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이 3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강남ㆍ송파ㆍ강동구 재건축 단지의 호가가 비교적 큰 폭으로 뛴 때문이다.
그러나 재건축 아파트 거래가 활발한 건 아니다. 4~5월에 걸쳐 급매물이 소진된 이후 급하게 팔 생각이 없는 집주인들이 호가를 높여 부르고 이런 매물만 시장에 남아있다 보니 시세가 오른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일반 아파트는 매매거래 위축 현상이 두드러진 가운데 호가 움직임도 눈에 띄게 둔해졌다. 수도권과 신도시 아파트값은 보합세를 보였다.
재건축 강세, 일반아파트 보합세
중앙일보조인스랜드와 한국부동산정보협회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평균 0.14% 올라 지난주(0.11%)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재건축 아파트가 0.48%나 오르며 오름세를 주도했다. 일반 아파트는 보합세(0.07%) 수준이다.
이번 주에는 강동구가 0.51% 올라 서울 25개구 가운데 가장 높은 주간상승률을 기록했다.
매도ㆍ매수세 ‘동상이몽’
강동구의 경우 재건축 아파트값이 0.96% 뛰었고 일반 아파트값은 0.01%로 보합세를 나타냈다. 강동구 고덕동 실로암공인(02-426-8333) 양원규 사장은 “개포 주공 등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가 오른다고 하니까 이곳 아파트값도 덩달아 오를 것이란 기대감에 집주인들이 호가를 높이고 있지만 매수자들은 싼 매물만 찾고 있어 실거래는 더 뜸해졌다”고 전했다.
송파구도 재건축 아파트가 0.91% 오른 데 따른 영향으로 평균 0.37% 뛰었다. 그러나 송파구 역시 오른 호가대로 추격매수에 나서는 수요자는 드물다.
송파구 잠실동 학사공인(02-412-4989) 이상우 사장은 “잠실 5단지 호가가 제2잠실 롯데월드 개발 허용 기대감에 오르고 있지만 매수세가 적어 4000가구가 넘는 대단지에서 보름에 한 두건 꼴로만 실거래가 이뤄지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강남구(0.16%)도 재건축(0.35%)은 강세이고 일반 아파트(0.05%)는 보합세다. 강남구 개포동 미래공인(02-572-2111) 정준수 사장은 “이번 주 초반까지는 강세를 이어갔지만 주 중반 법원에서 재건축 단지 내에 큰 평수를 보유한 집주인도 소평평형을 배정받을 수 있다는 요지의 판결이 나온 이후 대형 평형을 배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던 개포 주공 15평형 이상의 매매시장이 갑자기 얼어붙었다”고 알려줬다.
강남구 일반 아파트는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 강남구 도곡동 수지정부동산(02-576-6002) 정수지 사장은 “중개업소에 걸려오는 문의전화가 갈수록 적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광장동 아파트값, 리모델링 호재 타고 강세
구로(0.28%)ㆍ광진(0.27%)ㆍ동대문구(0.26%) 등이 오름세를 보였다. 광진구의 경우 리모델링을 추진중인 워커힐,일신 아파트가 있는 광장동이 0.75%나 오르며 오름세를 주도했다.
이에 반해 관악(-0.07%)ㆍ양천(-0.05%)ㆍ종로구(-0.01%) 등은 약세를 보였다. 양천구는 2월 이후 줄곧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도권ㆍ신도시 관망 장세 지속
수도권 아파트값은 이번 주 0.03% 오르는데 그쳤다.
개발 호재가 있는 일부 지역이 소폭 오름세를 보였고 대부분의 지역은 호가 움직임이 없었다. 이천(0.52%)ㆍ오산(0.36%)ㆍ안산(0.34%)ㆍ동두천(0.25%)ㆍ양주시(0.25%) 등이 강세였다. 안양(-0.23%)ㆍ군포(-0.15%)ㆍ구리시(-0.07%) 등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안산시에서는 선부동(1.08%)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선부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소형 평형의 경우 집을 구하는 수요는 꾸준한데 매물이 없어 거래를 못할 정도”라고 전했다.
구리시는 3월초 이후 계속 약세다. 구리시 S공인 관계자는 “지난해 집값이 많이 오른 때문인지 조정국면이 예상외로 길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5개 신도시 아파트는 이번 주 평균 0.01% 내렸다. 매도ㆍ매수 문의 모두 뜸하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인천(0.12%)은 남(0.30%)ㆍ남동(0.21%)ㆍ연수구(0.15%) 등이 비교적 많이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