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을 떠나 편백 숲속에서 휴식을 취해보는 건 어떠세요? 자연휴양림 1호인 국립남해편백자연휴양림에서 밤하늘을 수놓은 별과 함께 자연의 여유를 느껴보세요. 계절을 타지 않아 항시 푸르른 편백 숲의 바람은 지친 마음을 치유해 주는 듯한데요. 국립남해편백자연휴양림의 시설 정보, 예약 방법, 주변 가볼 만한 곳을 '정책주간지 K-공감'에서 확인해보세요!
편백 숲 사이로
쏟아지는 별 보며 힐링 여행
경남 남해군 국립남해편백자연휴양림
통나무집 외형을 한 숲속의 집.
# 자연휴양림이란?
자연휴양림이란 휴식과 레저(명상, 숲 해설, 캠핑, 활동 등)를 위해 조성된 숲이다. 산림청 산하 관리소에서 운영하는 국립 자연휴양림과 도·시·군(지방자치단체)에서 관리하는 공립 자연휴양림, 개인이 운영하는 사립 자연휴양림으로 나뉜다. 대개 숲속에 숙박·야영시설이 있고 산책로, 등산로 등이 조성돼 있다. 운동장, 모험 레포츠 시설, 수영장 등 부대시설이 마련된 곳도 있다.
거리는 멀지만 제주도 다음으로 여행에 대한 기대가 큰 곳이 있다. 경남 남해군이다. 남해는 섬이었지만 이제는 섬이 아니다. 크고 작은 섬들이 남해대교와 삼천포대교로 육지와 연결된다. 푸른 바다와 섬, 금산 등 수려한 한려해상국립공원이 어우러진 남해는 ‘보물섬’이다.
편백 내건 1호 자연휴양림
(좌) 여행을 좋아하는 이들은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남해를 꼭 한번 찾고 싶어 한다. (우) 남해편백자연휴양림에는 재활용품으로 만든 조형물이 곳곳에 설치돼 있어 산책이 즐겁다.
남해에는 상큼한 편백 숲이 있다.자연휴양림 1호인 국립남해편백자연휴양림(이하 남해편백자연휴양림)이다. 편백은 추위에 약한 난대성 수목이다. 제주를 비롯한 남부 일부에서만 자란다. 귀한 편백 숲이 남해군 삼동면 금산 자락에 자리하고 있다.
남해편백자연휴양림은 1960년대부터 조림된 편백과 삼나무 숲을 바탕으로 1998년 국립 자연휴양림으로 개장했다. 현재는 국립변산자연휴양림, 국립신시도자연휴양림, 국립무의도자연휴양림 등 해안형 휴양림들이 등장했지만 그전까지만 해도 휴가철에는 단연 남해편백자연휴양림을 최고로 여겼다. 최근 하동편백자연휴양림과 사천케이블카자연휴양림이 개장하면서 ‘편백 숲’이란 특색은 퇴색했지만 ‘구관이 명관’이라고 그 명성은 어디 가지 않았다.
남해편백자연휴양림으로 가는 길은 시원한 내산저수지와 정겨운 시골 풍경이 반겨준다. 내산마을 유람을 마치면 마지막에는 휴양림 매표소가 등장한다. 숙박 말고도 산책을 위해 많은 탐방객이 찾는다.
남해편백자연휴양림은 크게 주차장을 기준으로 오른편 숙박지구와 왼편 숙박·야영지구로 나뉜다. 오른쪽 숙박지구에는 4인실 ‘숲속의 집’들이 자리한다. 여느 휴양림에 비해 4인실이 많다. 휴가철 가족 단위로 많이 찾기 때문이다.
숲속의 집은 떼섬, 박도, 솔섬, 목리도, 미조도 등 남해 주변의 섬 이름을 붙였다. 도로보다 한 단 높게 계단 위에 자리하고 있어서 독립적이고 숲을 느끼기 좋다.
소치도와 형제도는 장애인 우선 예약 객실이다.계단 없이 완만한 데크 길로 이동할 수 있다. 숲속의 집은 푸른 편백 한가운데 자리한 전형적인 통나무집이다. 겉모습만 봐도 ‘휴식’이란 단어가 떠오른다.
