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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로 보는 문화]反間計(거꾸로 반/틈 간/꾀할 계)
적의 첩자를 역이용해서 내분을 유도하는 일종의 이간책
비신사적이고 정정당당하지 못하다는 비난을 받아야 할 反間計가 전쟁에서는 오히려 승리의 비책으로 선호되기도 한다.
반간계는 '孫子'에 用間(용간)이란 제목으로 소개되고 있는데,用間이란 간첩을 이용한다는 뜻이다. 孫子는 用間의 방법으로 鄕間(향간) 內間(내간) 反間(반간) 死間(사간) 生間(생간) 등의 다섯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鄕間은 상대편 지역의 사람을 이용하는 것이며,內間은 적의 내부에 있는 사람을 이용하는 것이다. 反間은 적의 간첩을 역이용하는 것이며,死間은 죽을 각오를 하고 적에게 거짓정보를 전달하는 것이고,生間은 적진을 넘나들면서 적의 정보를 캐내어 보고하는 것을 가리킨다. 이를테면 鄕間은 고정간첩이고 反間은 이중간첩이라고 할 수 있으며 生間은 북파간첩과 비슷한 성격으로 볼 수 있을 듯하다.
反間計는 손자가 말한 36계 중의 33계이기도 한데,미녀를 이용해서 적에게서 정보를 캐내는 31계인 美人計(미인계)와 자기쪽의 희생을 감수하면서 적을 안심시키는 34계인 苦肉計(고육계) 등과 함께 불리한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계책 중의 하나이다. '삼국지'에 나오는 적벽대전에서 조조에 비해 절대적인 열세에 있었던 유비가 대승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反間計를 사용한 때문이며,'초한지'에서 항우가 유방에게 패하게 되는 결정적인 이유도 항우가 反間計에 걸려 자신의 책사인 범증을 멀리했기 때문이다.
反間計의 反은 '거꾸로'라는 뜻이지만,反間計는 상대방의 반목을 유도하는 일종의 이간책이라고 할 수 있다. 적의 간첩임을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면서 역정보를 흘려 적의 판단을 흐리고 적의 내분을 유도하는 것이 反間計이므로,그만큼 효과적인 운용이 어렵기도 하다.
間者(간자)의 間이 그러하듯 反間計의 間은 '염탐꾼'이란 뜻이다. 하지만 反間計가 결국 이간책의 일종임을 감안하면 反間의 間은 '틈' 내지 '불화'라는 뜻으로 쓰였다고 할 수도 있다.
計의 十은 숫자를 추상적으로 나타낸 것이므로 計는 '헤아리다' 또는 '셈하다'는 뜻이 된다. 이에서 전이되어 '책략' '꾀' 또는 '꾀하다'는 뜻으로도 쓰여 策(책)과 통한다. 苦肉計를 苦肉策(고육책)이라 하는 것이 그 예이다.
출처:부산일보 글.<김성진·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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