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종원(柳宗元)-어옹(漁翁)(늙은 어부)
漁翁夜傍西巖宿(어옹야방서암숙) 늙은 어부 밤엔 서쪽 바위에서 자고
曉汲淸湘然楚竹(효급청상연초죽) 새벽엔 맑은 상수 물 길어 대나무 태워 밥 짓는다
煙銷日出不見人(연소일출불견인) 연기 사라지고 해 뜨면 늙은 어부 보이지 않고
欸乃一聲山水綠(애내일성산수록) 뱃노래 한 가락에 산수만 푸르다
廻看天際下中流(회간천제하중류) 수평선 바라보며 강 중류로 내려가니
巖上無心雲相逐(암상무심운상축) 바위 위엔 무심한 구름만 오락가락
*유종원[柳宗元, 773 ~ 819, 자는 자후(子厚), 세상에서는 유주자사를 지내 유유주(柳柳州)라 칭함, 장안(長安) 출생]은 중국 중당시대 의 관리이자 문학가로 한유, 구양수, 소순, 소식, 소철, 왕안석, 증공과 더불러 당송팔대가로 지칭되었고, 한유와 더불어 산문 작가로 쌍벽을 이루어 한유와 함께 한류韓柳로 일컬었습니다. 덕종 정원(貞元) 9년인 793년 21세에 진사에 급제하고, 정원 14년인 798년 박학굉사과2)에 급제하여 집현전정자(集賢殿正字)로 있다가 남전위(藍田尉)로 옮기고, 감찰어사(監察御史)가 되었는데, 시인은 왕숙문 등이 주도하는 개혁정치에 참여하였다가 개혁이 실패하여 소주자사로 좌천된 후 다시 영주사마로 좌천되었고, 장안을 떠난지 10년만에 경사에 돌아왔으나 곧 유주자사에 임명되어 다시 장안을 떠났는데, 유주자사를 지내면서 선정을 베풀어 현지 주민들로부터 존경을 받았고, 46세를 일기로 임지인 유주에서 세상을 떠났으며 주민들은 그의 죽음을 애통해 하여 사당을 지어 그를 수호신으로 받들어 모셨다 하며, 도연명을 본받아 자연시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습니다.
*위 시는 문학비평가이신 김희보님의 “중국의 명시”에 실려 있는 것을 옮겨 본 것인데, 자연의 품에 안겨 동화된 늙은 어부의 삶을 서경시 형태로 노래하였다. 거기에 인생이 이상적 모습에 대한 작자의 동경이 어려있는 것이다. 소식은 ‘이 시에는 기취奇趣가 있으나, 뒤의 두 구절은 없는 것이 좋다’고 평한바 있다. 하기는 늙은 어부를 한 점경으로 노래하는 객관적인 서경시로서는 전반 4구가 너무나 멋지게 완결되어 있다. 그러나, 자연과의 일체가 인생의 이상적인 모습이라는 주제를 반복하여 노래한 유종원이기에 후반 2구를 덧붙였다고 해석할 수 있다.
*형식 : 칠언고시(七言古詩)
*汲淸湘(급상수) : 맑은 湘水(상수, 湘江상강) 물을 뜨다.
然(연) : 燃(불탈, 불태울 연)과 같음.
楚竹(초죽) : 초 땅의 대나무. 상강 부근의 대나무. 湘竹(상죽).
銷(소) : 끄다. 꺼지다. = 消(끌 소)
人(인) : 늙은 어부를 가리킴
欸乃(애내) : 어부가 부르는 뱃노래. 배를 저으며 부르는 노랫소리. 노를 젓는 소리. 靄迺聲(애내성). 棹歌(도가).
天際(천제) : 하늘의 끝. 天末(천말).
雲相逐(운상축) : 구름이 서로 쫓음, 곧 구름이 이어서 흘러감.
첫댓글 자연의 아름다움과 함께하는 어부의 삶...
그것이 행복하게 보이는 것은 시인이 추구하는 자연과 함께 하고픈
마음 때문이었을까요...
옛 시에서 자연을 읊으며 유유자적하는 시를 자주 보게 되는데,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이 가장 행복해서 그런가 봅니다.
회장님의 댓글에 감사드리고,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