다시 입구로 돌아와 왼편으로 가면 제일 먼저 야영장이 등장한다. 20여 개 데크가 편백 숲 곳곳에 아늑하게 자리하고 있다. 최근 편의시설동이 지어지고 전기도 쓸 수 있어 편의성이 개선됐다. 편백 향을 직접 느낄 수 있는 낭만적인 캠핑지다.
야영장 앞에 근래 지어진 지중해풍 숲속의 집이 눈길을 끈다. 비자, 굴피, 유자, 후박 등 남쪽에서 친근한 나무 이름을 붙인 5인실이다. 주황색 지붕, 하얀 외형이 마치 남해독일마을을 연상시킨다. 계단을 오르내리기 싫고 깨끗한 최신 숙박시설을 선호한다면 오른쪽 통나무 숲속의 집 대신 이 신상 객실들을 추천한다.
왼편으로 더 들어가면 산림문화휴양관이 나오고 다시 한참을 오르면 마치 비밀의 집처럼 ‘시아도’라는 숲속의 집이 숨어 있다. 남해편백자연휴양림에서 귀한 대형 객실(8인실)이다. 대가족이 온다면 온전히 가족만의 독립적인 숲속 공간으로 좋다.
야영장에서 휴양관으로 가기 전에 길이 갈린다. 이곳에서 왼편으로 가면 휴양관과 시아도가 있고 오른편으로 내려가면 주차장과 화장실, 너른 잔디밭이 펼쳐진 야외무대, 산림복합체험센터가 있다.
푸른 잔디밭 곳곳에는 재활용품으로 만든 깡통로봇 등 조형물이 서 있어 인상적이다. 산림복합체험센터에서는 목공예, 명상요법, 가상현실(VR)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사계절 푸른 편백 숲
(좌) 산림복합체험센터에서는 각종 체험을 할 수 있다 (우) 최근 야영장 옆에 지중해풍 양식의 숲속의 집이 지어졌다
편백 숲은 계절을 타지 않아 항시 푸르다. 다소 삭막한 초봄에도 푸른 캠핑을 할 수 있다. 보통 남해편백자연휴양림에서 낮에는 주변 관광으로 시간을 보낸다. 금산 보리암, 상주해수욕장, 남해독일마을, 다랭이마을 등 주변 관광 자원이 풍부해 휴양림에만 있기에는 아깝다. 일정을 마친 뒤 편백 향을 맡으면 피로가 씻은 듯이 사라진다. 숲속 밤하늘에 쏟아지는 별들을 바라보고 있자면 누구라도 첫사랑과 조우하듯 두근거린다.
이곳에는 편백 못지않게 삼나무도 많다. 굵직한 편백 숲에 짙은 삼나무들이 어우러져 제주도 어디쯤이라는 착각도 든다. 풍부한 피톤치드 속을 걷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기분이다.
숙소 앞 작은 숲에는 사슴·토끼·다람쥐 조형물이 있다. 깜깜한 밤에도 쓸쓸하지 않게 아기자기한 불빛으로 산책을 유도한다. 휴양림 내 산책로만 걸어도 편백 숲을 충분히 느낄 수 있지만 더 깊은 숲을 원한다면 전망대까지 산책(약 1.1㎞)하는 것을 추천한다.
남해편백자연휴양림은 바다 근처에 있으나 객실에서는 바다가 보이지 않는다. 전망대에 올라 시야가 좋은 날에는 푸른 남해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거리, 난이도도 적당해서 편백 숲에서 하룻밤을 보낸 후 가족끼리 아침 산책으로 다녀올 만하다. 남부지역 곳곳에 새로운 편백 숲이 등장하고 있지만 역시 남해편백자연휴양림에서 느껴지는 연륜은 따라가지 못한다.
남해편백자연휴양림 예약 방법
휴양림 통합예약시스템 숲나들e(https://www.foresttrip.go.kr)를 통해 예약해야 한다. 남해편백자연휴양림은 선착순 예약제와 주말·성수기 추첨제를 병행한다.평일에 이용하고 싶다면 매주 수요일 오전 9시에 예약하면 된다. 다음 6주 차분까지 선착순으로 개방된다. 주말·성수기에 이용하려면 추첨 신청을 해야 한다. 매월 4~9일까지 신청받고 추첨 후 이용자를 선정한다. 매월 10일 오후 4시에 당첨자를 발표한다. 미당첨자는 매월 15일 오전 9시에 미결제분이나 취소분을 선착순으로 신청할 수 있다. 여기서 실패한다면 대기명단에 이름을 올리자. 대기는 1순위부터 3순위까지 있다. 1순위는 예약 가능성이 꽤 높다.
