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_____ 이번 기획 코너에는 록(Rock) 밴드인 고구려밴드를 모셨습니다. 간단한 밴드 소개와 인사 말씀 부탁드립니다.
네, 안녕하세요. 저는 고구려밴드에서 보컬과 작사, 작곡을 겸하고 있는 이길영입니다. 베이스 서민석, 드럼 이종훈, 기타 양안복 이렇게 4인조로 구성된 밴드입니다.
Q_____ 고구려밴드라는 이름이 특이한데요, 아직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밴드명의 의미와 데뷔 스토리에 관해서도 말씀 부탁드립니다.
고구려밴드는 초창기 하드록을 좋아하는 영동 지역 (강릉, 속초, 원주, 정선)의 활동 뮤지션들과 함께 2000년도에 결성됐습니다. 밴드명은 그 옛날 고구려가 못다 이룬 꿈을 떠올리며, 문화전쟁의 시대에서 우리가 그 꿈을 이루어 보자는 의미로 ‘고구려’로 하게 되었습니다. 결성 당시의 멤버들은 홍대 클럽 공연을 하며 버티다 결국 생계와 음악적 갈등 등 여러 사정으로 인해 1년 만에 고향으로 낙향하는 등 모두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그리고 다시 운명처럼 아리록의 명분에 부합하는 지금의 멤버들로 재결성되어, 2005년 1집 ‘주색만찬’ 앨범으로 데뷔하게 되었습니다.
Q_____ 고구려밴드가 추구하는 음악의 기본 콘셉트는 록과 국악(아리랑)의 결합이라고 들었는데, 다소 독특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아리랑의 고향, 정선에서 태어나 늘 아리랑 속에서 자랐습니다. 그래서인지 곡을 만들면 이상하게 국악 풍의 곡이 만들어지더라고요. 그래서 이 곡들을 멤버들과 함께 편곡하게 되었습니다. 기타는 마치 가야금을 뜯는 듯한 라인을 만들고, 베이스는 거문고의 진동으로, 드럼은 크고 작은 북소리로 구현했습니다. 모든 곡이 국악 스타일이 바탕이 되고, 그 위에 록 사운드의 편곡을 입히면서 자연스럽게 아리랑과, 록이 된 것 같습니다. 데뷔 이후 몇몇 평론가들이 퓨전국악 밴드라고 칭했는데, 그 명칭이 맘에 들지 않아서 자칭 ‘아리록’이라는 장르를 개척하고 지금까지도 유일무이의 밴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Q_____ 코로나19로 공연예술을 하시는 분들에게 많은 애로사항이 있을 텐데, 요즘에는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시는지요?
코로나 이전까지는 활발한 공연으로 먹고살았는데, 코로나 이후 저뿐만 아니라 모든 멤버들이 생활 전선에 뛰어들어 닥치는 대로 일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고마운 지인의 도움으로 멤버들과 홍대에 리코딩 스튜디오를 오픈하고 ‘주식회사 아리락’이라는 법인회사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박해운, 박해문 형제 작곡가들과 힘을 합쳐 현재 유튜브 채널 ‘아리락TV’를 운영하며 여러 콘텐츠를 만들고, 공연 기획, 광고 제작, 신인가수 발굴 등 여러 가지 일을 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현재 가장 애로사항이라면, 다들 체감하시다시피 각계 모든 예술가들이 코로나로 인해 많은 제약을 받고 있어, 공연 자체가 10분의 1개 정도만 겨우겨우 유지해 나가는 실정입니다. 당연히 생계에도 많은 지장이 생기고 있지만, 우리뿐 아니라 모든 국민이 함께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기에 힘내서 잘 버텨 보려 합니다. 아무리 추운 겨울이 혹독하고 매섭다 해도, 꽃 피는 봄은 어김없이 찾아올 테니까요.
Q_____ 고구려밴드의 대표곡과 리더께서 가장 애착을 가지고 있는 곡은 무엇인가요?
