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메르스 때문에 나라 전체가 뒤숭숭합니다.
주말에도 외출을 자제하고 웬만하면 사람 많은 곳에 안가려고 해요...ㅠㅠ
그 덕인지 지난 일요일에 간만에 시간이 좀 나서 식재료 보관하는 싱크대를 정리했는데...
구석에 숨어있던 뜯지도 않은 메밀국수 한다발이 ?~
도대체 언제 샀는지 도통 기억이 안나서 유통기한을 보니 한달도 안남은거 있죠...ㅠㅠ
오늘부터 매일 메밀국수만 먹을테야~!
... 했다가는 우리집 곰돌이 부자의 원성이 자자 할 듯하지만 어쨌든 좀 다양한 방법의 메밀국수 조리법을 생각해 봐야겠어요... ㅋㅋ
우선 "유통기한임박 메밀국수 처리용메뉴(?)" 1번으로 온메밀국수를 하기로 했어요.
메밀국수를 삶아서 국수장국처럼 따뜻한 육수에 말아 먹는 거죠...
[재료]
메밀국수 3인분 (건메밀국수 200~250g)
*육수
물 1500ml
마른멸치 50g
왕새우머리 2개
다시마 1장 (손바닥크기)
가쓰오장국 또는 국수장국간장 3큰술
*고명
애호박 1/3개
양파 1/2개
홍고추, 청고추 1/2개
고추가루 1/4 작은술
소금 1/4 작은술
통깨
참기름
달걀 3개, 소금 약간
먼저 육수를 만들어야겠죠...
다시용 멸치와 다시마, 새우머리를 넣어 육수를 만듭니다. 타이거 새우나 왕새우 같은거 먹을 때 새우머리를 버리지말고 따로 떼어 얼려 보관해 놓으면 이렇게 육수 낼 때 한두개 정도 넣어주어 더 깊은 맛을 낼 수 있답니다.
육수를 푹 끓여 국물의 색이 우러나면 면보나 체에 걸러 깨끗한 육수를 받아놓고 시중에서 파는 가쓰오장국이나 국시장국용 간장을 넣어 줍니다. 둘다 가다랭이포를 베이스로해서 깔끔한 맛이 나요...
전에는 일본 쯔유를 많이 썼는데 방사능 사건 이후로는 좀 꺼려지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국내산이나 동남아 원산의 이런 국시장국용 간장을 씁니다. 뭐 어차피 같은 바다라 딱히 안전할 것 같지 않은 의구심을 살짝 들지만 제가 직접 가다랭이를 키울수는 없는지라... ㅡ.ㅡ
메밀국수는 뜨거운물에 찬물 부어가며 3분정도 삶아 줍니다.
3분 삶아 주라고 국수 포장지에 써있는데... 2분 30초 정도만 삶아도 될 거 같아요...
다음은 국수 헹구기...
저는 국수 만들때 이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국수를 깨끗이 헹구지 않으면 국수에 전분기가 남아있어 날밀가루 냄새가 나기 때문이죠... 밖에서 국수 사먹을 때도 이 헹구기를 대충해서 음식맛 버리는 집 많이 봤어요...
체바구니에 삶은 국수를 쏟아 흐르는 물로 대충 헹구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게 하지 말고 물을 넉넉히 받아서 삶은 국수를 충분히 담가 흔들어 헹구어 주어야 합니다. 물을 바꿔가며 2~3회 하는 것이 훨씬 깨끗하게 헹궈집니다.
애호박은 약간 도톰하게 돌려깎아 얇게 채썰어 주고...
양파도 채썰어 줍니다.
후라이팬에 기름 살짝 두른 뒤 양파와 애호박 넣고 볶다가 고추가루, 소금 넣은 뒤 청고추 홍고추 넣고 2~3분 정도 더 볶아주면 끝이에요... 마지막에 통깨, 참기름으로 마무리...
그릇에 국수를 먼저 얌전히 담아주고...
애호박 고명을 올린 뒤 달걀을 올려 줍니다.
원래는 달걀 지단을 얇게 부쳐 마름모나 채썰어서 올리는데 우리 곰돌이가 달걀 맛 좀 나게 해달라고 특별주문(?) 하셔서 이번에는 스페셜하게 두툼한 계란말이로 올려줬답니다...ㅋㅋ
계란말이 할 때 달걀을 풀어서 체에 내린 다음 알끈을 제거하고 부치면 색이 곱게 나오는데... 귀차니즘 관계로 알끈제거 과정 생략하고 대충 부쳤더니 보시는 바와 같이 흰자가 얼룩덜룩하게 나왔네요...ㅋㅋ
(곰돌이 부자는 잘 몰라요... 저만 알아요~ ^^)
마지막으로 국자로 국물을 떠서 가장자리에 살짝 부어주면 완성입니다.
부드러운 메밀면과 장국물이 잘 어울려요...
간이 좀 부족하다 싶을 때는 전에 수제비 먹을 때 만들어 뒀던 고추장아찌간장을 넣어 먹으니 이것도 별미네요... ^^
메르스로 우울한 긴 주말을 이렇게 한끼 준비하여 먹었습니다.
남은 메밀국수도 부지런히 먹어 볼랍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