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고혈압이란?
한국인의 고혈압 발생률은 미국, 유럽에 뒤지지 않는다. 2001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의 고혈압 유병률은 남자는 34.4%, 여자는 26.5%였다. 미국의 고혈압 유병률이 남자 27.1%, 여자 30.1%인 것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남자는 고혈압 유병률이 더 높고 여자는 약간 낮다.
이같이 우리나라 고혈압 발생률이 높은 중요한 이유는 급격히 늘어나는 비만과 짜게 먹는 식생활 때문이다. 따라서 우선 체중을 줄이고 식생활을 싱겁고 덜 기름지게 먹는 습관으로 바꿔야 한다.
고혈압 환자의 3분의 2는 비만이며 특히 비만의 형태가 매우 중요하다.(즉 복부형, 내장형 비만이 더 위험하다.) 체중을 10% 줄이면 혈압강하 외에 총콜레스테롤 10% 감소, 당뇨발생 위험 50% 감소, 당뇨로 인한 사망률 30~40% 감소, 총사망률 20~25% 감소 효과가 있다.
특히 고령자, 비만자, 당뇨병 또는 고혈압의 가족력이 있는 사람들은 짜게 먹으면 혈압이 더욱 높아진다. 신선한 천연재료로 직접 조리된 음식을 먹는 것이 좋고 동물성 기름에 튀긴 음식은 삼가야 한다.
운동은 활동적인 유산소 운동이 보디빌딩 같은 근력 키우는 운동보다 좋다. 즉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을 하루 45~60분, 일주일에 3~4번 정도 중간 정도의 강도로 하는 것이 좋다. 하루 20~30분간의 짧은 운동은 강압효과가 적다.
금연 자체의 강압효과는 크지 않다. 그러나 흡연은 동맥경화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기 때문에 반드시 끊어야 한다. 간접 흡연도 가벼운 흡연자와 비슷한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맞춤 약물치료
일반적인 맞춤치료 | 혈압이 140/90mmHg 이상이면 대개 약물치료를 해야 한다. 현재 고혈압 치료에 효과적이며 안전성이 입증되고 부작용도 경미하여 추천되는 강압제는 5가지로 이뇨제, 베타차단제, 칼슘길항제, ACE억제제,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가 있다. 고혈압 약은 효과가 24시간 지속되어 1일 1회 복용이 가능한 약을 선택한다. 이런 약은 순응도를 높여주며 혈압변동을 최소화해 혈압을 지속적으로 부드럽게 조절해 주고 주요한 심혈관 사고와 표적장기 손상을 방지해 준다.
먼저 고혈압 약을 선택할 때 쉬운 방법으로는 나이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좋다. 즉 만 55세를 기준으로 그보다 젊은 사람은 ACE 억제제와 베타차단제가 효과적이고, 55세 이상인 고령자에서는 칼슘길항제와 이뇨제가 더 효과적이다. 이때 과체중 또는 비만한 고혈압 환자는 베타차단제로 혈압조절은 잘 되더라도 체중이 증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ACE 억제제 등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ACE 억제제는 혈압뿐 아니라 심부전, 심근경색, 당뇨병에도 효과적인 약제지만 기침의 부작용이 무척 많아 목구멍이 간질간질하고 마른 기침을 하게 된다. 기침이 심한 경우는 같은 효과를 지닌 반면 기침의 부작용이 거의 없는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로 바꿔 사용하면 된다.
특정질환별 맞춤요법 | 노인에게는 수축기 혈압만 높고 이완기 혈압은 낮은 ‘수축기 고혈압’이 잘 생긴다. 이 경우 뇌혈관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은데 이뇨제와 칼슘길항제가 타 약제보다 효과적이다.
관상동맥질환이 합병된 환자들 중 고혈압과 협심증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베타차단제와 칼슘길항제(단시간형 제외)가, 심부전증 환자나 심근경색 후에는 ACE 억제제, 베타차단제,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가 유효하다.
좌심실 비대가 있는 환자들은 없는 사람에 비해 심혈관질환 발생이 2~9배 높은데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 칼슘길항제, ACE 억제제가 효과적이다.
고혈압·당뇨병이나 신장질환이 합병되어 있는 환자는 혈압을 130/80mmHg 이하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치료해야 한다. ACE 억제제,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 칼슘길항제, 소량의 이뇨제 및 베타차단제 모두 적절한 혈압감소를 위해 사용할 수 있다. 특히 당뇨성 신증의 경우에는 ACE 억제제,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가 더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