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을 앞둔 제주 바다는 푸르다 못해 시렸다. 제주 탑동해안을 끼고 용두암으로 향하는 황금버스 안에서 드넓게 펼쳐진 바다를 보면서 도착한 용두암!
용두암은 200만년 전 한라산이 분출하며 생긴 용암이 식어 생긴 암석이다. 용두암을 바라볼 때 용두암이 바다에서 육지로 용암을 밀어올린 모습처럼 되 있어서 지질학을 전공한 나 역시이해가 안간다.
지질학적으로 이 암석을 바라본다면 한라산 분화구에서 용암이 흘러내려 암석이 형성될 때 바다쪽으로 완만한 경사를 끊김이 없이 이어져 내려왔을텐데 이 용두암은 그렇지가 않다. 그래서 용두암은 머리부분과 몸체부분이 중간에서 끊어져있기에 더욱 더 용의 형상이 되지안했나 싶다. 용두암은 내가 어렸을 때 봤던 모습이랑 다소 다르다. 그때에는 완전히 용의 머리를 한 형상이었는데 어느날인가 이 용두암이 벼락을 맞아 일부가 떨어져 나가있지만 오늘날에도 그 모습을 바라볼 때에 용의 머리라해도 그리 어색하진 않다.
높이 10m, 길이30m의 바위 용두암!
제주는 전설의 고향이다. 참 제주에는 어떻게 그리 전설이 많은지....
김녕사굴에 얽힌전설, 한라산과 설문대 할망전설, 오백나한 전설, 그리고 이 용두암에 얽힌 전설까지 그외에 수십,수백가지의 전설을 갖고있는 제주도다.
내가 어렸을 적 어느 방송국에서'전설따라 삼천리'라는 프로를 들은 적이 있었다. 내가 기억하기론 시그널 음악이 울려퍼지고 난 후 성우 유기현씨가"전설따라 삼천리! 오늘은 제주도 제주시에 위치한 용두암에 얽힌 전설을 들리도록 하겠습니다"라며 구성지게 어느시골 할아버지가 어린 손자손녀들을 앉혀놓고 이야기를 풀어가듯이 늘어놓던 프로다. 그때에 이 용두암에 얽힌 전설이 나갔었던걸로 안다.
이 용두암에 얽힌 이야기는 옛날 용궁에 살던 이무기 한 마리가 하늘로 승천하고자 했으나 쉽지가 않했던 모양이다. 어느날 한라산 신령의 옥구슬을 가지면 승천 할 수있다는 것을 안 이무기는 한라산 신령의 옥구슬을 몰래 훔쳐 용연 게곡을 통해 무사히 몸을 숨겨 내려왔으나 용연이 끝나는 바닷가에서 옥구슬을 입에 물고 용으로 변하여 드디어 승천하려던 순간 신령에게 들키어 대노한 한라산 신령의 화살을 맞고 바다에 떨어지게된다.
이무기는 승천하지 못한 한과 고통으로 몸을 뒤틀며 울부짖는 모습으로 바위가 되었다는 이야기인데 이 얘기 외에 용두암에 얽힌 전설은 두어가지가 있지만 당시에 내가 들었던 내용을 적어놓는다. 우리 형제들은 이 '전설따라 삼천리'가 시작할 시간이되면 화장실 다녀 올 사람들은 일찍 다녀 와 이불속에 들어앉아 끔찍하고 무서운 이 전설들을 듣곤 했었는데...
용두암이 품고있는 풀장같은 수영장!
어렸을 적 여름날이면 동네 조무래기들 대 여섯명은 커다란 검은색 타어어튜브를 어깨에 걸쳐메고 수경, 작살을 들고 이 용두암앞에서 수영을 하곤했다.그것도 때얕볕을 받아가며 걸어서 1시간여 거리를 땀 뻘뻘 흘리면서.. 이길을 걸어오며 "우리가 이 무슨 짓거리하는거야? 그냥 집으로 돌아갈까?"하며 수차례의 마음의 갈등을 겪으면서도 "조금만 참으면 푸른바다가 우리를 반길거야. 도착하면 그냥 거추장스런 옷 훌훌 벗어재끼고 물속으로 퐁당.." 사막의 오아시스를 만나러 가는것 마냥 시원한 바닷속에 빠진다는 생각땜에 찾아들던 곳이다.
그때의 그 조무래기들 역시 이제 지천명을 넘어있을텐데....
용두암 앞에서 바라본 서쪽 풍경이다. 지금은 이 해안선을 따라 제주국제공항이 있고, 도두봉이 우뚝 솟아있으며 태우해변이 펼쳐져 있는데 어느때부터인가 이 해안선을 따라 10여키로 정도 해안도로가 나 있었다. 그 해안도로변에는 수 많은 카페와 음식점들이 즐비해있어서 많은 관광객들이 서쪽바다의 낙조를 바라보며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을 즐기는데 최적지가 아닌가 생각한다.
용두암의 동쪽편이다. 저 멀리 사라봉(사라등대가 있는곳)이 보이고 해안선을따라 많은 숙박시설이 들어서있다. 예전엔 이곳이 초가집들이 들어서있던 작은 어촌 마을이었었는데 인물은 의구한데 산천은 온데간데 없네.이를보고 상전벽해라 하였던가?
용두암에서 용이 목욕하며 놀았다는 용연으로 향하는 길이다. 용두암 휴게소에는 수 많은 관광객들이 먹거리와 기념품을산다 혼잡을 이루었지만 용연가는 길은 차분하게 몇몇 관광객들만 오고가고있었다.
