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홀로 못 만든다”… 2년새 영업익 89% 뛴 K방산 中企
2023년 매출 6조7200억, 영업익 5154억
대기업에 부품 공급…K방산 생태계 구축
품질·가격·납기(QCD) 3박자 갖춰
트럼프발 세계 방산 수요 증가…韓에 기회
박용선 기자
입력 2025.03.13. 06:39
업데이트 2025.03.13. 13:58
국내 방산기업 코비코의 ‘차륜형 장갑차’. /코비코 제공
국내 방산기업 코비코의 ‘차륜형 장갑차’. /코비코 제공
‘공짜 안보는 없다’는 트럼프 대통령발(發) 전 세계 방위비 증가 전망이 국내 중소·중견 방산기업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13일 한국방위산업진흥회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국내 중소·중견 방산기업은 65곳이다. 이 기업들은 최근 가파른 실적 성장세를 기록했다. 2021년 약 5조4000억원이었던 65개 중소·중견 방산기업의 매출은 2023년 약 6조7200억원으로 24% 증가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약 2720억원에서 약 5154억원으로 89% 증가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707,000원 ▲ 42,000 6.32%) 등 방산 대기업 18곳의 성장세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꾸준히 K방산 생태계에서 ‘허리’ 역할을 하고 있다. 중소·중견 방산기업은 자체적으로 무기체계 완제품을 생산하기도 하지만, 80%가량이 대기업에 관련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방산 대기업은 2023년 매출(13조4750억원)이 2021년과 비교해 28% 늘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1조3220억원)은 193% 증가했다. 폴란드 등 수출 증가 영향이 컸다.
그래픽=손민균
그래픽=손민균
◇K방산 생태계 ‘허리’ 중소·중견기업
중소·중견 방산기업이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품질·가격·납기 경쟁력에 있다. 이른바 QCD(Quality·Cost·Delivery)다. 좋은 성능을 지닌 무기체계 또는 부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한다는 것이다. 고객이 원하는 스케줄에 맞출 수 있는 신속한 납기 능력도 강점이다.
이는 중소·중견기업이 대기업에 무기체계 부품을 공급하는 K방산 생태계에서 비롯됐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다른 제조업과 마찬가지로 K방산도 대기업과 중소·중견 협력 구조를 지닌다”며 “방산 대기업 홀로 무기체계를 만들지 못한다”고 말했다.
적의 공격으로부터 장비를 보호하는 방탄 제품을 생산하는 삼양컴텍은 대기업에 자사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 회사의 방탄 제품은 현대로템의 ‘K2 전차’,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다연장 로켓 ‘천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기동헬기 ‘수리온’ 등에 탑재된다.
무기체계 완제품을 생산하며 경쟁력을 구축하는 중소·중견 방산기업도 있다. 방탄헬멧을 제조하는 경창산업(1,796원 ▲ 20 1.13%), 소총·기관총을 만드는 SNT모티브, 방탄 기능에 기동성을 갖춘 차륜형 장갑차(KMPV)를 생산하는 코비코 등이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미국의 ‘세계의 경찰’ 역할이 끝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는 K방산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미국의 ‘세계의 경찰’ 역할이 끝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는 K방산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트럼프발 세계 방산 수요 증가…韓에 기회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미국이 그동안 해왔던 ‘세계의 경찰’ 역할이 끝날 것이란 전망도 K방산 중소·중견기업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에 ‘더 이상 미국이 대신 지켜주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이에 유럽 각국은 자력으로 안보를 증강하기 위해 국방비를 늘리고 있다.
이런 상황이 국내 중소·중견 방산기업에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수출이 늘고 K방산 생태계를 구축한 중소·중견기업에도 그 이익이 흘러 들어가는 낙수효과가 기대된다는 것이다.
장원준 전북대 방위산업융합전공 교수는 “갑작스럽게 방위력을 강화해야 하는 국가의 경우, 빠른 납기 경쟁력을 갖춘 K방산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며 “그동안 K방산이 유럽에 전차·천무 등을 공급하며 좋은 관계를 구축한 것도 긍정적 요인이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또한 “방산 수출은 고객이 정부 또는 군으로 ‘정부 대 정부 수출(G2G) 전략’이 중요하다”며 “특히 대기업에 비해 해외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중견 방산기업을 지원하는 방산중소기업수출지원센터 등을 설립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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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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