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062회 등산 계족산(423m) 2020-10
(대전광역시 대덕구, 동구) 2020년 3월 15일(일) 맑음 단독등산
계족산은 백제시대부터 사람들이 살았던 회덕 지역의 진산이다. 공자님의 언행을 기록한 논어에서 유래한 회덕(懷德)은 덕을 갈고 닦는 것을 항상 생각한다는 뜻을 갖고 있는 아주 좋은 땅 이름이다. 계족산의 이름은 글자 그대로 산줄기가 닭발처럼 퍼져나갔기 때문에 붙여졌다. 혹자는 봉황산이란 이름을 일본제국주의 때 격하하여 계족산이라고 불렀다고 하는데 대동여지도에 분명하게 계족산으로 나와 있는 걸로 보아 예로부터 불리는 산 이름이 계족산임을 알 수 있다.
계족산성서 바라본 계족산
계족산은 우리나라의 복 받은 땅인 대전시가지의 동쪽 울타리를 이루며 유순한 산세로 길게 뻗어 있는 큰 산이다. 계족산성, 고봉산, 성재산, 매봉산, 능성, 질현산성, 갈현산성, 삼정동산성을 품고 있다.
임도 삼거리서 봉황정을 오르는 주능선 길
회덕이나 송촌에서 주능선을 올라가는 길은 가파른 편이지만 식장산으로 이어지는 주능선 길은 대전시가지와 대청호를 내려다보며 숲속의 완만한 산길을 걷게 돼 사색에 잠기며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가 있다. 특히 장동 삼림욕장부터 시작돼 맨발로 걷는 계족산 황톳길은 머리가 맑아지고 숙면을 취할 수 있어 전국적인 관광명소로 떠올랐다.
황톳길
계족산의 산줄기는 금남정맥의 산 인대산(666m)부터 시작된다. 인대산 남봉에서 금남정맥을 이탈한 산줄기가 북쪽으로 달리며 월봉산, 금성산 등을 빚은 다음 약 17.7Km 거리에 만인산을 들어올린다. 만인산서 산줄기는 두 갈래 나누인다. 왼쪽으로 뻗은 보문지맥은 보문산으로 달려가고 오른쪽으로 뻗은 한밭지맥 능선이 지봉산, 도덕봉, 국사봉, 망덕봉을 빚은 다음 식장산을 불끈 솟구친다.
계족산성서 바라본 대청호와 주변 산들
한밭지맥 능선은 고봉산, 매봉산, 성재산을 일으키고 만인산부터 약 30.5Km(도상거리-실지 걷는 거리는 더 길다) 지점에 계족산을 일으킨다. 계족산을 일으킨 한밭지맥 능선은 계속하여 약 9.2Km를 더 달린 다음 남은 여맥을 금강에 가라앉힌다.
고속도로와 나란히 나있는 길
선비마을 5단지 뒤 간이주차장에 주차하고(8:48) 고속도로와 나란히 나있는 길로 나아간다. 왼쪽으로 군데군데 체육시설이 되어있다. 3단지 뒤 간이주차장에 이르러 고속도로 굴다리를 통과하자 산을 오르는 길이 세 갈래 나온다. 예전에 세 곳 모두 답사를 했었다. 오른쪽 길은 곧바로 작은 능선을 타고 산을 오르는 경사 급한 길이고 왼쪽 길은 밭길로 진행하다가 작은 능선으로 오르는 길이요. 직진 길은 가장 쉽게 정상을 가는 길이다.
널찍하고 완만한 산길
직진 길로 나아가 산길로 들어선다.(9:00) 큰 키의 소나무가 많은 널찍하고 완만한 산길로 왼쪽 길에서 올라오는 작은 능선에 이른다.(9:06) 법동 400m, 매봉산 450m, 선비마을3단지 600m, 계족쉼터 160m라고 쓰인 푯말이 서있다. 잰걸음으로 직진하여 체육시설을 갖춘 계족쉼터를 경유하여 골짜기 길로 산을 올라간다. 산길은 조금 가팔라졌지만 거침없이 오른다. 작은 계곡을 왼쪽에 끼고 산을 오르다가 작은 목교를 건너 이젠 계곡을 오른쪽에 두고 산 오름을 이어간다.
