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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천연비누 전문업체, '향원'의 멀리 가는 향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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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 2016-04-11 | 국가 | 일본 | 작성자 | 김주선() | ||||||||||||||||
상품분류 | 미용/생활용품 | ||||||||||||||||||||
기업명 | 천연비누 향원 | ||||||||||||||||||||
천연비누 전문업체, '향원'의 멀리 가는 향기
비누, ‘때를 씻어낼 때 쓰는 물건’으로 정의된 이 생활필수품은 기원전 2800년경 바빌로니아인이 처음 만들었다. 염소의 지방과 나무가 타고 남은 재를 혼합해서 만든 비누는 믿을 만한 세척제로 자리 잡으면서 약품으로 미용품으로 애용됐고 8세기부터 대량 생산됐다. 대표적인 공산품으로 천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제조된 비누는 더 이상의 발전은 불가능한 저물어가는 태양이다. 그런데 이 비누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기업이 있다.
“비누요? 그것도 한국에서 만든 제품을 ‘라쿠텐’에 올리겠다는 겁니까? 아무리 KOTRA에서 지원하고, ‘피코몬테’가 거래하는 기업이라고 해도 비누는 허가를 못 하겠습니다.” “‘향원’ 비누는 그냥 비누가 아닙니다. 이건 디자인을 가미한 주문자 맞춤형 작품입니다."
KOTRA와 일본 최고의 전자상거래사이트 ‘라쿠텐(楽天)’의 종합 랭킹 1위 업체 ‘피코몬테(PICOMONTE) 재팬’이 강력 추천한 이 기업은 한국의 천연비누 제조업체 ‘향원’이다. ‘라쿠텐’에 입점하려면 일본 법인과 일본 물류 사무소에 3년간 일정 금액 이상의 매출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 어떤 조건도 충족하지 못한 ‘향원’을 추천한 이유는 단 하나, 제품이다.
“여보, 우리 이거, 일본에 팝시다!” “세수하다 말고 그게 무슨 얘기예요? 술 아직 안 깼어요?” “나 진지하게 말하는 거야. 보라고! 당신이 만든 천연비누를 쓰고, 악성 여드름이 사라졌잖아. 우리나라는 ‘핸드메이드’를 아마추어의 어설픈 취미로 생각하지만 일본은 다르다고. 손으로 만든 제품일수록 귀하게 여기고 한류 바람도 불고 있으니, 우리가 제대로만 만들면 가치를 알아줄 거야.”
수입 자동차 딜러로 고수익을 올렸지만 다른 나라 다른 사람이 만든 제품을 판매하면서 가슴 한 곁이 늘 허전했던 류태규 대표는 ‘언젠가는 만드는 것부터 판매까지 모두 내 손으로 하겠다’는 다짐을 했다. 뜻을 품고 10여 년간 사업 아이템을 구상하던 류태규 대표는 아내(김경원 대표)가 만든 천연 비누를 보고 ‘유레카’를 외쳤다. 결혼 전 앙드레 김 밑에서 의상 디자이너로 일했던 아내는 결혼 후 향(香)을 이용해서 스트레스와 질병을 다스리는 ‘아로마 테라피스트’로 활동하며 천연 비누를 만들고 있었다. 그렇게 천연재료를 사용하여 수작업으로 만드는 비누에서 부부는 새로운 인생 항로를 발견했다.
2007년, 천연비누 전문 기업을 설립한 류태규, 김경원 대표는 한 가지 목표를 세웠다. ‘비누를 만들되 비누가 아닌 비누를 만들자!’ 이를 위해서 ‘비누는 계면활성제의 한 종류로 공장에서 대량 생산되고 가격이 싼 제품’이라는 기본 공식을 뒤집는 작업에 착수했다. 기업의 정신을 담은 사명(社名)을 ‘향원익청(香遠益淸, 향기는 멀리 갈수록 맑음을 더한다)’에서 유래한 ‘향원(香遠)’으로 짓고 한없이 맑은 향기를 비누 안에 담아서 거리가 멀어진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는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방부제나 경화제, 계면활성제 등 기존 비누에 들어가는 화학첨가물은 배제하고, 풍기의 6년근 홍삼, 지리산 쌍계제다의 녹차, 제주도의 유기농 진피 등 천연 재료만을 사용해서 공방 장인들이 수작업으로 정성을 쏟아 만들었다.
특히 ‘향원’은 ‘Pleasing GIFT'를 강조한다. 세계 최대의 타이어 회사 ‘브리지스톤(Bridgestone)’, 일본 나가사키현 ‘이키(壹岐) 시립박물관’, ‘국방과학연구소’, ‘한국항공우주산업’... 남편이 국내·외 Client로부터 개별 주문을 받아오면 아내는 “아, 이번에는 일본박물관에서 주문하셨구나~” “한국형 항공기를 만드는 분들이 좋은 분들께 선물하시는구나~” 비누를 주문한 이들을 생각하며 ‘야요이(彌生) 시대 인면석(人面石)’, ‘독도를 지키는 수리온(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한 국산 헬기)’ 등 주문자가 원하는 디자인을 3D 프린터처럼 정교하게 만들어 맞춤형 천연비누를 제작한다. 공장에서 찍어내는 ‘공산품’이 아니라 주는 사람이 부끄럽지 않고 받는 사람이 만족스러운 ‘선물’로 만들어서 비누의 품격을 올린 것이다.
