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got Story...#4
다음 날,
빈궁과 함께 든 조문후 자리에서 나는 어마마마께 호되게 꾸지람을 들었다..
이유인 즉슨, 그녀와 초야를 치르지 않았다는 것 이었다..
그녀도 나를 사랑하게 만든 뒤..우리의 사랑을 다시 확인하며
그녀와 초야를 치르려 하였으나...어마마마께서는 그것이 아니시었나보다..
어마마마께서는 오늘 밤, 다시 초야를 치르라 하셨다..
그냥 계시어도 내 알아서 할 터인데...조금 앞당겨 진 것이라 생각하고 그리하기로 했다..
교태전에서 나와 동궁전에서 서적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어느 덧 날이 어두워졌고...
나는 얼마 남지 않은 서책을 다 읽고 빈궁전으로 들려 했다..
헌데, 바깥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헥..헥..마마님! 지상궁 마마님!!"
"아니 너는 초휘궁의 궁녀가 아니더냐? 이 야심한 밤에는 어인일로.."
"마마님! 양원마마께오서 위급하시다 하옵니다!! 마마님! 어서 저하께 고해주시어요"
"궁녀따위가 어찌 동궁전에 와서 큰소리를 내는게냐!! 여봐라! 어서 이년을 끌어내거라!!"
"예 마마님"
"아앗- 이거 놓으시어요! 저하! 세자저하! 초휘궁 마마께오서 위급하십니다!
좀 나와보시어요!!!"
초휘궁의 궁녀가 동궁전엔 무슨 일로 왔는지 궁금하여 귀를 기울이고 있다가..
양원이 위급하다는 말을 듣고 무슨 생각이었는지 문을 박차고 나가자
지상궁이 당황한 듯 내게 말했다.
"저하! 오늘은 빈궁마마와의 합방일이옵나이다. 어찌 ㅇ.."
"시끄럽다! 어서 초휘궁으로 안내하거라!"
"휴우..예 저하.."
초휘궁으로 달려가 양원에게 뛰어들어가 보니, 양원은 무척 아픈 듯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었다. 세은에게 물어보니 빈궁이 하사한 음식을 먹고
이리 된 것이라 한다...하지만, 난 믿을 수가 없었다..
잘 알지는 못하지만 내가 아는 그녀는 그럴 사람이 아니기에...
하지만, 지금 빈궁전에 가면 그녀의 얼굴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나는 양원을 남겨두고 빈궁전으로 뛰어갔다..
"빈궁마마. 세자저..ㅎ"
벌컥-
"빈궁..........."
"아..아니..저하!"
내 행동에 적지않게 당황을 한 권상궁이었다..
"권상궁은 아래것들을 데리고 물러가 있으라. 내 빈궁과 긴히 할 이야기가 있으니.."
"예 저하. 쇠인들 물러 가옵니다."
그녀는 갑작스러운 내 방문에 당황한 듯 보였지만 이내 침착함을 되 찾고 나와 눈을 마주쳤다.
나를 빤히 바라보는 그녀의 깊은 흑안에 나는 휘청거릴 뻔 하였지만 가까스로 중심을 되찾았다.
지금이라도 나와 눈을 마주치고 있는 그녀를 사랑한다고 고백하고 싶었지만..
내 입에서는 마음과 달리 이상한 말들만 속속들이 튀어나왔다...
"빈궁.....어찌하여 그런 일을 저지르시었소.."
'...정인이시여..어찌 당신이 그런 일을 저지르시겠습니까....'
"....저하..소첩 무슨 말씀이신지..잘 모르겠사옵니다만.."
"어허...빈궁! 빈궁이 투기에 눈이멀어 양원의 목숨을 위협하려 했다면, 아시겠소이까?"
'..빈궁...그대만 내게 있어준다면...내게 양원은 무의미 합니다..하지만..
양원을 향한 내 이 감정...알 수가 없군요...그대가 좀 가르쳐 주시구려...'
"저하..소첩, 아직 양원의 얼굴도 보지 못하였나이다. 헌데 어찌하여 소첩이
양원을 투기하였다 하시옵나이까..? 소첩, 그런적은 하늘에 맹세하여 결코 없나이다"
내 말에 적지않게 당황을 한 듯한 그녀였다...
그녀의 표정을 보며 당장이라도 웃으며 진심이 아니었다고...끌어안아 주고 싶었지만..
정작 내 입에서는 다른 말들이 튀어나왔다..
"..내 빈궁을 믿었건만...실망입니다 빈궁...내 다시는 빈궁을 찾지 않을것이오!
