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지 말라
인생을 너무 잘 살아야겠다고 생각하면
지금의 인생이 초라해집니다.
인생은 그냥 길가에 풀 한 포기가 나서
자라는 것과 같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도 살아있네 라고
한 번씩만 외쳐 보세요.
살아 있다는 느낌보다 인간에게 더 좋은
에너지를 주는 것은 없습니다.
인생에 너무 많은 의미를 두지 마세요.
항상 현재에 살아야 합니다.
현재에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살아있다는 것입니다.
불행한 이유들을 만들어서
움켜쥐고 있지 말고,
놓아 버리고 살아 있는
행복을 누리시면 좋겠습니다.
- 법륜 스님 -
나는 행복한 사람/이문세
https://www.youtube.com/watch?v=mRtPQu2gX3c
꽁 얼었던 날씨
오후되어 풀렸다
얼었다 풀렸다 하면서
겨울이 밀려들겠지
일어나니 저녁 11시 반
보통 두세시경에 일어나는데 어젠 빨리 자서 도중에 깨었나 보다
이닦고 물 마신 뒤 다시 잠을 청하는데 쉬들지 않는다
폰으로 바둑 사활 한문제 풀이를 보고 나니 잠이 온다
다시 일어나니 4시 30분
누워서 이리저리 뒤척이며 몸을 깨웠다
나이들어선 눈뜨자마자 바로 일어나는 건 건강에 좋은 일이 아니란다
간단한 움직임과 머릴 톡톡 두드려주어 피돌기를 원활하게 한 후 일어나는게 좋다
일기 마무리하여 톡을 보냈다
서울형님이 일찍 집에 오신다고
식사걱정 말라지만 얼른 밥을 짓고 조기 한 마리 구웠다
집사람은 새벽부터 일어나 돌산 갓김치 담을 양념을 만들고 있다
아침에 갓김치 담아 서울형수님도 한보새기 드려야겠단다
좋은 생각이다
여섯시 반이 넘었는데도 어둑어둑
돌산갓과 쪽파를 씻어 간한다기에 수돗가에 불 켜주고 옆에서 지켜보았다
추우니까 곁에 있어 주기라도 하면 더 힘이 나겠지
오늘은 살얼음이 얼었다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 춥지만 다행히 수돗물은 그리 차지 않단다
갓을 씻어 간한다기에 소금 한바가지를 떠다 주었다
갓을 소금 뿌려 간하는데 머리쪽엔 좀더 잎사귀엔 약하게 뿌려야 알맞게 간이 밴단다
쪽파는 설렁설렁 뿌리면 된다고
주부 9단이라 대충대충 해도 간이 맞다
방에 들어와 쉬려는데 서울형님이 오셨다
아침 일찍 출발하셨다고
차나 한잔 드시고 바로 가시겠단다
아이구 그러시면 안되지
동물 챙겨주고 들어오니
집사람이 얼른 아침을 차렸다
식사를 두어숟가락밖에 드시지 않는다
그래도 어제 저녁부터 식사를 하기 시작하셨단다
식중독으로 넘 고생하신다
가실 때 작은 누나 집을 들러 감등을 좀 가져다 드리고 갈 수 없냐고 하니 그러시겠단다
대봉감과 감말랭이를 각각 차에 실었다
언제 내려오실지 모르니 닭한마리 잡아 드리겠다니 극구 사양하신다
아이구 그래도 동생이 키운 닭이니 한 마리 해드시면 좋겠다며 삼거리 수퍼에 가서 닭 두 마리를 손질해 왔다
손질한 닭을 스티로폼 박스에 넣고 조개도 한봉지 넣었다
작은 누님에게도 닭한마리에 조개 한봉지
내가 언제 조개를 드릴 수 있겠는가?
