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기본소득을 이야기 합니다.

오랜만에 기본소득 이야기를 합니다. 동네에서 살면서 느끼는 것인데, 우리 동네에서 제가 자주 만나는 분들 중에도 기본소득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는 분들이 있는데 그래도 만나면 늘 동네의 화두를 중심으로 대화를 하게 됩니다. 우리 동네 사람들이니까요.^^ 은평에도 북한산 케이블카 문제, 노동자 인권 문제 등 대응해야 할 현안도 많고 자립과 공존을 주제로 하는 벼룩시장 등 우리가 구성해야 할 일도 많거든요. 또 은평의 대안언론인 은평시민신문을 사랑하고 지키기 위해서 많은 분들이 노력하고 있기도 하고. 그래서 제 입으로 한동안 기본소득을 이야기할 일이 없었는데 요즘 많이 하게 되네요. 지난 주에는 은평두레생협 소모임인 녹색평론읽기모임에서 기본소득 이야기를 하는데 저한테 발제를 해달라고 했어요. 은평의 응암역 근처에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이라고 마시는 차도 싸게 팔고 책도 싸게 파는 아주 매력적인 공간이 있는데 그 곳에서 지난 주 월요일(21일)에 기본소득을 주제로 한 녹색평론읽기모임이 있었어요. 그리고 어제(27일)는 기본소득을 이야기하기 위해 경기도 남양주시에 다녀왔어요. 페이스북에서 인연을 맺게 된 ‘페북 친구’ 김점식님께서 자리를 마련해주셨죠. 잠시 곁가지 이야기를 하자면 페북 친구 김점식님과의 오프라인에서의 만남은 제가 페북을 시작한 이후에 있었던 가장 아름다운 일이었어요. 아무튼 그래서 어제는 김점식님의 초대로 ‘모두에게 기본소득을’(박종철출판사)의 저자인 최광은 사회당 전 대표와 함께 남양주시 덕소에 있는 북까페 ‘나무와 숲’에 가서 기본소득을 주제로 처음 뵙는 여러 분들과 이야기를 했어요. 물론 저자님을 모시고 갔기에 제가 할 이야기는 없었죠.^^ 잇달아 있었던, 기본소득을 주제로 한 두 이야기 모임에서 제가 느낀 것 중에 하나는 최근에 ‘모두에게 기본소득을’이라는 책이 출판되고 녹색평론에서 기본소득을 많이 다루면서 기본소득에 대한 관심이 다시 점화되는 것 같다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세대에 따라서, 어쩌면 지역에 따라서도, 기본소득에 관심을 갖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이고요. 또 하나는 한국에서 기본소득 이야기가 시작되고 난 이후 적지 않은 시간이 흐른 지금, 기본소득운동은 시간의 흐름에 걸맞게, 혹은 관심의 증대에 발맞춰 진전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어떤 모임에서는 기본소득이 노동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 대해, 달리 말해서 다가오는 미래에 더 이상 노동을 통한 복지, 노동과 연관된 임금의 문제가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할 수 없고 앞으로 그 정도는 더 심해질 것이라는 점에 더 관심을 가지죠. 그래서 탈노동사회의 대안으로서 기본소득이 매력적인 것이고요. 또 어떤 모임에서는 기본소득이 어떤 내용으로, 어떤 경로로 많은 사람들에게 선택 가능한 정책이 될 것인지에 대해서 더 많은 관심을 가집니다. 기본소득이 현실정치에서 정책적 완결성을 갖기 위해 필요한 것들에 대한 관심이라고 할 수 있겠죠. 여담이자 2년 전 이야기인데, 일찌감치 월급쟁이 생활을 끊어내고 중소기업을 운영하게 된 절친한 대학교 친구와 기본소득을 이야기할 때는 내수 활성화 문제가 기본소득 이야기의 주된 맥락이기도 했죠. 공통점은 어떤 모임에서건 기본소득을 대한민국에서 현실화하고자 하는 저에게 숙제를 낸다는 것입니다. 기본소득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숙제일 수도 있고, 기본소득의 대안적 가능성에 대한 숙제일 수도 있고, 혹은 기본소득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달라고 요청하는 사람들이 제시하는 숙제일 수도 있고. 오랜만에 기본소득 이야기를 합니다. 어지러운 세상에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서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저에게 ‘행복’ 이기도 합니다.^^ P.S 기본소득을 이야기하는 모임을 마치고 제 페이스북에 올린 간략한 후기인데 사회당 홈페이지 당원발언대와 이 곳에도 옮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