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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랜드 메머리히가 감독한 이상기후로 인한 대재앙을 다룬 영화 ‘투모로우’가 2004년에 전세계에서 동시상영 되었다. 기상학자가 남극에서 빙하를 탐사하다 지구에 이상한 변화가 일어날 것을 예측한 내용이 영화의 초점이다. 빙하가 녹은 물이 바닷물의 수온을 낮추게 되고 해류의 흐름이 바뀌게 돼 전 세계가 얼음으로 뒤덮히는 상황를 그려낸 작품이다. 지진, 화산폭발 그리고 원전폭발 등을 다룬 영화로도 이상기후, 기후 위기를 통하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구는 온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기후위기는 하루 이틀의 날씨 변화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수 십년 동안 전체에 나타난 기온의 변화 즉 기후의 변화에서 오는 현상이다.
오는 4월 22일은 54번째 맞는 지구의 날이다. 지난 1970년 미국에서 전 지구적 환경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이날이 처음 지정된 이래 현재 인류는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기후 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 자본주의 체제의 경제이념은 무한 경제성장과 대량소비가 인간의 욕망을 충족시킬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그 결과 바다와 육지가 사막화되고 대량의 환경난민이 양산돼 오히려 우리의 삶 자체가 위기에 처하는 아이러니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주 7일 미국에서 상장기업들에게 기후위기 관련 정보 공개를 의무화하는 ‘기후공시’ 규정이 제정되었다. 이에 따라 주요 기업들은 온실가스 배출량과 잠재적 자연재해 리스크를 재무제표에 기재해야 한다. 기후 위기가 기업 운영에 막대한 피해를 끼칠 수 있는 만큼 기후변화 관련 정보도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것이다. 규정의 핵심은 기업이 기후 위기와 관련된 책임과 위험을 투자자에게 공개하도록 강제하는 것에 맞춰져 있다. 기후 위기가 단순히 환경파과 문제가 아니라 기업활동에 실질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 만큼 투자자에게도 관련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게 주요 취지이다. 이 때문에 앞으로 미국에서는 어떤 기업이 기후변화의 주범인 온실가스를 얼마나 배출하며 이에 따른 책임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명확하게 알 수 있게 된다.
물론 이런 규정에 따라 보수진영에서는 법원에 이의를 제기하겠다는 발표가 있고 주요 경제단체들도 법적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산업개발의 미명하에 기업에서 환경오염의 엄청난 비충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지속가능한 벌전을 위한 법적 장치마련이라는 기분으로 본다면 진일보 한 측면이 크다. 최근의 이런 사례를 보더라도 지구촌은 지금 탈탄소 전환으로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고, 빠르게 기후위기 대응체제를 이행해 나가고 있다. 미국, 중국, 유럽을 중심으로 탈찬소 압박은 가속되고 있고 그에 따른 온실가스감축 의무이행이 현실화 되고 있다.
미국처럼 우리나라도 매년 평균 125억달러(14조원)에 달하는 화석연료보조금과 지원금융을 탈찬소 전환에 사용해야하고, 그중에 일부는 피해노동자들과 공동체 보호를 위해 사용해야 한다. 우리는 4월10일 22대 총선을 앞두고 있고 앞으로 4년 동안 국정의 선두에서 국정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민의의 대변자로 일할 국회의원을 찾고 있는 중이다. 미국은 상장기업들에게 기후위기에 책임을 묻는 정보공개 요구를 하는 것처럼 한국에서도 이러한 법적 규정작업을 당장 시작해야 한다.
기후는 세상의 모든 것을 바꾸고 있다. 기후로 인한 재난은 갈수록 커지고 있으며 자연과 인간의 생존은 그로인한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기후위기는 엄청난 재난으로 진행되고 더 큰 재난으로 다가오고 있다. 그래서 이러한 기후위기에 침묵을 깨우치기 위해서도 이러한 의제에 관심을 가진 총선 후보자들이 내건 공약과 정책을 관심 있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기후위기 해결을 위해 어느 후보가 어느 정도의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이번 총선에서 온실가스 감축과 재난대응 체계 구축이 국가 차원에서 최우선 과제가 될 수 있도록 모든 정당은 정책을 입안하고 이를 공약에 담아야 한다. 우리 지역과 우리나라의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소신과 문제해결 의지를 가진 후보자를 제대로 찾아야 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