정구친구 전화
내가 고관절이 아파 잘 걷지 못한다니 걱정이라며 자기가 다니고 있는 튼튼마디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아 보란다
친구는 그곳에서 침을 맞고 산을 탈 수 있다고
나완 잘 맞을지 안맞을지 모르지만 몇 번만이라도 가서 치료 받아 보란다
여기저기 다 다녀봐도 거기가 제일 나은 것같단다
전에도 나에게 몇 번 권했지만 아직 가보질 않았다
아마 아팠다 멈췄다 하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그래도 이젠 고려해 보아야겠다
집사람은 갓김치를 담아 작은 통에 담아 준다
작은 거지만 우리가 드릴 수 있는 이것 저것
가까이 사시면 뭐라도 자주 드릴 수 있을 건데 넘 멀리 계시니 아쉽다
서울 형님네가 올라가신다고 나서신다
운전 조심하시고 언제 또 뵐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내려 오시고 싶으면 기차로 오시는게 좋겠다고
연세 많으시니 운전하시는 것도 힘들다
하룻밤이라도 주무시고 가셨으면 더 좋을 건데 가시니 아쉽다
오늘 10시에 마을 회관에서 지적재조사한 것에 대해 감정평가를 한다고 나오란다
집사람에게 혼자 다녀오라니 남자가 가서 알아봐야지 자기에게 맡긴다고 구시렁
뭐 꼭 그걸 남자가 알아 봐야하나?
요즘엔 여자들 입김이 더 센 것 아닌가?
더 토 달아 봤자 나만 손해
집사람과 같이 마을회관에 내려갔다
관계되는 마을분들이 대부분 나왔다
내가 회관에 잘 나가지 않아 오랜만에 뵌 분도 많다
반갑게 인사 나누고 감정평가 나온 분의 말씀을 들었다
마을 땅들이 서로 다 이웃하고 있어 어느 땅은 많이 주고 어느 땅은 적게 줄 수가 없단다
땅이 도로로 편입된 분들은 감정평가를 하게 되면 바로 군에서 돈을 지불하고 도로를 점유한 분들은 군에서 청구서가 나갈 거란다
군에서 지적 재조사한대로 새지적을 만들어 등기를 낼거라며 이때 본인 부담은 없단다
어느 분이 자기가 땅을 사게 생겼다며 감정가가 적게 나왔으면 좋겠다고 건의한다
그건 좀 어리석은 말이 아닐까
우리 마을 땅의 감정평가 높아야 시세가 그만큼 높아지지 않겠는가?
당장의 이익보다 훗날의 이익이 크다면 그걸 택해야하지 않을까?
오늘은 감정 평가를 하기 위해 둘러 보러 왔다며 평가가 끝나면 다시 설명드리러 오겠단다
다음에 이야기해도 되겠지
어제 노열동생 밭에서 따 온 감을 감말랭이하려고 깎았다
난 감 껍질을 채칼로 깎고 집사람은 쪼개서 채반에 널었다
모두 4채반
저번 보다 훨씬 작다
그래도 이걸 감말랭이 해 놓으면 한겨울 동안 군입거리 생기겠지
어느새 11시 반
오늘은 아산형님과 점심 하기로
준비해 내려가니 아산형님도 나오신다
보신탕 먹자는 걸 김가네 가서 감자탕 먹자고
난 먹고 싶지만 집사람이 보신탕은 더 이상 먹고 싶지 않단다
또 난 김치찌개가 더 맛있는데 집사람은 감자탕을 더 좋아한다
어쩔 수 없는 차이겠지
김가네 가니 대 만원
그래도 손님이 막 일어서길래 자리 잡아 앉았다
감자탕 중으로 시켰다
작은 누나 전화
뭘 그렇게 보냈냐고
별 것 아니지만 홍시 만들어 드시라고
가까이 안 계시니 항상 그립다
