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정 마리아의 묵주기도-46 : 묵주기도와 전례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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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묵주기도와 전례주년

묵주기도의 신비와 전례주년

주님께서 부활하신 날인 주일을 중심으로 그리스도인들이 보내게 되는 한 주간은, 정해진 묵주기도의 신비 요일에 맞추어 그리스도 생애의 신비들을 거쳐 가는 하나의 과정이 됩니다.(교서 ‘동정 마리아의 묵주기도’, 38항) 또한 묵주기도는 우리를 전례로 훌륭하게 이끌어주는 동시에 전례를 충실하게 반영하므로, 전례에 내적으로 충만히 참여하게 하고 일상생활에서 그 열매를 거두게 합니다.(4항) 교회는 한 해를 주기로 하여, 강생과 성탄에서부터 승천, 성령 강림날과 주님의 오심을 기다리는 대림까지 그리스도의 모든 신비를 기념합니다.(전례헌장, 102항) 전례주년에 따른 묵주기도 신비 묵상을 드러낼 수 있도록 기도한다면, 묵주기도 신비 하나하나를 전례 기념일에 맞추어 그 의미를 헤아려 볼 수 있습니다. 아래 제시되는 내용은 각각의 신비 주제를 전례력과 연결 지어 해당 축일의 전례문이나 전례적 기념을 통해 묵주기도의 묵상을 더 풍요롭게 할 수 있습니다.

환희의 신비(주님 탄생과 공생활 이전 유년기에 대한 묵상)

환희의 신비 1단 :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3월25일). 성부께서는 동정 마리아의 모태에서 말씀이 사람이 되게 하셨으니, 참하느님이시며 참사람이신 구세주의 신비를 찬양하고, 그분의 신성에 참여하도록 기도합니다.

환희의 신비 2단 :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방문 축일’(5월31일). 성자를 잉태하신 동정 마리아께서 엘리사벳을 방문하도록 이끄셨으니, 우리도 성령께서 이끄시는 대로 따라 살며, 마리아와 함께 언제나 하느님을 찬양합니다.

환희의 신비 3단 : ‘주님 탄생 대축일’(12월25일). 참된 빛이신 그리스도의 탄생으로 거룩한 밤을 밝혀 주셨으니, 우리가 세상에서 이 빛의 신비를 깨닫고, 천국에서 그 빛의 기쁨을 누리도록 기도합니다.

환희의 신비 4단 : ‘주님 봉헌 축일’(‘주님 탄생 대축일’부터 40일째 되는 2월2일). 사람이 되신 외아드님께서 성전에서 봉헌되셨듯이, 우리도 깨끗한 마음으로 하느님께 우리 자신을 봉헌하도록 기도합니다.

환희의 신비 5단 :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성탄 팔일 축제’ 내 주일). 예수, 마리아, 요셉께서는 성가정을 통하여 참된 삶의 모범을 보여 주시니, 우리도 성가정의 성덕과 사랑을 본받아 하느님의 집에서 끝없는 기쁨과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

빛의 신비(공생활의 신비 묵상)

빛의 신비 1단 : ‘주님 세례 축일’(성탄 시기 끝, 연중 시기 시작). 하느님께서는 요르단 강에서 세례를 받으신 그리스도께 성령을 보내시어, 하느님의 사랑하시는 아들로 선포하셨으니, 물과 성령으로 새로 난 우리도 언제나 하느님 마음에 드는 자녀로 살아가도록 기도합니다.

빛의 신비 2단 : ‘혼인성사’(혼인성사 전례). 하느님께서는 인류를 창조하실 때 남녀의 결합을 바라셨으니, 혼인 계약으로 맺어지는 이들을 사랑의 끈으로 묶어주시어, 사랑의 열매를 맺게 하시며 그 사랑의 증인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

빛의 신비 3단 : ‘세계 가난한 이의 날’(연중 제33주일). 예수님께서는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루카 4,18)을 전하도록 파견되셨습니다. 언제나 모든 선의 근원이신 주님을 기쁜 마음으로 섬기며, 완전하고 영원한 행복을 누릴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빛의 신비 4단 : ‘주님 거룩한 변모 축일’(‘성 십자가 현양 축일’ 40일 전 8월6일). 외아드님의 영광스러운 변모 때에, 율법과 예언서의 증언으로 신앙의 신비를 밝혀 주시고, 저희를 자녀로 삼으실 것을 미리 알려 주셨으니, 하느님의 종인 저희가 하느님께서 사랑하시는 아드님의 목소리를 듣고, 그분과 함께 공동 상속자가 될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