남해편백자연휴양림
● 주소 : 경남 남해군 삼동면 금암로 658
● 전화 : 055-867-7881
● 예약 : 숲나들e www.foresttrip.go.kr
● 시설 : 숲속의 집 21개 동, 산림문화휴양관 1동(13실), 야영데크 20개, 숲속수련장 1동
I 남해편백자연휴양림 주변 돌아보기
1. 금산 보리암
국립남해편백자연휴양림에 머물면 그 뿌리인 남해 금산에 오를 의무가 있다. 보리암 등이 산 너머에 위치하지만 바로 가는 길이 없어서 24㎞가량을 돌아가야 한다. 아침 일찍 서둘러 위쪽에 자리한 복곡주차장까지 가면 탐방이 훨씬 유리하다. 이성계가 기도한 후 왕이 돼 비단 금자를 썼다는 금산은 의외로 정상에 쉽게 닿을 수 있다. 푸른 바다와 올록볼록한 섬들을 감상하며 금산산장에서 먹는 사발면 한 그릇에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해진다. 마지막으로 보리암 해수관음상 앞에서 소원을 비는 것도 잊지 말자.
주소 경남 남해군 상주면 보리암로665
전화 055-862-6115
2. 가천 다랭이마을
척박했던 땅이 남해를 대표하는 관광지가 됐다. 아찔한 산비탈 끝에 논도 밭도 집도 모두 바다를 향한 다랭이마을이 그 주인공이다. 원래 이름은 가천마을인데 다랭이논이 하도 유명해서 아예 다랭이마을이 됐다. 다랭이논은 산지나 구릉지에 형성된 논으로 척박한 땅을 개간해 지금도 원시적인 방법으로 농사를 짓는다. 봄이면 다랭이마을은 층층이 유채꽃으로 채워져 노란 계단이 된다. 논 사이사이에 산책로와 전망대가 잘 조성돼 있어서 노란 물결을 감상하며 연인·가족끼리 산책하기 좋다.
주소 경남 남해군 남면 남면로679번길 21
3. 바람흔적미술관
국립남해편백자연휴양림으로 가는 길에 내산저수지를 배경으로 아담한 미술관 하나를 만난다. 바람흔적미술관은 휴양림과 불과 1.5㎞ 거리니 오가며 들르기 좋다. 박물관의 상징인 바람개비가 입구에서 반겨준다. 전시실을 관람한 후에는 옥상에도 올라보자. 시원스러운 저수지와 곳곳에서 돌아가는 바람개비, 운치 있는 잔디밭의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잔디밭 벤치에 앉아서 잠시 여유로운 사색 시간을 갖기도 좋다.
주소 경남 남해군 삼동면 금암로519-4
4. 남해독일마을
주황색 지붕, 하얀 외관의 집들이 이국적인 느낌을 자아내는 남해독일마을은 남해의 필수 여행지다. 1960년대 독일에 파견돼 경제발전에 기여한 독일 교포들이 돌아와 정착하고 마을을 이룬 곳이다. 각종 매체, 드라마 등에 등장해 유명해졌고 이제는 주거지이자 관광지, 휴양지가 됐다. 남해독일마을에는 유독 수제 맥줏집이 많다. 빈백(푹신한 의자)에 편하게 몸을 맡긴다. 바다를 바라보며 시원한 독일 맥주를 곁들인 식사 한 끼! 남해독일마을에서 꼭 누려야 하는 사치다.
주소 경남 남해군 삼동면 물건리 1074-2
5. 남해 관음포 이충무공 유적
남해를 비롯한 한려해상국립공원에는 이순신 장군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많다. 남해군에서 남해대교를 건너기 전인 관음포는 이순신 장군이 노량해전에서 순국한 곳이다. 영상관과 체험공원, 사당 등 이순신 장군을 추모하고 떠올리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장군의 마지막을 떠올릴 수 있는 첨망대로 가는 길은 4월이면 온통 동백 물결이다. 툭툭 떨어진 빨간 동백이 애잔하게 느껴진다. 노량 바다를 바라보며 그때 조상들의 피눈물로 우리가 누리는 오늘에 감사를 전한다.
주소 경남 남해군 고현면 차면리 산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