고맙다며 맛있게 먹겠단다
옆손님이 김치찌개를 더 먹지 않고 나가길래 남은 걸 우리 개주려고 비닐봉지에 담았다 버리느니 개들 주면 더 좋아하겠지
감자탕이 나왔다
뼈에 붙은 살을 떼어 먹는데 난 별로
찌개에 든 돼지고기가 더 맛있다
그래도 면사리까지 넣어 한그릇 다 먹었다
정수형님이 백양사시시로 골프치러 왔다가 점심 식사하러 오셨다
백년형님과 경주형님도 같이 오셨다
두 형님은 정말 오랜만에 뵙는다
무척 반가워하신다
80객이실건데 건강하고 정정해 보여 좋았다
매주 화요일엔 이곳으로 골프치러 오신다고
그럼 언제 한번 들리시라고
내가 식사라도 대접했으면 좋겠다니 여러사람이 같이 오기 때문에 만나기 어렵단다
행동을 함께 해야하니 그러시겠다
항상 건강 잘 지켜가시면서 즐겁게 지내시라고
집사람은 파크볼 치러 간다고 나간다
난 고관절이 아파 치고 싶은 생각이 없어 집에서 쉬겠다고
만재 친구 전화
집에 있냐며 집사람이 팔아준 들깨를 가지로 온단다
마을 회관앞에 오면 전화하라고 했다
세시 가까이 되니 회관앞으로 왔다
내동아짐 집에 가서 들깨를 찾아 실어 주었다
만재친구 집사람이 같이 오신분들이 우리 집구경을 하고 싶다기에 그럼 올라가시자고
둘러보면서 이 넓은 곳을 관리하기 쉽지 않겠단다
집사람이 없어 차 한잔 대접하지 못했다
다음에 한번 더 놀러 오시라고
형중 친구 전화
서울 청담동에 있는 우리 병원이 허리 시술을 잘한다며 한번 상담해 보란다
아프다니 친구들이 여기저기 알아 봐준다
고마운 일이다
그러나 서울까지 가려면 쉽지 않겠다
어떻게든 몸관리 하면서 여기서 나을 수 있도록 해야겠지
웅이를 묶어 두고 닭들을 풀어 주었다
닭장 안에만 있으려니 닭들 스트레스가 크겠다
고구마를 쪘다
고구마가 크기 때문에 두 개만 넣어도 압력솥이 꽉 찬다
매일 한두개씩을 먹어야겠다
오전 일과를 대충 정리
어느새 4시가 훌쩍 넘었다
집사람이 파크볼을 재미있게 치고 왔단다
내일은 같이 볼치는 분이 점심 산다 했다며 오전에 나가겠단다
파크볼은 사람들과 스스럼 없이 어울릴 수 있어 좋은 운동이다
특히 집사람은 아프다가도 파크볼 치면 덜 아프다니 다행이다
어둠이 내리건만 닭들이 들어가질 않는다
병아리장 닭들이 문앞에서 놀고 있길래 몰아 넣고 문을 닫았다
아래 닭장에 내려가니 닭 한 마리가 산에서 꼬꼬댁 거린다
왜 저러지
일부 닭들은 닭장안으로 들어 가 있다
닭장 뒤편에 있어서 돌아가서 몰아 넣으려고 가니 또 한 마리가 있다
두 마리를 몰아 넣으려는데 한쪽에 닭털이 엄청 뽑혀 있다
저런 산짐승이 소행인것같다
날씨가 추워지니 아직 밤이 되지 않았어도 내려왔나보다
가서 살펴보니 하얀 오골계를 뜯어 먹다 도망갔다
오골계 몸이 따뜻한 걸 보니 금방 잡아 먹은 것같다
닭장이 산 옆이라 산짐승 피해가 많다
잠깐 내주었는데 닭한마리를 잃어버리다니..
아이구 이젠 닭들이 스트레스 받더라도 가두어 키워야할까보다
저녁은 고구마 하나로 대용
잠이나 일찍 자야겠다
넘어가는 달빛에 노적봉이 어슴프레해 보인다
하늘이 맑나보다
님이여!
들쑥 날쑥한 기온
감기 조심하시면서
오늘도 행복 넘치는 하루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