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종아리가 아파 잠이 깬다. 새벽 4시 반이다. 정확히 오른쪽 종아리 바깥쪽이다. 얼마나 아프면 잠이 깰까? 아파보지 않고는 상상이 되지 않는다. 애드빌, 타이레놀, 신경외과에서 처방해준 진통제를 먹는다. 약을 과용하면 나쁘다는 점잖은 말씀은 도저히 지킬 수가 없다. 그저 마구 먹어댄다. 곤히 잠든 아내마저 깨어나 아픈 다리를 주무른다. 미안한 마음도 아픈 통증 앞에서는 염치없이 사라진다. 물파스를 바르고 멘소래담을 바르고 파스를 붙인다. 일어나 거실을 서성거리며 고통을 참아본다. 그럭저럭 5시다. 통증은 조금 가라앉았지만 다시 잠이 올 것 같지 않다. 책을 펴든다. 재미가 없다.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듣는다. 그도 지겹다. 시간이 흘러 날이 밝기를 기다린다. 하긴 날이 밝는다고 뾰족한 수가 있을 리 없다.
도대체 왜 이리 아픈 걸까? 허리 척추 수술을 했다. 그래서 아프던 허벅지와 엉덩이 부분의 통증은 사라졌다. 그리고 어느 날인가, 종아리가 대신 아파오기 시작했다. 의사는 신경계통이 다시 살아나서 본래의 기능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증세라고 했다. 그럼 언제쯤이면 이 통증이 사라지나? 사람에 따라 다르단다. 병원에 입원하고 있을 때는 통증 완화제 주사를 맞아서 편안했고 퇴원 후 10일간은 병원에서 처방해 준 진통제를 먹어서 그럭저럭 견딜 수 있었는데 처방해 준 약이 떨어질 때쯤이면 통증은 사라질 거라고 하더니 아니다. 수술을 분당 차병원에서 했기 때문에 쉽게 가기도 어려워 종아리 통증쯤이야 동네 병원에서도 고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정형외과, 신경외과, 한의원을 드나들며 물리치료를 받고 침을 맞아도 별 차도가 없다. 그렇게 세월을 보내기가 벌써 10일이 지났다. 마지막 척추 수술결과 검사가 5월 31일 예정이다. 그 때는 어차피 차병원엘 가야하겠지만 그 때까지 거의 보름을 이런 상태로 견딜 수 있을까? 아무래도 분당 차병원엘 다시 가야 할까보다. 그런데 거길 가면 확실히 해결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