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24. 2. 8. 음섣달 29일.
내일까지는 섣달이고, 이틀 뒤인 2024. 2. 10.부터는 정월 초하루가 된다.
음력으로는 새해 첫날이다.
나는 오늘 오후에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서호쉼터로 걷기운동이라도 하려고 집을 나섰다.
거실에 있는 아내한테 함께 나가자라고 말하니 아내는 거절했다.
'시장에 가서 설 차례 음식물을 조금 사와야 해요.'
'조금만 사 와. 아주 조금만.'
이번 구정 설날에 차례를 지낼 예정이다.
나는 종가종손인데도 오래 전에 친척들에게 말해서 합의를 보았다.
'설 추석 명절은 각자의 집에서 알아서 지냅시다. 나는 서울에서 간단하게 지낼 겁니다.'
친척들이 종손인 나한테 오려면 서울로 올라와야 하고, 그렇다고 해서 내가 고향집에 내려갈 수도 없다.
지금은 우리 가족끼리만 설과 추석 차례를 지낸다.
자식들도 결혼했으니 각자가 알아서....
하나의 예이다. 내 큰아들은 이번 설에도 대구 처가로 내려가서 설을 보낼 게다. 대구 사돈네는 1남1녀를 두었으나 아들은 결혼하지 않았고, 딸은 서울에서 살기에 연휴기간에는 무척이나 쓸쓸할 것이다.
내 큰아들 4식구(아들, 며느리, 친손녀 초등학교 3학년, 친손자 초등학교 2학년)가 대구 도착하면 시끌벅적하겠다.
나는 서울에서 아내, 막내아들과 함께 설 차례를 지낼 게다.
혹시 큰딸이 참가하려는지는 모르겠다. 큰사위는 지금 미국에 나가 있기에 큰딸은 서울에서 산다.
내가 설 차례 음식물을 아주 간단하게, 조금만 준비하라고 거듭 일렀는데도 아내는 그래도 넉넉히 준비할 게다. 습관이 되었기에.
나는 제사를 지낸다.
4대조가 아닌 2대조이다.
부모, 할아버지 할머니에 대한 제사이다. 그 위대인 증조부모, 고조부모의 제사조차도 오래 전에 시향/시제로 모셨다.
내 어린시절 시향을 지내려면 산지기네 세 집에서 시향 음식물을 장만해 왔기에 각각 음식물을 진설했다.
오래 전에 모두 그만 두었고, 지금은 현지에 있는 사촌동생이 대천시내에서 제수 음식물을 주문해서 배달받는다.
내가 음력 10월 상달에 고향에 내려가면 사촌동생이 제례 음식점에서 배달받은 음식물로 진열한다.
올 2024년부터는 10월 상달 차례를 봄철로 앞당기기로 합의했다. 절차도 더욱 간소화하기로 했다.
제사 차례 등에 참가하려면 모든 게 시간이며, 돈이며, 노력이다. 앞으로는 더욱 간소화해야 한다. 자손들도 별로 없고, 각자가 뿔뿔히 헤어져서 살며, 또한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로 나가서 살기도 하니까.
또 제사 지내는 시간도 크게 앞당겼다.
예전에는 밤 11시 ~ 12시 사이에 지내기 시작했으나 지금은 현실에 전혀 맞지 않는다.
나는 제사를 저녁무렵에 지낸다. 그래야만 다른 곳에서 사는 자식들이 제사 지낸 뒤 자기네 집으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저녁무렵에 지낸다.
나는 제사, 차례를 지낼 때 술은 전혀 올리지 않고, 대신에 사이다 등 청량음료수를 올린다.
내 조상들은 술을 즐겨하시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한다. 내가 기억하는 내 조부, 증조부, 부친, 숙부 등은 술을 자시지 않았고, 나 역시 술을 마시지 않는다.
제사, 차례를 지낼 때 사이다 등의 음료수로 지내기에 제사가 끝난 뒤에는 손녀 손자도 제사에 사용했던 음료수를 잘 마신다.