내 오늘 일은 그냥 넘어가지 않을겝니다!"
'내가 어찌 그대를 보지 않고 살 수가 있겠습니까...
처음 본 순간부터 내 심장을 가져간 그대를요....'
".................."
내 말에 적지않은 충격을 받은 듯 한 그녀를 아쉬운 듯 먼 발치에서 돌아보고는
초휘궁으로 갔다..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양원을 보고, 마음 한 구석이 얕게 아픈 것을 느끼며
세은에게 어서 의원을 불러와 진맥토록 하였다.
"....식중독과 급성위염이 겹쳐 생긴 발열과 오한 증세 이옵니다.
식사는 열이 내려갈 때 까지 미음만 드셔야 하옵니다. 그렇게 해야 위가 놀라지 않사옵니다."
"휴우..다행이구나..그리 심한건 아닐테지..?"
"예 저하. 한 나흘 정도만 안정을 취하시오면 원기를 회복하실 수 있을것이옵니다"
"..그래..이만 물러가도록 하라"
"예 저하. 소인 물러가옵나이다.."
"저하. 소인도 나가보겠사옵니다."
"그래..그리하거라 세은아.."
침을 맞고 잠이 든 양원을 보며 나는 가슴 한 구석이 아려옴에 놀랐다..
그녀가 내 눈앞에 보이지 않을 때, 그녀의 자리를 대신 채워 준 양원..
오랜 시간이 지난 동안 그녀는 내 마음의 자리를 크게 차지하고 있었나보다..
곤히 잠 들어있는 그녀를 보며 나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양원...아프지 마시게...양원이 아프면 내 가슴이 찢어지는 듯 하니..
휴우...그럼 나는 이만 가보겠네.."
하지만...
지금와서 돌이켜 보면 나는 이 말을 왜 했을까 싶다..
그 때 양원을 보며 느낀 감정은...동정과 미안함 이었다는 것을...
나는 왜 이제서야 깨달은 것일까..?
그런 일이 있고나서 며칠 뒤,
빈궁전에 들 생각은 하지도 못했다..내 스스로 그녀에게 상처를 주고 나왔기 때문에..
눈을 감고 그녀와 처음 만났을 때를 떠올리며 감상에 젖어있었다..
헌데, 왜 그리도 양원이 오락가락하는지..
"지상궁.."
"예 저하.."
"초휘궁으로 가세.."
"예 저하.."
내가 초휘궁으로 당도하였을 때, 안에서 짝- 소리가 났다.
주춧돌에는 양원의 신과 빈궁의 신이 놓여져 있었고..
잠시 빈궁의 생각을 하고있었지만,
이어서 한번 더 들리는 짝- 소리에 나는 놀라 얼른 들어가 보았다.
내 눈 앞에는 빈궁에게 뺨을 맞은 양원이 쓰러져 있었고..
나와 눈이 마주친 빈궁은 놀란 듯 그 자리에 굳어 있었다..
"빈궁...빈궁은..이런 사람 이셨단 말씀입니까..?"
내 눈에는 그녀가 내 총애를 받는 양원을 투기하여 뺨을 때린 것으로 보였다..
잘 알지는 못하지만, 내가 아는 그녀는 그럴 리가 없는데도..
"저..저하...그..그것이 아니오라..."
내 말에 그녀는 당황한 듯 말을 더듬으며 내게 말했다..
"흐흡....저하....왜 이제 오시었어요...소첩 얼마나 무서웠는지 아십니까? 흑..."
양원은 울며 내게 안기었고.. 나는 양원을 꼭 끌어 안아주었다..
"되었다 양원..이제 다 되었어.. 빈궁. 어찌 투기에 눈이 멀어 내가 가장 총애하는
양원에게 손찌검을 하실 수 있단 말이오?"
"저..저하..그것이 아니옵니다..소첩의 말도 좀 들어주시옵소서.."
"..듣기 싫소!! 당장 나가 빈궁전에서 근신토록 하시오!!"
"저하~소첩 너무 아프옵니다~어서 호오~해주시어요.."
"그래그래..양원, 아프지는 않느냐?"
"소첩, 저하께오서 몸소 치료해 주시니 하나도 아프지 아니하옵니다~"
어쩌면, 보이지 않는 그녀를 기다리는 시간동안, 양원은 내 마음안에 크게 자리하였는지도
모른다..
양원이 하는 말에 멍하니 서있던 그녀를 까맣게 잊어버린 채 그녀 앞에서
애정행각을 보이고 말았다..
