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9. 5. 금
아빠 : 빛나리 / 엄마 : 봉숭아
노태인 : 9
노강인 : 7
노시인 : 5
노주인 : 태아 10개월
다문화 가정
스리랑카에서 시집온 소영이엄마가
100만원이 넘는다는 유모차를 물려 주셨다.
매우 사교적이고 사람을 좋아한다.
식사 대접 하고 싶다며 몇 주 전부터 벼르다가
며칠 전 저녁식사에 온 식구가 갔다.
우리나라에 시집 온지가 7년 되긴 했지만
요리를 어찌 했을까 걱정도 되었는데
우리보다 훨씬 요리도 잘하고
맛도 예리하게 잘 파악을 하고 있었다.
제육볶음을 했는데
나는 그렇게 맛있는 제육볶음은 처음 먹어 봤다.
반찬도 종류가 많아서
평상시에 이렇게 먹냐고 했더니 그렇다고 한다.
집에 항아리도 두 개나 있다.
완전 한국사람이다.
젊어서 똑똑해서인지
상황 판단력이 뛰어나다는 생각이 든다.
남편이 요새 아이 하나 더 낳자고 하는데
본인은 싫다고 한다.
돈이 많이 든다며 벌써 걱정인 것이다.
두 아이에게 들어가는 돈이 40만원이라고 한다.
다른 집에 비하면 매우 적은 분량이지만
홈스쿨 덕분에 아이들이 돈벌어다 주는
우리집 상황에서는 놀랄만한 금액이다.
시댁도 자신도 모두 교회 다닌다고 한다.
스리랑카에서부터 신앙생활을 했다고 하니 참 감사하다.
새로 샀다며 주신 컵 두 개를 들고
집에 오는 길에 태인이가
“저녁에 다른 집에서 밥 먹지 말아요.”
“왜?”
“그림 그릴 시간이 없잖아요.........
아니다.
다른 집에서 밥을 먹으면 설거지 안해도 되지?
그러니까 시간이 남지.”
요새 남편이 살림을 안해서
태인이가 아빠대신 밥차리고
설거지에 엄마 안마까지 하고 있다.
앞치마를 두르고
마무리까지 깔끔하게 잘해내고 있어서
매우 고맙다.
조금만 서서 일을 해도
발목 통증이 심하기 때문에
설거지는 엄두를 못내고 있다.
세 아이 모두 모유수유를 누워서 해서인지
목뼈가 비뚤어져 어깨까지 심하게 아픈지가
1년이 되어간다.
날마다 목 안마를 하지 않으면
잠을 자기가 힘든데
저녁 설거지를 하고난 태인이가
목안마까지 해주고 있다.
2014. 9. 5. 금
아빠 : 빛나리 / 엄마 : 봉숭아
노태인 : 9
노강인 : 7
노시인 : 5
노주인 : 태아 10개월
식기 건조대
요새는 기운만 나면 집안 정리를 하고 있다.
임신 6개월만에 처음으로 병원가고
얼마전 막달 검사하러 두 번째 갔더니
의사 선생님이 대학병원 가서 아기 낳으라며
여기서는 못낳는다고 하신다.
여기서 낳으려고 여기로 왔다고 하니
그럼 매주 오라고 하신다.
약속대로 다음 주에 병원 갔더니
활짝 웃으신다.
오라는 날에 오면 기분이 좋으신가 보다.
아기가 예정일보다 20여일 일찍 나올 것 같다고 하신다.
추석 즈음에(10여일후) 낳을 것 같다고 하니
갑자기 없던 기력이 생기면서
집안 정리, 세탁기 청소, 아기옷 세탁,
산모도우미 신청, 병원가방도 두둑이 챙겨 놓았다.
아기 상태는 모두 좋다고 하신다.
그래도 낳기 전까지는 늘 불안하다.
식기건조대를 인터넷에서
반값에 파는 곳이 있어서
골라 놓았는데 물받침대 색을
마음대로 보낸다고 한다.
파랑색은 마음에 안드는데
아기가 건강하게 잘 있다면
회색으로 오게 해 달라고
혼자 마음속으로 바랬다.
오늘 건조대 택배가 왔다.
태인이가 가위로 뜯는 시간이
매우 길게 느껴졌다.
물 받침대는 파랑도 회색도 아닌
흰색이었다.
깔끔하고 이뻤다.
안심이 됐다.
아기는 건강하구나.
주방에 80cm 2단 식기건조대를 설치하니
다른 집 주방 같았다.
새 사람 맞을 준비가 분주하고 행복하다.
2014. 9. 5. 금
아빠 : 빛나리 / 엄마 : 봉숭아
노태인 : 9
노강인 : 7
노시인 : 5
노주인 : 태아 10개월
미숫가루
여름 내내 개구리가
밤마다 음악을 틀어 주더니
처서 즈음에는 멀리서 소쩍새랑 풀벌레가
음악을 틀어준다.
소쩍새 소리는 시골에서
조용한 늦은 저녁에 듣던 소리라 매우 반갑다.
어느 오후 식사 중
처음 듣는 새소리가 났다.
일곱 살 강인이가,
“저거는 서쪽새가 아니고 남쪽새야.”
갑상선이 있어서인지
나는 수시로 어지러움증에 쓰러진다.
강인이는 행동파다.
매미 소리가 나면
얼른 나가서 매미를 잡아 온다.
내가 어지러워 먹을 것을 갔다 달라고 하면
과일을 꺼내어 씻어서 먹기 알맞게 잘라
접시에 포크를 꽂아 머리맡에 가져다 준다.
오늘도 어지러움증이 심해서
미숫가루를 먹었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강인이가 미숫가루 봉지를 어찌 찾아 냈다.
미숫가루 젖는 소리가 났다.
너무 미숫가루를 많이 넣었다며 걱정을 하고 있었다.
그러더니 맛이 이상하다고 한다.
효소를 넣으면 맛있다고 하니
효소가 어디 있냐고 한다.
아무래도 미숫가루 먹는 것은 포기해야 할 것 같았다.
그런데 행동파인 강인이가 효소 한 병을 찾아냈다.
그리고는 ...........
작은 병에 가득 들어있는
마지막 산수유효소를 모두 미숫가루에 부어 버렸다.
순간 아까운 효소와
생각없이 덥석 넣어버린 강인이에게 화가 나서
버럭 화를 냈다.
뒤늦게 안 남편도 강인이에게
버럭 화를 냈다.
애써서 미숫가루를 타던 강인이가 불쌍해 보였다
첫댓글 강인이 손이크네요 크게될아이입니다^^ 글들이 재밋네요 남쪽새~~~ 즐거운가족 모두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