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역 앞, 중국음식점이 즐비한 차이나타운은 인천의 이국적인 정취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곳이다. 자장면의 탄생지인 차이나타운의 갖가지 중국 요리 외에 일본식 메밀 소바도 인천에선 강세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변화해 가면서 자생해 온 메밀 소바 전문점을 인천에서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유독 오래된 경양식 레스토랑이 많은 것도 특이할 만하다. 모두 개항도시 인천만이 가질 수 있는 독특한 ‘맛의 다양성’을 보여준다. 해방 이후 피난민과 함께 들어온 황해도식 메밀냉면도 빼놓을 수 없다. 중국, 일본, 서양, 그리고 북쪽의 맛까지.. 인천의 맛은 지난 세월 인천이 지나온 역사의 길을 그대로 보여준다. 인천항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많은 외국인들이 인천에 드나들고, 외국인 노동자들이 인천의 공단 지역에 모여들기 시작하면서 이제 인천의 맛지도는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한층 더 다양해진 인천의 ‘이국적인 맛’들을 찾아가 보자.
터키 케밥 전문점, 아라베스크(구 사하라텐트)
동인천역 앞, 익숙치않은 아라베스크 문양과 아랍어 간판이 눈에 띤다. ‘터키 케밥 전문점 - 아라베스크’. 한달 전까지는 바로 뒷골목에 ‘사라하텐트’라는 이름으로 운영되어 왔다. ‘아라베스크’ 의 사장 피라스 알코파이(요르단, 37세)씨가 무역업을 해오다 인천을 찾았을 당시, 아랍계 외국인들은 많았지만 그들이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아랍 음식점은 전혀 없었다. 무슬림(이슬람교 신도)들은 이슬람 율법에 따라 만들어진 할랄 음식(이슬람 율법에 따라 도축한 음식, 도축자체보다는 이슬람 방식에 따라 요리ㆍ가공한 음식을 뜻함)만을 먹여야 하기 때문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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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땅, 한국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2004년, ‘사하라텐트’는 이런 기본적인 필요에 의해 탄생하게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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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사하라텐트’를 열었을 때는 손님의 80~90%정도는 아랍계 외국인들이었다. 문을 연지 4년째가 되는 지금은 50%정도가 한국인이고, 한 달에 4~5번을 찾는 단골도 있을 정도로 한국인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초기에는 주로 중고차를 사러 오는 아랍계 바이어들을 상대로 운영해 왔지만, 이름을 아라베스크로 바꾸고 한국인들이 보다 친근하게 다가올 수 있는 레스토랑으로의 변신을 꾀한 탓이기도 하다. 한국인과 결혼하고 현재 인하대학교 대학원에서 한국어회화를 전공하고 있는 피라스씨는, 이제 인천사람이 다 되었다. 한국의 제2도시로서 발돋움 할 인천의 미래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인천항, 인천공항, |
송도경제자유구역, 2014 인천아시안게임 등을 통해 인천이 국제적 도시로 발돋움 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 피라스씨에게 인천의 미래는 곧 그의 미래이기도 하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여러 가지 행사와 사업 확장을 구상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아라베스크를 찾는 사람들의 국적은 다양하다. 이집트, 리비아, 요르단, 수단, 튀니지, 알제리 등 아랍인뿐만 아니라 캐나다, 미국 사람들도 많다.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을 만나고, 친구가 되고, 다양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것. ‘아라베스크’는 이국적인 맛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를 맛보게 해준다.
직원은 총 6명, 그 중 한사람만 한국인이다. 바로 사장 피라스씨의 처남인 이우명씨. ‘아라베스크’를 한국인들에게 보다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중차대한 임무를 맡고 있다. ‘아라베스크’에 가면, 이우명씨를 통해 ‘아라베스크’의 특징과 낯선 메뉴에 대한 친절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아라베스크’에서는 주로 케밥과 커리 등의 아랍 음식을 맛볼 수 있다. 가장 자랑하고 있는 메뉴는 바로 양갈비 스테이크다. ‘양고기’라고 하면 ‘냄새 난다’는 것만 떠올리는 한국인들에게 ‘일단 한번 먹어보라’고 권하고 있다. 한번 맛본 후에는 그런 선입견을 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 아라베스크
∥위 치 : 동인천역 앞 하나은행 옆 2층
∥전화번호 : 032-764-0064
∥영업시간 : AM 12:00 ~ PM 10:30
∥주요메뉴 : 양갈비(15,000원), 케밥(9,000~12,000원), 아라이스(빵에 고기를 넣은 요리 5,000원),
베리야니(쌀과 고기를 볶은 요리 8,500원~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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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ㆍ네팔음식 전문점, 퍼스트네팔(First Nepal)
2006년 부평역사 앞에 문을 연 인도ㆍ네팔 음식 전문점 퍼스트네팔(First Nepal). 퍼스트네팔은 네팔인이 직접 운영하는 인도ㆍ네팔 음식 전문점이다. 인도네팔음식점이라고 해서 외국인 노동자들이 주로 찾겠거니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주로 인천에 와있는 미국,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출신의 영어강사들과 한국인들이 퍼스트네팔을 더 많이 찾는다.
