碧樹蟬聲已帶秋[벽수선성이대추] :
푸른 나무 매미 소리
이미 가을이 붙어 다니네.
폭염으로 유난히 무더웠던 올해 여름도
이제 그 세력을 다하고 실질적인 가을이 시작 되는 처서가 지나면서 새벽 하늘에
싸아한 기운이 스밋스밋 내려오고 있습니다.
떠나지 않을 것 같았던 여름의 뒷태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오늘 아침은 매미 소리를 들으며 매미에 관한 글을 옮겨본다.
매미는 5년에서 17년 동안 땅속에 있다가 2주 정도 삶을 산다고 한다.
그러니까 매미는 수년간을 땅 속에서 지내다가 세상에 나와 여름 한 철 울고가는 곤충이다.
매미의 일생을 알고 나면, 매미 소리는 삶을 더 살고 싶은 절규의 소리일 수도 있고,
짝짓기를 위해 구애자를 찾는 세레나데일 수도 있다.
매미는 집도 없고, 많이 먹지도 않는다. 아침 이슬 몇 방울이면 족하다. 그러니 재물을 모을 필요가 없다.
매미는 나무는 물론 다른 생명체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
때문에 옛 선비들은 매미에게 5덕(文, 淸, 廉, 儉, 信)이 있다고 여겼다.
▪ 문(文): 매미의 머리 모양, 즉 매미의 곧게 뻗은 입이 갓끈과 같아서 학문에 뜻을 둔 선비와 같으니 '선비(文)의 덕',
▪ 청(淸): 맑은 이슬과 수액만 먹고 살아 '청렴(淸廉)의 덕',
▪ 염(廉): 사람이 힘들게 지은 작물을 해치지 않는 염치를 아는 '겸손(謙遜)의 덕',
▪ 검(儉): 자신이 살고자 하는 집을 짓지 않는 '검소(儉素)의 덕',
▪ 신(信): 때를 보아 왔다가 때를 보아 사라지는 '믿음(信)의 덕'을 지녔다고 생각했다.
매미에게서 우리 선조들은 군자의 다섯가지 덕을 겸비한 것으로 여겼다.
조선왕조의 임금은 매미의 양 날개를 위로 향하게 형상화한 익선관(翼善冠) 또는 익선관(翼蟬冠)을 쓰고 국정을 돌보았다.
매미를 한 문으로는 '선(蟬)'이라 한다.
만 원권 지폐에 세종대왕이 쓰고 있는 모자가 바로 그 익선관이다. 또한 조정의 신하들도 머리에 관모(冠帽)를 썼다.
왕의 모자와 달리 매미 날개 형상을 위로 향하게 하지 않고 양 옆으로 늘어뜨린 점이 임금이 쓴 익선관과 다르다.
이처럼 왕과 신하들이 머리에 쓰는 관모의 상징으로 매미의 날개를 삼은 데는 위에서 말했던 군자의 5가지 덕을 상징하는 것이다.
굼벵이는 지극히 더럽지만
매미로 변하여 가을바람에 이슬을 마신다.
썩은 풀은 빛이 없지만
반딧불이 되어 여름 달밤에 그 빛을 밝힌다.
그러므로 깨끗한 것은 언제나 더러움에서 나오고
밝은 것은 언제나 어둠에서 생겨남은 알 수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