빛의 신비 5단 : ‘주님 만찬 성목요일’(성삼일의 시작). 성자께서는 죽음을 앞두시고, 거룩한 만찬으로 새롭고 영원한 제사와 사랑의 잔치를 교회에 맡기셨으니, 이 놀라운 신비에 참여하는 우리에게 주시는 주님의 넘치는 사랑과 생명을 얻을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

고통의 신비(사순시기나 주님의 수난과 관련된 축일 묵상)

고통의 신비 1단 :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 다음 목요일). 거룩한 성찬의 성사로 주님의 수난을 기념하게 하셨으니, 언제나 구원의 은혜를 누리며 성체 성혈의 거룩한 신비를 공경하며 살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

고통의 신비 2단 : ‘재의 수요일’(사순시기 시작). “사람아, 너는 먼지이니, 먼지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여라.” 그리스도를 믿는 우리가 거룩한 재계(齋戒)로 악의 세계와 맞서 싸우려 하니, 극기로 보루를 쌓을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

고통의 신비 3단 : ‘주님 수난 성지 주일’(성주간의 첫째 날). 구세주께서 스스로 자신을 낮추시어 사람이 되시고, 십자가의 형벌을 받으셨으니, 주님의 수난에 참여하여 부활의 영광을 함께 누릴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

고통의 신비 4단 : ‘성 십자가 현양 축일’(9월 14일). 외아드님의 십자가로 인류를 구원하셨으니, 저희가 지상에서 하느님 사랑의 신비를 깨닫고, 천상에서 구원의 은혜를 얻을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

고통의 신비 5단 : ‘성 금요일’(성삼일의 둘째 날). 부활을 희망하며, 그리스도의 죽음을 기념하였으니, 우리에게 강복하시어 죄를 용서하시고 위로하시며, 믿음을 굳게 하시고 영원한 구원을 베풀어 주시길 기도합니다.

영광의 신비(주님 부활에 대한 묵상)

영광의 신비 1단 : ‘주님 부활 대축일’(파스카 성야). 주님이신 그리스도의 영광스러운 부활로 거룩한 밤을 비추셨으니, 우리가 교회 안에서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음을 깨닫고, 모두 몸과 마음이 새로워져 하느님을 충실히 섬길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

영광의 신비 2단 : ‘주님 승천 대축일’(‘주님 부활 대축일’로부터 40일째 되는 부활 제6주간 목요일). 성자 그리스도의 승천으로 우리를 들어 높이셨으니, 우리가 거룩한 기쁨에 가득 차 감사의 제사를 바치며, 머리이신 그리스도께서 영광스럽게 올라가신 하늘나라에, 그 지체인 우리의 희망을 둘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

영광의 신비 3단 : ‘성령 강림 대축일’(‘주님 부활 대축일’로부터 50일째 되는 주일). 모든 민족들과 나라에 세우신 하느님의 온 교회를 거룩하게 하시니, 성령의 선물을 온 세상에 내려 주시고, 복음이 처음 선포될 때 베푸신 그 큰 은혜를, 이제 믿는 이들의 마음속에 가득 채워 주시도록 기도합니다.

영광의 신비 4단 : ‘성모 승천 대축일’(8월 15일). 티 없이 깨끗하신 동정녀이시며 성자의 어머니이신 마리아를 하늘로 부르시어, 그 육신과 영혼이 천상 영광을 누리게 하셨으니, 우리도 언제나 하느님을 그리워하며 그 영광을 함께 누릴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

영광의 신비 5단 : ‘복되신 동정 마리아 모후 기념일’(8월 22일). 성자의 어머니 동정 마리아를 어머니요 모후로 모시게 하셨으니, 우리도 성모님의 전구로 보호를 받아 하늘나라에서 하느님 자녀의 영광을 누릴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20년 10월호, 박상운 토마스 신부(전주교구 효자4동성당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