 떼버리면 되지. 그렇다네. 신(神)은 우리가 맨발의 영혼으로 대지를 밟고, 맨살의 영혼으로 자유롭게 춤추는 존재가 되기를 바라시지 않을까'' 고진하 시인의 말이다.
/문화 칼럼니스트.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최진태
첫댓글 걷는다. 움직인다. 잘살아간다. 건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