처음부터 기프트 시장을 지향한 ‘향원’은 보다 가치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 디자인과 금형은 금속공예가와, 상호는 서각 작가와, 포장은 규방공예가와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하는 등 국내에서 2년간 준비한 끝에 2009년 일본에 진출했다.
창립 전부터 꿈꿨던 시장이지만 일본 개척은 쉽지 않았다. 약사법의 규제를 받는 일본 비누 시장 진출을 위해서 미국 바이오 스크린사를 통해 ‘알러지 프리’ 검인과 일본 후생노동성 약사법 기준 성분분석 및 판매허가까지 획득했지만 한국의 내로라하는 비누 업체들도 수출에 실패한 일본 시장은 난공불락이었다.
경험도 없고 인맥도 없었던 수출 초보 ‘향원’의 마지막 희망은 전시회였다. 기업부터 홍보하자는 생각에 '일본 기프트쇼(Gift Show)'에 참가한 ‘향원’은 그곳에서 KOTRA의 지사화 사업을 알게 됐다. 일본에서 제품을 판매하려면 현지 법인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작은 기업에게 KOTRA 해외무역관이 해외 지사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면서 해외 판로 개척활동을 밀착 지원해주는 ‘지사화 사업’은 사막에서 만난 단비와 같은 존재였다.
2010년 오사카무역관 지사화 사업을 시작한 ‘향원’은 KOTRA 무역관의 도움으로 일본인이 선호하는 재료와 디자인 등 현지 시장을 알게 됐다. 이를 통해 ‘비누를 팔아야겠다’는 의욕만 앞섰지 일본인의 취향, 일본인의 생활은 고려하지 않았던 수출 초기의 미숙함, 실패 요인을 돌아보게 된 ‘향원’은 시장을 더 철저하게 조사하고 바이어의 이야기를 적극 수용하며 원래 일본에 있었던 제품처럼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비누’를 만들었다.
그 결과, ‘피코몬테(PICOMONTE) 재팬’과 같은 메이저 파트너를 만나고 일본 최대의 쇼핑몰인 ‘라쿠텐’ 입점, 오사카 무역관이 주관한 관서 TV 판촉전 출품, '뷰티 월드 재팬 웨스트(Beautyworld Japan West 2014)에서 올린 654만 달러의 수출 실적 등 결실을 맺었다.
일본 입성에 성공한 ‘향원’은 다음 지역으로 향기를 보낼 준비를 했다.
“여보, 일본 진출의 꿈을 이뤘으니, 이번에는 어디로 갈 거에요?” “싱가포르로 갑시다! 싱가포르는 세계 금융의 허브이자 다국적 기업의 지역본부니, 선물 수요가 많을 거 아니요?” “여보 혹시 얼마 전에 갔었던 싱가포르 환경박람회에서 연락이 온 거예요?” “당신도 이제 도사가 다 됐네? 박람회에서 ‘싱가포르 국립식물원’에 입점해 있다는 ‘라이시스(RISIS)’ 구매담당자랑 미팅을 했잖아? 그런데 오늘 보니까 꽃 사진 네 장을 보냈더라고? 이 사진대로 비누를 만들 수 있냐고 말이야.” “어디 봐요, 어쩜 예쁘기도 하지~ 반다 미스 조아킴(Vanda Miss Joaquim)... 호접란(phalaenopsis)... 어머 이 꽃은 영국 다이애나 왕비 난초(Dendrobium) 아니에요? 그런데 우리가 이 꽃을 비누로 만들 수 있을까요? 꽃잎이 이렇게 세세하고 정교한데요?” “어려워도 해야지, 우리가 성공하면 당신이 만든 비누를 ‘싱가포르 국립식물원’에 온 세계인들이 볼 거 아니요? 이건 반드시 해야 돼.”
2011년, ‘싱가포르 국립식물원’이 자랑하는 꽃 4종을 비누로 만들어 달라는 요청에 6개월 동안 밤을 새워가며 꽃보다 더 아름다운 비누를 만든 ‘향원’은 싱가포르에서도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해외 기프트 시장에서 얼마든지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향원’은 오늘도 더 먼 곳으로 향기를 전하고 싶어서 전시회장으로 향한다.
시냇가에 앉아 바라보는 꽃내음의 향기로움이여 이 향기를 뉘라서 보냈느뇨? 멀고 먼 고향의 그 사람이 마음을 함뿍 담아 보냈을까? - 루드비히 울란트 '먼 마을에서'
시의 구절처럼 ‘향원’이 정성껏 준비한 선물이 지구촌 어딘가에 살고 있는 당신에게 전해질 수 있도록, 봄의 여신 ‘플로라’처럼 ‘KOTRA’가 펼쳐놓은 수출의 꽃길을 따라 걸으며 향기 여행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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