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살인' 사건 피의자 이은해(31)가 검찰 조사에 일부 협조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범 조현수(30)와 사이에 입장에 균열이 생겼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검찰은 살인의 고의성을 입증하는 진술을 확보해 구속 만료일인 다음달 5일 이전에 이들을 재판에 넘긴다는 계획이다.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인천지검 관계자는 25일 "이씨가 지난 금요일(22일) 조사는 잘 받았다"고 밝혔다. 이씨는 "이씨가 협조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씨는 지난 19일 구속된 이후 검찰 조사에 불응하는 등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였지만 지난 22일 국선 변호인이 입회한 상태에서 이뤄진 조사에서는 태도 변화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태도 변화가 향후 재판에서 형량을 낮추려는 '전략'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프로파일러 출신인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조사 과정에서 검찰이 제시한 증거들을 보고 '빠져나가기 어렵겠다' 생각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씨와 조씨가 검거 전 진술을 맞췄을 수도 있지만 한계가 분명하다. 공 교수는 "검거 전 지인들과 여행을 떠난 자리에서 서로 진술을 맞췄을 것"이라면서도 "수사관의 모든 질문에 답을 맞추진 못했을 것"이라 말했다. 이어 "혐의를 부분적으로 인정하는 등 앞으로 재판 과정에서 형량을 덜 전략을 구사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현재 검찰은 이씨와 조씨를 분리해 조사하면서 범죄를 자백하는 쪽이 더 유리한 '죄수의 딜레마'를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대편이 어떤 진술을 했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결국 한 쪽이 사건 당일 계곡에서 있던 일들에 대해 과감한 진술들을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공 교수는 "이씨가 진술로써 범행의 책임 일부를 조씨에 떠넘길 가능성이 있다"며 "조씨로서는 책임을 뒤집어쓸 상황이 오면 이씨의 범행을 진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살인의 고의성을 입증하는 결정적인 진술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현재로서 이씨와 조씨는 사건 당시 신체 접촉 없이 피해자 윤모씨(사망 당시 39세)에 다이빙을 '강요'했다.
공 교수는 "윤씨가 이씨와 조씨에 심리적으로 지배당하고 있었다는 점을 심리학 전문가 의견 등을 통해 입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검사 출신인 이윤제 명지대 법학과 교수도 "윤씨가 이씨 다이빙 강요에 행동할 수밖에 없던 점을 검찰이 입증해 내야 할 것"이라 말했다.
이씨와 조씨의 구속 기한은 다음달 5일 자정에 만료된다. 검찰은 그 전에 수사를 마무리하고 이들을 기소해야 한다.
김성진 기자
출처 : 이은해 '죄수의 딜레마' 빠졌나 "조사에 협조적"…공범 조현수는? - 머니투데이 (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