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데리고 사천 우주항공 엑스포를 가겠다고 선언을 했지만 정작 남편은 회사일로 바빠서 토욜날 같이 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그래서 바글바글한 토욜보다는 금욜날 혼자서 가겠다고 선언하고 조금 더가면 고성 공룡박물관 앞에 야영장이 있으니 캠핑 장비를 실어달라고 했다..가서 옆사람에게 도와달라고 하던지 해서 숙박비 한푼이라도 아낄 셈으로 ..내심 걱정이 태산같은 표정으로 남편은 나를 보지만 나의 굳은 의지의 얼굴에 어쩔수 없이 장비를 실어주었다..
네비게이션 덕에 길은 한번도 헤메지 않고 사천 여행을 다하고 오후가 되어서 고성으로 향했다..도착은 6시전 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는 시간..
아니 이럴수가... 설마 설마 했는데..아무도 없다..
어떻게 하지.. 바로 앞으 커다란 모텔 간판이 날 유혹했지만..거기까지 가지고간 오기로 혼자 함 해보겠다고 결심하고 바로 탠트를 내리기 시작했다...
4살난 남자 쌍둥이중 한놈은 자고 한놈은 깨어 있어 텐트치는데 온갖 간섭다한다..남편이 했던걸 가물 가물 기억하며..텐트를 치기 시작했다..텐트는 어찌 어찌 쳤는데.. 후라이 치는데 왜 이리 어려운지..
텐트 치는데 깨있는 놈이 쉬하고 싶다하여 화장실 자고 있는놈 깨어서 응가 한다 하여 화장실 하고 돌아서니 밤이 되었다..
문제는 랜턴을 켜야하는데 한번도 한적이 없다..신랑한테 전화해서 텐트다치고 랜턴 어떻게 하는지 가르쳐 달라하니 기도 안차나 보다..이미 친 텐트를 거둘수는 없는 일이고..가스렌턴이 고장이 났는지 안돼고 기름랜턴을 남편이 하라는데로 하니 불하나는 밝혀졌다..
깜깜한 밤에 사실 쬐메 무서웠지만 애들앞에서 용감한척...녀석들 밥챙겨 먹이고 나도 넘 배고파 라면하나 끓여 먹고..돌아서니..
왜이리 뿌듯한지..새로산 침낭속에 녀석들을 집어넣고..나도 조용히 밤을 접었다..
남자쌍둥이 녀석들을 기르느라 작년에는 캠핑을 한다는건 생각할 수도 없는 마음에 여유가 없었다..
올해부터 남편이 아이들을 데리고 캠핑을 가자고 하기에 여행을 좋아하는 나로선 적극 찬성이었지만 이리 돈이 많이 들줄이야....(아주 빈약한 장비를 가지고 있음에도)
남편과 야영을 시작한지 10여차례되었지만 적극 텐트를 치는데 동참한 적은 없었다..어설픈 내가 더 방해가 되지나 않을까...주위만 맴돌기도 했고 어설프나마 도와준적도 있긴 있었다.
그런데 혼자서 이렇게 텐트를 쳤다니.. 마냥 어린아이처럼 가슴 뿌듯했다..
토욜날 우리와 합류한 남편 "어쭈... 제법 잘 쳤는데..."
내가 직접쳐보니 뭐가 잘못된지를 알겠다..후라이 균형이 좀 잘안잡혔다는것..텐트도 약간 느슨했던것 같구..ㅎㅎ
그래도 넘 기분좋았다..주위 아는 엄마들한테 자랑을 했더니.. 나보고 미쳤다 한다..난 정상인데..
ㅎㅎ 정말 대단하시네요. 아이둘까지 데리고. ^^ 나중에 저희 집사람도 정신무장 전수해주심이...
전 정말 아이들데리고 어디 다니는거 힘든거 하나 없는데 다른 아짐씨들 왜 힘들어 하는지 잘 이해안가서..아마 저는 남이 힘들어 하는 부분을 행복으로 느끼나봐요..
진정한 캠퍼, 표현이 무색합니다....남자인 저도 용기 얻습니다.
홈스타님.. 저정말 부끄럽네요..진정한 캠퍼란 집에 돌아갈때 모든 쓰레기를 집에 가지고 가서 분리수거할때 들을 수 있다라고 말하고 싶네요..(야영장에 분리쓰레기통이 철저히 설치되어 있다면 몰라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