데크 계단 길
두 번째 목교를 건너자 산길은 점점 가팔라지고 데크 계단이 나타난다.(9:20) 데크 계단이 끝나자 둥그런 말뚝에 밧줄이 매인 급경사 나무 계단 길로 주능선 사면에 나있는 임도에 올라선다.(9:26) 왼쪽 임도를 따르면 쉽게 임도삼거리를 경유하여 정상에 오르지만 계속 직진하여 희미하게 나있는 급경사 산길로 주능선에 올라선다.(9:31) 곧이어 완만해진 능선을 타고 봉황정과 계족산성으로 갈리는 분기점 봉우리에 닿는다.(9:33) 이어서 가파른 내리막길로 임도 삼거리로 내려선다.(9:40)
정상의 필자
정상을 향해 잰걸음으로 진행한다. 처음에는 완경사 능선을 타다가 정상이 가까워지며 급경사 능선을 탄다. 정상 직전 급경사 돌계단 길을 잰걸음으로 진행하여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는 정상을 밟는다.(9:56) 계족산성을 바라보며 다리쉼을 한다. 땀 밴 모자에서 쉴 새 없이 땀이 떨어진다. 봉황정선 멋진 전망이 터져 환희심이 일어난다.
금수산과 갑하산 뒤로 계룡산이 펼쳐진다.
대전의 서쪽 울타리인 금수산과 갑하산 뒤로 계룡산이 뚜렷하고 남쪽 울타리인 보문산 뒤로 철옹성 같은 대둔산이 선명하다. 식장산 뒤로는 충남1봉 서대산이 우뚝하고 대전시가지가 훤히 내려다보인다. 대전의 국가하천 갑천도 발아래 펼쳐진다. 태봉, 만인산, 진악산, 천비산, 안평산, 향적산 등도 저마다 멋을 뽐내며 빛나고 있다.
임도삼거리의 이정표
정상을 뒤로하고(10:13) 올라온 길을 역으로 임도 삼거리로 내려선다.(10:30) 임도삼거리부터 정상까지 등산은 16분, 정상부터 임도삼거리까지 하산은 17분이 소요된 셈이다. 산을 올라가는 시간보다 내려가는 시간이 1분이 더 걸렸다.
황톳길의 돌무더기
이제 황톳길로 계족산성을 향해 나아간다. 완만한 길이지만 지루할 정도로 길게 이어져 산길로 진행하는 것보다 어려운 것 같다. 장동산림욕장과 건너편 봉우리로 이어지는 임도네거리서 계족산성 오름이 시작된다.(11:03)
호젓한 임도 길
급경사 산길에는 새롭게 시설된 데크 계단이 길게 이어진다. 계단 길이 끝나자 잠시 완만한 산길로 나아가더니 계족산성이 가까워지며 가파른 오르막길이 되지만 어렵지 않게 계족산성 꼭대기에 올라선다.(11:16)
계족산성 서벽
계족산성 전망도 훌륭하다. 봉황정의 모습이 보기 좋고 흐려진 날씨 탓으로 계룡산, 보문산, 식장산, 금수산, 갑하산 등이 흐릿하다. 하지만 대전의 북쪽 울타리를 이루는 금병산과 푸른 물을 자랑하는 대청호가 뚜렷이 조망된다. 특히 대청호의 풍광이 빼어나고 대청호의 산들인 구룡산, 양성산 등이 시원하게 조망된다.
성재산서 바라본 고리산과 대청호
계족산성 꼭대기를 뒤로하고(11:30) 남북으로 길게 이어진 성내를 걷는다. 남문에서(11:38) 절 고개를 향해 나아간다. 완만한 능선길이라 잰걸음으로 진행하기 좋다. 준족의 발걸음으로 전망 좋은 성재산에 닿는다.(11:54)
절고개 이정표
전망데크서 조망을 하니 백골산과 고리산이 뚜렷하고 대청호가 잘 그린 그림 같은 멋진 풍경이다. 바로 분기점 봉우리에 이른 다음 내리막 능선 길로 절 고개에 이른다.(12:05) 이정표 푯말에는 계족산성 2.3Km라고 쓰여 있다.
비래사 석굴
이제 주능선을 벗어나 본격적으로 산을 내려간다. 10분쯤 내려가 비래사 약수터에 이른다.
(12:15) 시원한 약수로 목을 축이고 돌탑들이 많은 산길로 7분쯤 더 내려가 비래사에 닿는다.(12:23) 대적광전에 들어가 9배한 다음 비래사를 둘러본다.
옥류각
비래사 앞에는 조선후기 문신 동춘당 송준길선생이 강학하던 것을 기념하여 제자들이 1693년에 세운 누각인 옥류각이 자리 잡고 있다. 옥류각 이란 명칭은 동춘당이 읊은 시 가운데 “골짜기에 물방울 지며 흘러내리는 옥 같은 물방울”에서 따온 이름이다.
느티나무
옥류각을 뒤로하고(12:30) 차도를 따라 나아간다. 얼마 후 570년 된 느티나무가 반기고 바로 고속도로 아래의 굴다리를 통과하자 주차장이 나오며 산행이 마감됐다.(12:42)
◈ 도상거리 11.63Km 3시간 54분소요(31분 휴식포함) 평균속력 3.28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