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가 추구하는 사랑의 정신과 거룩성의 원칙은 시대가 변해도 상황과 환경이 바뀌어도 변할 수 없고 변해서도 안 되는 절대적 가치다. 하지만 시대에 따른 그리고 사람들의 필요에 따른 트랜드는 변할 수 있고 변해야 하는 것이다.
세월의 변화 속에 사람들도 변하고 인간의 다양한 욕구도 변하고 있으며 과거와는 달리 대중의 인식도 많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괜찮았던 전도 행위 같은 것들이 지금에는 사람들에게 불쾌하고 부담되는 행위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따라서 시대에 맞게 그리고 지역 사람들의 정서에 맞게 변모하지 않으면 오늘날 지역교회들은 살아남을 수도 없고 마침내 몰락하게 될 것이다. 자기들만의 축제를 벌이다가 마지막 사람이 죽으면 그 공동체도 죽게 될 것이다.
기독교뿐만 아니라 한국에서의 종교는 1970~80년대를 거치면서 급격한 성장기를 경험하다가 2010년대를 지나면서 정체기를 걸었다. 그리고 지금은 급격한 수축기 혹은 침체기를 겪고 있다. 학자들은 지금 한국 종교를 종교의 몰락이라고까지 언급하는 실정이다. 그것이 통계와 데이터로 나타나고 있고 심지어 승려, 사제, 목회자 후보생 수가 줄고 있다고 하니 이것은 분명히 이 세대의 탈종교회의 현상으로 읽힐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그렇다면 2024년, 변화의 한복판에서 살아가는 우리 교회가 몰락이 아니라 비상의 기회를 얻을 수는 없을까? 세상의 관심에서 멀어져 결국 자멸의 길로 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세상과 지역사회의 공감과 인정까지 받으면서 더욱더 부흥의 길로 나가는 방법은 없을까? 만일 예수님께서 2024년에 대한민국에 오신다면 그분은 과연 어떤 사역을 펼치실까? 그리고 이천 년 전의 방식으로 예수님이 일하신다면 그분은 성공할 수 있을까?
우리에게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다. 과감하고 신속한 변화를 이루어 내지 못한다면 때는 늦을 것이다. 하지만 이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불과 몇 년 전에 유럽과 북미 신학자들 사이에서 “MISSIONAL CHURCH"라는 용어가 등장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선교적 교회라고 표현했는데 산성과 같은 전통적인 교회의 모습에서 세상으로 들어가 다양한 형태의 모습, 예를 들면 카페나 구둣가게, 식당이나 문화센터와 같은 일상의 교회로 바뀌는 것을, 선교적 교회라고 했다. 한 주일 동안 세상과 함께 호흡하며 활동하다가 안식일이 되면 교회로 변하는 기동성 있고 생산적인 세상 속 교회의 모습이다.
지금 대부분 교회는 일주일에 두 번 혹은 세 번 예배드리는 공간으로 전락했다. 가장 비효율적이고 경제성이 낮은 건물이 교회의 건물이 되었다. 분주한 도심지 안에 가장 한가한 장소, 복잡한 거리에서 유일하게 주차장이 텅텅 비어있는 곳, 그곳이 오늘날 교회의 모습이다. 이런 교회가 어떻게 MZ세대들에게 이해되며 받아들여질 수 있겠는가?
이제 지역교회들은 전통적인 교회에서 선교적 교회로 신속한 변모를 시도해야 한다. 지금 이런 모습의 교회는 불과 20년 후면 사라질 수 있다. 물론 간신히 살아서 숨만 붙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회생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바뀐다면 지금의 위기는 우리에게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교회가 교회다워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바로 지금이다. 시대에 뒤처지고 불필요한 교회로 전락할 것인가 아니면 세상의 빛이 되고 꼭 필요한 교회로 변할 것인가, 우리 모든 구성원이 심각하게 고민해 보아야 할 문제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