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요자, 앞으로 공사비 상승으로 '분양가' 더 오른다...비싸도 내 집 마련 |
[K그로우 이연진 기자] 최근 서울 등 수도권에서 일반 청약에서는 마감에 실패했지만, 무순위 청약 이른바 '줍줍'에서는 완판이 되면서 그 이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분양 시장이 침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입지, 분양가에 따라 청약성적이 엇갈리는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미분양, 미계약이 발생한 일부 단지가 진행된 무순위 청약에서 '줍줍'을 원하는 수요로 인해 분양이 신속하게 마감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서울에서 일반 청약을 진행했지만, 주변 시세대비 비싼 고분양가 논란으로 시끄럽던 단지가 이달 실시한 줍줍에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을 통해 진행한 이문 아이파크 자이 무순위 1차 청약에서 122가구 모집에 729명(경쟁률 5.98대 1)이 접수했다.
앞서 이곳은 본청약 당시 2단지 전용면적 84㎡ A타입 기준 경쟁률이 25.39대 1을 기록했다.
그러나 3단지 84㎡ 중 가장 경쟁률이 높은 F타입은 9.75대 1에 불과했다. 특히 3단지는 저층·테라스형으로 구성돼 분양가도 최고 14억원으로 1·2단지보다 1억~2억원더 높았다.
또한 지난 2일 진행한 e편한세상 답십리 아르테포레는 54가구가 무순위 1차 청약으로 나왔는데 무려 3138명이 몰려 58.1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e편한세상 답십리 아르테포레 분양가는 59A 타입 9억 1800만원, 59B 타입 9억 2200만원, 84A 타입 11억 5600만원, 84B 타입 11억 6800만원, 84C 타입 11억 4900만원 수준이다.
이 단지는 인근 시세를 고려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아 입지 대비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실제로 인근에 위치한 두산위브(2006년 준공) 전용 84㎡의 실거래가인 9억5000만원보다 2억원이나 높다.
앞서 e편한세상 답십리 아르테포레는 1순위 청약 경쟁률이 최고 129 대 1(59A 타입)로 집계될 만큼 청약 수요자들의 큰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정작 계약률은 5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무순위 청약을 실시하게 됐다.
실수요자들이 높은 분양가에도 내 집 마련에 나선 이유는 앞으로 분양가가 더 상승할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다.
새해 들어서도 분양가 인상의 가장 큰 요인인 건설 공사비 상승, 원자재 가격과 임금 상승이 계속되면서 앞으로도 분양가는 더 상승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업계에서는 이미 원자재가격과 인건비가 급등한 상황에 올해부터 층간소음 검사 강화와 제로에너지 건축물 규제가 시행되면서 시공비용이 더욱 오를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실제 건설공사비 상승이 분양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주거용 건물의 건설공사비 지수는 152.54로 전년 동기 147.63 대비 약 3.32% 올랐다. 3년 전인 2020년 11월 120.59와 비교하면 31.95%나 오른 셈이다.
임금상승 역시 분양가 고공행진의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가 올해 1월 1일자로 적용되는 2024년 상반기 적용 건설업 임금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127개 직종의 일 평균 임금은 27만789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대비 1.99%·동기 대비 6.01% 각각 올랐다. 유형별로 보면 91개 일반 공사직종이 25만8359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5.69%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새해 들어 분양하는 단지 대부분이 미달 사태 또는 낮은 경쟁률을 기록한 가운데 언제까지 이런 분위기가 이어질지는 장담할 수 없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변서경 주택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대출 조건 강화, 대출 한도 축소, 고분양가 및 고금리 등으로 수요자의 자금 조달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입지와 분양가 경쟁력에 따라 분양 경쟁률이 편차를 보이고 있어 수도권과 대도시의 신규 분양 아파트 중 주변 시세에 비해 분양가가 높지 않은 단지에 수요가 집중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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