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대왕수중능(文武大王水中陵)
文武王陵護國東(문무왕능호국동)-문무대왕이 나라 동쪽을 보호함에
大巖不避怒濤風(대암불피노도풍)-대왕암(大王巖)은 성난 파도 피하지 않는구나
聖恩化育三韓外(성은화육삼한외)-성은(聖恩)은 나라 밖에까지 만물을 기르고
善政仁治四海中(선정인치사해중)-착한정치 온 나라를 어질게 다스리네.
玉笛一聲停激浪(옥적일성정격랑)-옥피리 한 소리에 높은 파도 잠재우고
德波千里制陰空(덕파천리제음공)-덕(德)은 천리의 그늘진 하늘 다스리네
島夷咸畏龍神力(도이함외용신력)-섬 오랑캐 모두가 용(龍)이된 왕의위력에 두러워하고
應化黎民萬世功(응화려민만세공)-백성들 덕화에 따르는 만세(萬世)의 공(功)일세.
서거정(徐居正)
대왕암(大王岩) 성령(聖靈)이시여 이 나라를 보호하여 주소서 !
이 사진은 경주 동해 바다에 있는 삼국을 통일한 신라 문무대왕(文武大王)의
수중릉 대왕암(大王岩)이다.
문무대왕은 백제와 고구려를 평정하고 당나라의 세력을 몰아내어 삼국통일을
완수한 뛰어난 군주(君主)다.
문무왕이 재위 21년만인 681년에 승하하자,
그의 유언인 불교법식에 따라 화장한 뒤 동해에 묻으면 용이 되어 동해로 침입하는
왜구(倭寇)를 막겠다는 뜻에 따라 화장한 유골을 동해의 입구에 있는
큰 바위 위에 장사지냈으므로 이 바위를 “대왕암(大王岩)” 또는 대왕바위로 부르게 되었다.
우현(又玄) 고유섭(高裕燮1905.2. 2~1944. 6. 25)은
1930년대 경성제국대학에서 미학·미술사를 전공한 미술사학자다.
1940년 7월 16일~8월 개성 지방신문인 고려시보(高麗時報)에
“경주에 가거든 문무왕(文武王)의 위적(偉蹟)을 찾으라.
구경거리의 경주로 쏘다니지 말고 문무왕(文武王)의 정신을 기려 보아라.”
-하략(下略)-
기사가 세인(世人)에 회자(膾炙)되고 있었다.
경주시 감은사 절터앞 감포 앞바다에 있는 문무왕의 해중릉(海中陵)을
멀리서 절(望拜)하기 위하여 지은 이견대(利見臺)에 우현(又玄) 고유섭(高裕燮)의
“대왕암의 노래” 현판이 아래와 같이 있다.
읽는 사람의 이해를 위해 필자가 한자(漢字)를 한글로 설명한다.
『문무대왕의 나라를 걱정하는 성스러운 혼령은
몸을 태우신 후에도 바다의 용왕이 되자
저 바위 저 길목에
숨어들어 계셨다가
해천을 덮고 나는
몸과 마음을 고르게 하여 귀신같은 왜적을 굴복시키시고
나라를 근심하는 지극한 정성 중하고 또 깊으심에
부처님 모신 불당에도 들으시다
높은 집에도 오르시니
후손은 그분을 사모하여
용의 집이요 후손에게 이로움을 주는 높은 곳이라고 하더라
영특한 혼령이 어둠 속에서 나타나자
낮에는 둘이요 밤에는 하나가 되는 대나무의 세로
바닷물에 떠서 오고 가며 전해주신
일만 파도를 잠재우는 피리(萬波息笛)를 어이하고
지금 남아있는 감은사의 옛 탑만이
남의 애를 끊나니
큰 종의 하천, 복종의 바다를
까마귀 까치야 울지 마라
푸른 하늘이 무심하거늘
네가 울어도 소용없다.
아무리 하찮은 동물이라도
뜻이 있어 운다고 하더라』
우현(又玄)의 제자에 황수영(黃壽永)이 있었다.
우현이 세상을 떠날 때
황수영은 장례식 추도사에서 “선생님의 가르침을 평생 소중하게 간직하겠다”고
다짐했다.
황수영 1960년대 감포와 대왕암(大王岩)을 처음 답사했다
몇 달 후 대왕암(大王岩)은 국가 문화재인 사적(史蹟) 158호로 지정됐다.
2014.11.16일에
경주 감포 앞바다 대왕암이 내다보이는 언덕에서 황수영(黃壽永) 박사 추모비
제막식이 있었다.
황수영이 우현(又玄) 고유섭(高裕燮 25주기를 맞아 1969년 세운
“나의 잊히지 못하는 바다”란 추모비 바로 옆이다.
황수영은 구순이 돼서도 마흔에 세상 뜬 스승의 전집(全集)을 내는 일에 힘을 기울였다.
사랑과 존경으로 맺어진 사제(師弟)의 인연이 세상을 뜬 후에도 이어지고 있다.
황수영 추모비 건립에 앞장선 이는 그의 60년 제자인 원로 미술사가 정영호(黃壽永) 교수다.
팔순의 정 교수는 이날 스승의 추모비를 어루만지며 울먹였다고 한다.
(2014.11.18. 조선일보 기사)
우현(又玄) 고유섭(高裕燮)→제자 황수영(黃壽永)→제자 정영호(鄭永鎬) 교수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사제 간의 이야기다.
1400년 전 문무왕이 오늘의 우리를 감동 시키고 있다.
지금 어려움을 격고 있는 이 나라를 도와주소서
농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