전형적인 제주의 산소 모습
제주는 바람이 많아 조상의 묘를 바람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하여 이렇게 산 담으로 둘러쳐져 있다. 그외에 산 담의 역할은 제주는 방목을 많이하여 소나 말,그리고 들짐승으로부터 산소가 훼손되는걸 막기 위함인데 매해마다 가을 벌초때만 되면 이 산담때문에 애를 먹는다. 보통의 육지묘소를 보면 이러한 산 담이 없어서 예초기 하나만갖고 있으면 10여분도 안걸려 산소의 떼를 깎을수가 있지만 제주의 산소는 그러하지 못하다.
봉분부분과 그 둘레는 예초기를 댈 수있지만 산 담 안과 밖은 안전성 때문에 반드시 낫을 가지고 벌초를 해야한다.
일제 강점기 시절 제주에서 일본으로 건너 간 재일동포들이 30여년 전 부모형제의 매해 벌초의 번거로움을 덜어주기 위하여 예초기를 보내주던 때가 있었다. 그때에 이 예초기를 가지고 벌초를 하다 이 산담에 톱날이 튕겨나와 비행접시처럼 날다 애매한 사람의 팔과 다리를 다치게 하던 사고가 많았다.지금에야 줄날이 있어서 그런 사고는 많이 줄어들었다는데...
용연의 구름다리
예전엔이곳에 사는 주민들을 제외하곤 이 구름다리는 유로로 운영하였다.어렸을 적 이곳에 와야 볼 수있었던 제주 최초의 구름다리였는데 우리는 이 다리 위에서 출렁거리는 스릴을 맛보며 다리를 건너곤 했었다. 지금은 수많은 관광객과 제주사람들이 오고가며 용연의 풍광을 바라볼 수가 있다.
용연은 제주시내를 관통하며 흐르는 한내(漢川)하구에 깊은 계곡 형태로 발달 된것이다.이곳은 주위 경관이 수려해 영주 12경 중 '용연야범'의 장소로안성맞춤이어서 제주에 부임한 목사들은 밤에 용연에서 뱃놀이를 풍류로 즐겼었다.이곳의 수심과 수온은 매우 깊고,차서 여름날에도 이곳에서 5분만 물속에 있다 나오면 입술이 파랗게 질리고 나오는 곳이다. 물색깔이 파래 진짜 용이 뛰쳐 나올 곳 같은 분위기여서 어린날에 이곳을 두려워했었다. 하지만 이곳 동네 조무래기들은 이 구름다리위에서 다이빙을 하며 외지에서 온 우리들에게 은근슬쩍 그들의 담력을 보여주곤 했던 곳이다.
龍淵夜泛(용연야범)
용이 살았던 연못, 용연이라 하며 깎아지른 듯 양쪽 벽이 병풍을 두른 것 같고 물이 맑고 짙푸르러 '취병담'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옛부터 여름밤의 뱃놀이로 유명하여 영주 12경의 하나인 용연야범으로 알려져 있다. 옛 문헌에 운양 김윤식등 여러 유배인들이 이곳에서지방 문인들과 어울려 밤을세웠다는 기록이 있기도 하다.
구름다리 위에서 보니 건너편에서는 관광객들이 고무보트를 타서 용연을 둘러보기 위하여 구명조끼를 입고있다.그들도 이 아름다운 절벽을 바라보며 보트위에서 시 한 수 읊으려나?
제주는 바람이 많은 곳이다. 그래서 바람은 바다를 일으켜 세워 하얀 파도를 앞세워 해안으로 밀고들어와 솟아나온 바위들을 때리곤한다. 유행가 중에 '갯바위'라는 노래가 있다. 가사 중 "세찬 비바람에 내 몸이 패이고 이는 파도에 내 뜻이 부서져도 나의 생은 당신의 조각품 인 것을 나는 당신으로 인해 아름다운 것을...." 이란 내용처럼 제주의 해안가는 바람과 바다가 만들어낸 곳이다. 200만년 전 한라산이 만들어지며 수 많은 세월이 흐르는동안 제주의 해안가는 숫한 파도와 싸우며 만들어 낸 상처들인 바위들이 있다. 그것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제주인들은 배우며 살아가며 외지인들의 부당한 행위에 항거했고 그 저항정신들이 오늘날 제주 사람들을 만들어 내지 안했나 싶다. 자연앞에 굴하지 않고 자연과 어우러져 살아가는 제주인들!
그들은 오늘도 꾿꾿이 자기가 나고 자란 그곳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는것이다.
용두암과 용연을 둘러보는데 그리 많은시간을 보내진 않는다. 수많은 사람들, 가족,친지,친구들과 같이 온 용두암에는 많은사람들이 왁짜지껄 하는 틈을 벗어나 다음 차례에 올 황금버스를 건물 그늘에 홀로 앉아 기다리는데 어김없이 제주의 하늘에는 많은 추억들을 남기고 떠나는 사람들을 떠나고있다. 그들은 이곳 제주에 와서 무엇을 보고 느끼고 가고 있을까....
드디어 한 시간이 흘렀는지 저 만치서 황금색의 버스가 이곳 용두암 정류소를 향해 다가옴에 나는 자리를 털고 일어나 길건너 정류장앞에서 버스를 맞이하려는데 돌발상황이 생기고 말았다. 이럴수가... 이럴수가 없다.
아니 어찌 이런 경우가 다 있으랴. (계속)
오늘도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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