그러자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슬픈 목소리로 내게 소리쳤다..
"저하!! 어찌..어찌 소첩에게만 그리도 냉정하신지요..소첩은 엄연한 저하의 정부인이옵니다..
소첩, 저하께 소박맞은 걸로도 모자라 이제는 오해까지 받아야 하는지요..
소첩도 여인이옵니다!! 어찌 지아비의 사랑을 아니 바라겠습니까!!"
이 말을 남기고 초휘궁을 뛰쳐 나가는 그녀...
양원이 개념치 말라며 자꾸 얼굴을 들이 밀지만...
마치 내 마음 한 구석이 텅 빈듯, 아려오기만 한다...
그 일이 있고 부터 며칠 뒤..
빈궁이 식음을 전폐하고 누워만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뭐야? 빈궁이 지금까지 물 한모금도 아니 대고 있단 말이냐?"
"예 저하. 지금 빈궁마마의 상태가 심각하다 하옵니다.."
"......아니되겠다..빈궁전으로 가자.."
"예 저하.."
나는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어떻게 찾은 그녀인데...내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여 그녀를 아프게 했다니..
당장이라도 달려가 무릎을 꿇고 빌고 싶었던 나였다..
#빈궁전
"권상궁. 문을 열라"
권상궁에게 이리 명하자 내가 못마땅 한지 아래위로 나를 훑어보는 권상궁 이었다.
"왜 그러한 눈으로 나를 보는겐가?"
".....아니옵니다 저하. 어서 드시지요.."
"흠..흠.."
"빈궁...좀 일어나 보시오...내가 왔소이다..빈궁..."
며칠 사이에 더 마르고 수척해진 빈궁을 보니, 내 가슴 한구석이 너무나도 아려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내 목소리를 듣고는 아예 돌아누워 등을 보이는 빈궁이었다
"어찌 이리도 마르신 겝니까..나를 걱정 하게 만들지 마세요 빈궁.."
'아프지 마십시오..내 마음도 아파 무엇을 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귀하신 몸으로 빈궁전엔 어인 일로 오셨습니까?"
등을 돌려 내게 차가운 목소리로 말하는 그녀..
"빈궁..나는 그저 지아비로서 걱정이 되어.."
"피식...지아비요?....소첩 이제 지아비를 담을 만한 마음은 없으니
그만 동궁전으로 돌아가시지요.."
내가 했던 말에 크게 상처를 받은 탓인지..내게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듯한 그녀...
"빈궁.."
"대체 이곳엔 왜 오신겝니까? 걱정이 되어서요? 피식..언제 저를 지어미로서
생각이나 해 보셨답니까? 제가 얼마나 망가져 가나 그것을 확인하러 오신겝니까?
........이제 다 되었으니 그만 돌아가 보시지요.."
내 진심은 그것이 아니었건만...그녀는 나를 완강히 거부하고..또 내쳤다..
그녀가 내 눈앞에 보이지 않는 동안 마음속에 자리 잡은 양원 때문에
내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여 그녀의 마음을 상처입힌 죄...
그녀를 거부하려 한 죄...
그녀의 마음을..닫아버리게 한 죄...
언제쯤이면 이 죄들을 모두 용서받을 수 있을 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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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의 마지막 편 입니다..
Forgot Story 가 조금 길어지고 있네요..얼른 끝내야 하는데..
이제 4편까지 끝냈으니 다음부터는 계속해서 이야기 이어 나갈께요 ^^
참!
그리고 Forgot Story는 편수에 들어가는거에요 ^^
다시 말해서, Forgot Story...#4 는 16편인 셈이죠..
다음 부터는 17편부터 나갈 예정입니다 ^^
기간이 좀 길어질 듯 싶으니..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 주세요...
그것도 소설을 사랑하는 한 방법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물론 저도 기한 내에 올려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이제 봄이 다가오는군요..
꽃샘추위에 떨지마시고 비설이 소설 읽으면서 활짝 웃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주저리가 길었네요..ㅋ
이만 물러갈게요 안녕~>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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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소설
사 극
※소녀, 저하를 사모하여도 되겠나이까※【Forgot Story...#4】
비설(悲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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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23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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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잼써요 >ㅁ<
훗 ; 세자의 애정행각 기대할게요 *-_-*; <-몇칠전부터 계속 이얘기;
도대체 세자 마음을 모르겠어요/분명히 세자빈을 좋아하는데..
재미있네요~~
세자빈이 너무 불쌍해요ㅠ_ ㅠ
저도 마찬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