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산너머 너머에 사는 일곱번째 난장이입니다.
>>
>> 아름다운 백설공주가 우리 집을 찾았을 때 앉았던 의자도
>> 일곱번째 난장이 저의 것이었구요,
>>
>> 그녀가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먹었던 스프도
>> 일곱번째 난장이 저의 것이었구요,
>>
>> 그녀가 피곤한 몸을 누이고 잠들었던 침대도
>> 일곱번째 난장이 저의 것이었구요,
>>
>> 그녀가 나쁜 마녀의 꼬임에 넘어가서 문을 열어주고
>> 숨이 막히는 코르셋으로 쓰러져 있을 때
>> 제일 먼저 발견한 것도
>> 일곱번째 난장이 저였구요,
>>
>> 그녀가 나쁜 마녀의 독이 든 빗으로 머리를 빗고 쓰러져 있을때
>> 제일 먼저 달려가서 빗을 빼내 던져버린 것도
>> 일곱번째 난장이 저였구요,
>>
>> 그녀가 나쁜 마녀의 독이 든 사과를 먹고 숨을 멈추었을 때
>> 하루종일 그녀의 곁을 지키면서 목놓아 울던 것도
>> 일곱번째 난장이 저였구요,
>>
>> 왕자님이 오셔서 그녀를 데려가겠다고 했을 때
>> 그녀는 우리들의 공주님이라고..울면서 안된다고 말리던 것도
>> 일곱번째 난장이 저였구요,
>>
>> 기어이 친구들이 왕자에게 그녀를 내주었을 때
>> 짧은 다리로 숨이 헉헉 차오르도록 따라 쫓았던 것도
>> 일곱번째 난장이 저였구요,
>>
>> 더이상 왕자를 따라잡을 수 없게 되자 그녀를 마지막으로 보기 위해
>> 나무 위로 올라갔다가 휘청 떨어진 것도,
>>
>> 그 바람에 덜컹 유리관이 움직이고
>> 그녀의 목에 걸린 독사과가 튀어나오면서
>> 오랜 잠에서 깨어난 그녀가
>> '나를 구한 분은 누구신가요?' 물었을 때
>> 차마 초라한 작은 몸으로 나서지 못하고 못나게 움츠려들었던 것도,
>>
>> 늠름한 왕자님의
>> '바로 저입니다, 아름다운 공주님.'
>> 씩씩한 목소리를
>> 유리관 밑에서 쪼그리고 앉아 울면서 들어야 했던 것도,
>>
>> 일곱번째 난장이 저였습니다.
>>
>>
>> 지금도 사람들은 가끔씩 산너머 너머에 사는
>> 일곱 난장이의 노래를 부릅니다..
>>
>> 하지만..
>> 누구보다도 공주를 사랑했던
>> 일곱번째 난장이를 기억하는 사람은
>> 아무도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