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로 인생을 도둑맞은 청년에게서 온 성탄 편지
금번 성탄절에 즈음하여 받은 대부분의 기쁜 소식은 고아들과 난민 아동들에게서 온 것이다.
기티카를 위해서 기숙사 사감이 생일잔치를 열어주었고 그는 처음으로 많은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생일을 축하를 받으며 행복한 하루를 보냈다는 소식이 왔다.
출생 시 어머니에게 수직 감염된 에이즈 환자로 세상에 온 수바도 하이데라바드의 컴퓨터 지도강사 전문코스의 학생들과 함께 생일축하파티를 하며 처음으로 사람으로 사는 기쁨을 맛보았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해왔다.
미얀마 난민캠프에서 열은 성탄축하잔치에 참여한 어린이들과 어른들이 이구동성으로 감사 인사를 전해 왔다. 제로포인트 난민 아동캠프에 성탄축하잔치에 참석한 인도인 메리는 “이번 성탄절을 맞아 난민 아이들이 행복하고 즐거워하며 함께 활짝 웃는 모습을 보아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성탄잔치를 열도록 지원해준 한국교회와 이 선생님께 감사를 드립니다.”라고 하였다. 체흐루마을의 흐레이쿠노씨도 “참으로 오랜만에 모든 아이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노래하며 춤추며 밝게 웃으며 뛰노는 것에 너무 행복하였다며 한국교회가 지원하다는 사실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하였다. 어린이들은 “오랜만에 크리스마스 모자를 쓰고 풍선을 불며 노래와 춤을 추고, 쿠키와 캔디를 마음껏 먹어서 행복하였다.”고 이구동성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하였다.
슬픔과 기쁨, 절망과 희망이 교차한 대림절 주간과 성탄절에 받은 편지와 보고서, 사진과 동영상은 성탄의 의미를 더욱 깊이 묵상하게 해주었다. 벵에게서 온 편지는 하나님의 위로와 격려, 권고와 편달이었다. 그의 편지는 은퇴를 생각하며 사역과 활동, 나눔과 섬김, 순회와 여행을 축소하려고 하는, 세상을 의식하며 내려놓으려고 하는 나를 향한 하나님의 음성으로 다가왔다.
아래는 벵이 보내준 성탄 편지이다.
맘!
안녕하세요.
요즈음은 어떻게 지내시는지요?
지난 11월에 뵈었을 때 힘이 없어 보여서 맘의 건강을 위해 기도합니다.
맘!
저는 성탄절이 다가오면 행복해집니다.
어린 시절 샨띠홈에서 친구들과 닥터 헬렌이랑 맘과 함께 보낸 성탄의 추억 때문입니다.
그러나 샨띠홈이 없어진 지금 내 곁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함께 마음 터놓고 지낼 친구들이 없어 외롭고 슬프지만 괜찮습니다.
샨띠홈에서 지낸 행복한 시간이 있어 견딜 만합니다.
그리고 저는 저를 바라보는 맘과 사랑하는 툴씨로 충분합니다.
맘!
그곳에서는 성탄절을 어떻게 기념하는지요?
우리랑 같은지? 다른지?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지 궁금해요.
한국의 성탄절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맘!
저는 행복하기로 하였습니다.
세상이 저를 받아주지 않고 제 자리가 세상 어디에도 없지만 저는 하나님께 속하였으니까요.
그리고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맘과 툴씨가 있으니까요.
맘, 보고 싶어요. 사랑합니다.
우리를 위해서 건강하시길 빕니다.
12월 20일에 벵에게 받은 편지를
12월 28일 새벽에 우담초라하니 정리하다
부기
외로운 청년 벵의 마음이 가슴에 사무치게 다가온다.
그러나 나는 벵을 비롯하여 샨띠홈 친구들을 위해서 해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
일반 고아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그들이 나보다 더 행복하길 간절히 기도할 따름이다.
그들이 나를 이용해서 조금이라도 더 배우고 더 많이 훈련받아서 세상에 조금이라도 더 잘 적응하길 바랄뿐이다.
조금이라도 좋은 직업을 가지고 스스로 생계문제를 해결할 수 있길 바란다.
끝내는 그들이 성숙한 믿음으로 그들을 향해 문을 닫아버린 돌아앉은 세상을 초월하길 바란다.
그리하여 차별과 소외, 배태와 폐쇄로 자신들을 비인간화시키며 금기시하는 세상과 사람들을 불쌍히 여기며 자비로 대하길 빈다.
주님의 마음을 품고 따스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그들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