루드라 사르나(Rudra Sharna) 사장은 무역회사를 운영하면서 홍콩 등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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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인도네팔 음식점을 열어보았지만, 국제항만, 국제공항 등이 위치해 있는 인천의 매력 때문에 인천에서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네팔 책을 한국어로 번역하기도 할 정도로 루드라 사장의 한국어 실력은 대단하다. 무역회사를 함께 운영하는 탓에 현재 네팔에 가있는 사장 루드라 사르나씨를 대신해,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바탕으로 3개월 전부터 퍼스트네팔의 지배인을 맡고 있는 자간나트 울리(Jagannath Oli)씨를 만나보았다. |
자간나트 울리씨는 퍼스트네팔에서 인도ㆍ네팔의 전통음식을 맛보고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과 함께 ‘웰빙’음식으로서의 네팔음식의 새로운 가능성도 자랑하고 있다. 대표적인 웰빙(Well-Being) 음식으로 네팔식 요구르트인 ‘라씨(Lassi)'를 들 수 있고, 대체로 인도음식에 비해 기름기가 적고 맵지 |
않다는 것이다. 탄두리라는 네팔 전통 화덕에 주로 요리를 하기 때문에 담백하고 자극적이지 않다. 실제로 커리의 경우는 한국화된 커리보다 훨씬 부드럽고 깊은 맛이 있다. 퍼스트네팔의 직원은 주방장인 네팔인 마나프라사드 사르마(Manprasad Sharma)씨를 비롯해 총 4명이며, 한국인 직원으로는 이숙미씨가 일하고 있다. 퍼스트네팔에서 일한지 6개월 정도가 된 이숙미씨는 ‘회식’을 큰 즐거움으로 꼽는다. 직원뿐만 아니라 손님으로 만나 친구가 된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함께 모이기 때문에, 회식자리가 그야말로 다양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장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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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네팔에서는 인도ㆍ네팔 전통음식인 커리와 난(Nan, 밀가루에 물 없이 우유와 달걀로만 반죽하여 숙성시킨 뒤 화덕에 구워낸 빵), 탄두리 치킨, 다양한 비라니(Biryani, 네팔식 볶음밥), 사모사(Samosa, 감자와 야채, 네팔 향신료를 넣어서 만든 에피타이져) 등을 즐길 수 있다.
□ 퍼스트네팔
∥위 치 : 부평역 롯데마트 주차장 맞은편
∥전화번호 : 032-525-8771/ www.firstnepal.net
∥영업시간 : AM 11:00 ~ PM 11:00
∥주요메뉴 : 사모사(1,000원), 파콰드(각종 야채와 고추를 다져서 만든 네팔식 튀김-6,000원),
탄두리치킨(9,000~15,000원), 난(1,500~4,000원), 라씨(2,000~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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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의 우즈베키스탄 음식점, 까르본(구 아미르 티무르)
까르본(karvon), 영어로는 카라반(caravan)으로 사막의 대상(隊商, 사막이나 초원과 같이 교통이 발달하지 않은 지방에서, 낙타나 말에 짐을 싣고 떼를 지어 먼 곳으로 다니면서 특산물을 교역하는 상인의 집단)을 뜻한다. 2000년 송도에 ‘아미르 티무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었으며, 2007년 리모델링과 함께 ‘까르본’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14세기 징기스칸의 후예로 우즈베키스탄의 전성기를 꽃피운 왕 ‘아미르 티무르’에서 사막의 대상인 ‘까르본’으로 이름을 바꾸고 인테리어에 변화를 주어서인지 이전 귀족적인 분위기 보다 왠지 거상의 이미지가 크게 느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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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중동이나 러시아의 무역상들이 찾는다고 하니 ‘까르본’이란 이름이 더욱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국내 유일의 우즈베키스탄 음식점으로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을 비롯해 우즈베키스탄의 주요 인사들이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이곳에 들르고, 한국이란 낯선 나라에 자국 음식 전문점이 있다는 데에 크게 감동을 받고 돌아간다고 한다. 초기에는 한국을 방문한 중동이나 러시아사람들이 주로 찾았지만, 지금은 미식가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고 인터넷 상에서 유명세를 타면서 한국인 손님이 80% 정도를 차지한다고 한다.
이순옥 사장을 제외한 모든 직원은 우즈베키스탄 사람이며 총 8명 정도이다. 이순옥 사장은 ‘아미르 티무르’를 처음 열었던 초창기 사장과 우즈베키스탄에서 함께 생활했던 인연으로 이를 인수해 4년 전부터 운영해오고 있다. 일단 건물 외관도 이국적이지만, 소품과 접시 하나하나에 이르기까지 모두 우즈베키스탄 현지에서 공수해 오기 때문에 마치 우즈베키스탄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곳의 메인요리는 일종의 몽골식 꼬치구이인 사실릭(Shashlik)이다. 소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닭고기 등을 숙성시켜 황토참숯에 구운 요리를 말하며, 얇게 자른 소의 늑간살을 재료로 한 우즈벡 비프 사실릭이 유명하다. 쫄깃한 치즈가 들어있는 구운만두 하차푸리 (Hachapuri)나 호두와 찹쌀가루를 끓인 비나그라드(Vinograd Soup), 우즈벡 전통 화덕 딴드르에서 갓 구워낸 빵 리뾰쉬카(Uzbek Lepyoshka)도 일품이다. 음식을 튀기지 않고 화덕이나 참숯을 이용해 굽는데다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담백한 맛을 즐길 수 있다.
| □ 까르본
∥위 치 : 송도비치호텔 건너편
∥전화번호 : 032-832-9229
∥영업시간 : AM 11:00 ~ PM 11:00
∥주요메뉴 : 라그만(야채를 넣고 끓인 우즈벡 전통 누들 6,500원),
리뾰쉬카(딴드르에서 갓 구워낸 우즈벡 전통 빵-3,000원),
사실릭(소고기, 양고기, 닭고기, 돼지고기 꼬치 등을 황토참숯으로 구운 요리-13,000~2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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