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치 - 북한]
北미사일 추적, 美 28층높이 'X밴드 레이더' 서태평양에
4800㎞ 떨어진 야구공 식별
미사일 방어 체제 핵심 장비, 석유시추선 실려 이동 배치중
미국은 북한의 은하 3호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비해 하와이에 있는 해상배치 X밴드(SBX·Sea-Based X-band) 레이더를 서태평양으로 이동 배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5일 "미국이 지난 4월에 이어 이번에도 SBX 레이더를 서태평양에 배치해 북한 은하 3호의 궤적을 추적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SBX 레이더는 4800여㎞ 떨어져 있는 야구공을 식별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눈'을 자랑한다.
이는 파장이 2.5㎝ 정도로 짧은 X밴드 주파수를 사용하고, 강력한 발전 장치로 전파를 멀리까지 쏘아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레이더 전파 파장이 짧을수록 물체를 정밀하게 식별할 수 있어 해상도가 높다.
북한 장거리 로켓 발사 후 궤적 추적에 나설 미 해상배치 X밴드(SBX) 레이더. 거대한 석유시추선 위에 레이더가 실려 있으며, 레이더는 최대 4800여㎞ 떨어져 있는 야구공을 식별할 수 있다. /美 국방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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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레이더는 미국이 미 본토 등을 향해 날아오는 적 탄도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개발 중인 미사일방어(MD) 체제의 핵심 장비다.
적 탄도미사일이 날아오는 것을 수천㎞ 밖에서 탐지해 요격 미사일 기지에 전달, 요격 미사일이 정확히 적 탄도미사일을 격추시킬 수 있도록 도와준다.
사정거리 1만㎞ 이상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마하 20(음속의 20배 속도) 이상의 초고속으로 목표물을 향해 날아오고 미국의 MD 시스템을 교란하기 위해 가짜 탄두(彈頭)를 달기 때문에 SBX 레이더 같은 정교한 시스템이 필요하다.
SBX 레이더는 거대한 석유시추선에 실려 이동하는 것이 특징이다.
시추선 위에 레이더가 얹혀 있어 하나의 시스템으로 움직인다.
러시아에서 제작된 이 시추선은 가로 73m, 세로 119m, 높이 60m 크기로, 시속 15㎞의 속도로 움직일 수 있다. 15m 높이의 파도에도 견딜 수 있게 설계됐다.
레이더와 시추선을 합한 무게는 5만340t에 달한다.
둥근 커버가 씌워져 있는 X밴드 레이더만 해도 8층 건물 높이와 비슷하다.
시추선 밑에서 레이더 상단(上端)까지의 높이는 85m로 28층 건물 높이와 비슷하다.
승무원은 보통 85명이 탑승한다. 총 비용은 9억달러(9700여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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