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24. 2. 9.(음섣달 그믐 12. 30.)
내일부터는 새해 갑진년( 甲辰年) 정월 초하루가 시작된다.
시골에서 살 때에는 나는 건달농사꾼이었기에 텃밭 세 자리에 돈 되는 작물을 심지 않고는 그냥 취미로 재미로 나무와 화초 가꾸기를 즐겨했다. 지방농업기술센터에서 1년 과정의 귀농귀촌농업대학 등을 다니면서 농업교육을 수시로 받았다.
내 어머니가 만95살이 된 지 며칠 뒤에 저세상으로 여행 떠나신 뒤 나는 시골집에서 혼자 살기가 뭐해서 그참 서울로 올라와서 아내와 함께 살기 시작한 지도 만8년을 넘었고, 얼마 뒤에는 만9년째가 시작된다.
내가 농사를 포기한 이유는 있었다.
2014. 2. 9. 나는 대상포진을 앓는 바람에 지방 종합병원에서 치료를 받기 시작했으나 대상포진 치료약이 부족하다는 말을 듣고는 그참 어머니와 함께 서울로 올라왔다.
서울 송파구에 있는 서울아산병원에서 치료를 받았고, 얼마 뒤에는 어머니가 위독해서 서울아산병원 중환자실을 거쳐서 보령아산병원으로 모셔야 했다.
아들이 하나뿐인 어머니. 환자가 된 어머니를 병원 중환자실에 모신 뒤로는 나는 병원에서 머물면서 면회시간마다 잠깐씩 어머니 얼굴을 들여다봤다. 병원 안 환자보호자용 방에서 밥 얻어먹고(사 먹기도 하고) 잠 자면서 어머니 곁에서만 맴돌았다. 이미 뇌사상태인데도 나는 하루 4차례 면회시간마다 어머니를 살펴보았다.
자연스럽게 내가 가꾸던 텃밭 세 자리는.... 엉망진창이 되기 시작했다.
다음해인 2015년 2월 말에 어머니는 먼 곳으로 가셨다.
당신의 생전에 갑자기 일찍 죽은 자식 셋과 지아비를 만났으리라. 서너 살 무렵에 이웃집에서 얻어온 떡을 먹다가 목이 메어서 죽은 큰딸, 옴병에 걸려서 세 살 무렵에 죽은 큰아들, 여름방학 때 서울에서 시골집에 내려왔다가 울안 변소에 가다가 뱀 물려서 다음날에 죽은 쌍둥이동생(만20살), 그리고 집나이 예순여섯 살에 돌아가신 남편도 만났으리라.
내가 시골집에서 떠난 뒤 서울 송파구 아파트 안에서만 머물면서 살고 있다.
시골집을 에워싼 텃밭 세 자리. 이제는 식물 가꾸기를 하지 않아서 식물 이름조차도 별로 생각이 나지 않는다.
지금은 단지 시골생활을 잊지 못해서 아파트 실내인 베란다에 화분을 올려놓고는 화초를 가꾸는 체한다.
닫혀서 공기소통이 잘 안 되는 유리창, 햇볕도 들어오지 않는 반그늘 상태, 수돗물이나 퍼서 뿌리에 조금씩 뿌려줄 뿐 식물이 제대로 자랄 수 있는 환경은 전혀 아니다. 숱하게 죽이지만 그래도 지금껏 꿋꿋하게 살아서 버티는 식물도 있다. 군자란이다.
요즘 내가 사는 서울 송파구 잠실 아파트 실내에 있는 군자란 화분에서 꽃대가 오르기 시작하니 곧 화려한 꽃이 필 게다.
씨앗을 채종하여, 발아시키고, 성장하고, 꽃 피는 일련의 과정을 사진을 통해서 알아보자.
군자란(君子蘭) : 수선화과에 속하는 상록다년생초. 남아프리카 원산의 여러해살이풀이다.
한국에서는 원예식물로 온실에서 가꾼다.
줄기는 없으며 잎은 길이 45cm, 나비 5cm 정도로 크고 길며 뿌리에서 직접 나와 좌우로 2장씩 갈라져서 정연하게 자란다. 1 ~ 3월에 잎 사이에서 긴 꽃대가 나와 그 끝에 백합 비슷한 주황색 꽃이 20 ~ 30개 핀다.
파종 후 꽃이 피기까지는 4년 정도 걸린다. 반그늘이고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재배해야 한다. 생육 적온은 낮 20 ~ 25°C, 밤 15°C이며 2 ~ 3°C에서도 월동된다. 번식은 실생(實生)과 포기나누기로 하는데 영리를 목적으로 할 때는 실생으로 한다.
수십 년간 재배 가능.
싹 트다
꽃대가 오른다
자료와 사진은 인터넷으로 검색했다.
용서해 주실 게다.
2024. 2. 9. 금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