생전에 술을 마시지 않았는데도 돌아가신 뒤 제사 차례상에 오른 술은 망인(영혼)들이 음복하지는 않을 게다. 음복한다면 영혼들이 술 취해서 되돌아가지 못하고는 저승(구천)에서 마구 헤맬 게다. 때로는 음주사고도 저질르고....
차례 제사에 올리는 음식물도 다양화했으면 싶다.
쓸데없는 잔소리에 불과한 제례절차 형식 등을 무시하고는 각자 알아서 취향대로 음식물을 올렸으면 싶다.
생전 보지도 못한 서양 과일류와 기호식품도 올리고, 지금껏 금기시했던 음식물도 올리자.
예) '복숭아는 요사스러운 기운을 몰아내고 귀신을 쫓는 힘이 있다고 해서 기피한다. '치'로 끝나는 생선인 꽁치, 멸치, 갈치, 삼치 등은 사용하지 않는다. 제사 음식이 짜거나 맵거나 현란한 색깔의 음식은 피한다. 붉은 팥과 붉은 양념, 고춧가루와 마늘을 사용하지 않는다. 씨없는 과일은 사용하지 안는다' 등의 비과학적이고, 비논리적인 제한을 무시해서 앞으로는 차례상, 제사상에 올리자.
서양음식인 피자, 케이크 등도 올리자.
죽은 조상(귀신, 영혼)도 서양의 음식물을 처음으로 구경하고, 자시도록 진설하자. .
차례, 제사 등을 더욱 줄여서 간소화하고, 멀리 떨어져서 사는 참석자를 고려해서 시간을 크게 앞당겼으면 싶다.
차례, 제사 등을 지낸 뒤 자기네 집으로 되돌아갈 때 너무 늦지 않아야 한다.
아래는 차례, 제사 등의 축문이다.
예전에는 한지에 아래 문장을 한자로 적어서 한 사람이 소리내어 읽었다.
나는 어렷을 적부터 이를 보았으나 내가 제주가 된 뒤로는 이런 글을 전혀 응용하지 않는다.
내 입말에는 배었으나 한자를 보지 않고 글자를 쓴다고 가정하면 나는 전혀 쓰지도 못하는 중국 한자말이다.
한글로 뜻을 풀어서 쓰고, 어린아이라도 알 수 있는 쉬운 우리말로 읽어야 한다.
나는 차례 제사를 지낼 때 이런 축문조차도 하지 않는다.
축문
維歲次 ㅇㅇ ㅇ月 ㅇㅇ朔 ㅇㅇ日 ㅇㅇ
孝子 ㅇㅇ 敢昭告于
顯考 學生府君
顯妣 孺人 ㅇㅇㅇ氏 歲序遷易
顯考 諱日復臨 追遠感時 昊天罔極
謹以 淸酌庶羞 恭伸奠獻
尙饗
어떤 종가집 차례
상차림이 지나치다?
퇴계 이황의 제삿상. 너무 간소화?
사진은 인터넷으로 검색.
용서해 주실 게다.
사진에 마우스를 대고 누르면 사진이 크게 보임.
설 추석 등의 차례와 제사문화를 깡그리 다 없애지 말고는 어느 정도껏만 유지하자.
그래야만 법정공휴일이 있어서 직장인들은 쉬고, 제례음식물을 파는 업자들도 돈을 만지도록 하자.
단 형식에 지나치지 말아야 하고, 비과학적이고 비논리적인 예전의 제례문화는 이제는 변해야 한다. 보다 간소화 시켜야 한다.
음식물을 준비하는 부녀자의 수고를 크게 줄여야 하고, 또한 돈도 아껴야 한다.
절약한 돈으로 여행 다니고, 인생을 더 즐겼으면 싶다.
설 추석 등의 옛문화는 어느 정도껏 존속해야만 많은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서 법정공휴일을 즐길 것이다.
2024. 2. 8. 목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