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주=2012년 ‘사람의 문학’ 등단. 시집‘귀하고 아득하고 깊은’, ‘나는 누구의 바깥에 서 있는 걸까’. 대구시인협회 회원.
<해설> 바람은 보이는 게 아니다. 바람은 자신이 일으키는 것이다. 시인은 창을 앞에 두고 바람은 감지하고 있다. 창을 열었다가 닫는 행위를 통해 어쩌면 자신 내면의 바람(바램, 기대)과 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시에서 가장 놀라운 상상력은 “뿌리만 남기고 잎은 떠나보낸 대머리 잡초가 / 이파리도 없이 흔들리듯”에서 대머리 잡초? 궁금하기 그지없다. 본시 대머리였는지, 밑동이 바짝 깎여서 그리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파리도 없이 흔들린다는 것은, 일반적인 상식을 넘어선 불가의 화두로 읽힌다. 아무튼 창은 열라고 달아둔 것인지, 닫으려고 달아 둔 것인지. 창은 신체의 어느 한 부위일 수도 있지만, 아무튼 창은 시인만 아는, 바람을 맞이하는 그런 창이다.-박윤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