멋진 곡들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주색만찬, 광부, 아우라지 뱃사공, 몽중연가, 뱁새블루스 등이 있습니다. 여기서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은 1집에 수록된 ‘아라리’라는 곡입니다.
Q_____ ‘아라리’가 만들어진 사연이나 가사 내용 좀 소개해 주시겠어요?
이 곡은 돌아가신 어머니를 위해 만든 곡인데, 2004년 창작국악제에서 금상을 받았습니다. 그때 받은 상금으로 1집 앨범을 만들게 됐고 저와 밴드 멤버들에게도 가장 소중한 곡입니다.
Q_____ 운영하고 계신 유튜브 채널 ‘아리락TV’는 어떤 채널인가요?
고구려밴드의 이야기가 주가 되는 채널이고요. 고구려밴드의 음악, 비전, 그리고 사는 얘기 등을 주 콘텐츠로 하고 있습니다. 때에 따라서 게스트 분들도 모실 때가 있는데, 록 밴드를 비롯하여 대중가요 가수, 클래식, 국악, 개그맨 그리고 악기 연주자 등 문화 전반의 다양한 참여가 있습니다. 그리고 고구려밴드인 만큼 밴드의 장점을 살려 라이브 방송을 하고 있습니다. 마치 한 회, 한 회가 작은 랜선 콘서트를 보는 기분이지요. 밴드 라이브로 유튜브 방송을 하는 국내 유일의 채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음악이라는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문화예술 전반의 콘텐츠를 만드는 데 관심이 있습니다. 지금은 새로운 시도를 준비하고 있는데, 옛 고전 소설의 이야기와 캐릭터를 갖고 풍자 음악 마당극을 하거나, 음악과 코미디극을 결합한 음악개그라는 장르를 개척 중에 있습니다. 이 유튜브라는 공간이 기존 공영방송에선 볼 수 없었던 한계를 넘어서 생각의 자유, 창작의 자유가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참 매력이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그 매력적인 콘텐츠를 하나하나 만들어 보려 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서울지방변호사회 전용 콘텐츠도 하나 만들어 보고 싶네요. 예를 들어, 요즘 언론매체에 나오는 흉흉한 사건사고들을 보면, 판결문에 많은 아쉬움을 갖는 국민들이 참 많은데, 그 가려운 곳을 긁어 주는 콘텐츠로, 나라면 어떤 판결을 내렸을까, 그런 측면에서 솔로몬의 판결을 개그로 풀어 보는 시간 말이죠. 사회적 공분을 공감으로 이끌어내어, 씁쓸한 작금의 시대를 한 번쯤 돌아보게 하는 그런 콘텐츠를 만들어 보고 싶네요.
Q_____ 그런 일은 없으면 좋겠지만 고구려밴드를 하시면서 소송을 하시거나 당해보신 경험이 있으신가요?
정직하게, 둥글둥글하게 살아서 그런지 아직까지는 크고 작은 송사에도 휘말려 본 적이 없습니다.
Q_____ 끝으로 음악을 사랑하는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원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한국에서 20년 동안 멤버 교체 없이 활동하는 록 밴드는 국내 유일, 고구려밴드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희 밴드가 만들어 내는 아리록은 충분히 한국의 정서를 담아낸 한국 록의 자존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원분들 중에서도 음악과 예술을 사랑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록 밴드로 산다는 건 정말 힘든 길입니다. 고구려밴드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활동하는 밴드들을 많이 응원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이웃들의 가장 큰 힘이 되어 주시는 변호사님들의 노고에 응원의 박수를 전해 드리며, 힘들고 지칠 때 고구려밴드를 꼭 기억해 두셨다가 불러 주시면 한달음에 달려와 아리락을 신명나게 들려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인터뷰/정리 : 심형훈 본보 편집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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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변호사하니,,,,, 딴지방송국 나오시는 엄경천 변호사님이라고 오래전에 홍대 라이브공연장에 고구려밴드 보러오셨었던 기억이 나네요.
오랫만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