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庭堅(황정견)-跋子瞻和陶詩(발자첨화도시)(자첨의 화도시에 부쳐)
子瞻謫嶺南(자첨적영남) 자첨이 영남에 귀양 갔을 때
時宰欲殺之(시재욕살지) 당시 재상은 선생을 죽이려고 하였지요
飽喫惠州飯(포끽혜주반) 그런 역경 속에서도 선생은 혜주에서 마음껏 식사하시고
細和淵明詩(세화연명시) 섬세하게 도연명의 시에 화답하셨지요
彭澤千載人(팽택천재인) 팽택의 도연명은 천년 후에도 이름이 남고
東坡百世師(동파백세사) 동파 선생도 백대 후까지 귀감이 되셨지요
出處雖不同(출처수부동) 비록 처한 환경에서 취한 태도는 같지 않았으나
風味乃相似(풍미내상사) 멋지고 아름다움 품격은 서로 같았습니다
*황정견[黃庭堅, 1045년 ~ 1105년, 자는 노직(魯直), 호는 산곡(山谷), 부옹(涪翁), 분녕(分寧 = 현 강소성(江西省) 수수(修水) 사람)]은 어려서부터 경사백가(經史百家), 노장(老莊), 불학(佛學)에 관심을 두었고 소설 등을 읽고 시를 짓기도 했으며 강서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를 중심으로 한 시파를 이른바 '강서시파(江西詩派)'라고 하였으며, 두보의 시풍을 배웠고, 소식과 아울러 일컬어졌고 화가로도 유명하였다.
*위 시는 문학비평가이신 ‘김희보’님의 편저 ‘중국의 명시’에 실려 있는 것을 옮겨 본 것입니다. 수필 쓰듯 붓 가는 대로 쓴 글이다. 그러나 그 속에 작자의 치밀한 구상이 있고,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여 독자를 끌어 나가는 빈틈 없는 구성의 시라 합니다.
*형식 : 오언고시(五言古詩)
*跋(발) : 문장 뒤에 붙이는 글
*子瞻(자첨) : 소식(蘇軾)의 자(字)
*和陶詩(화도시) : 도잠(도연명)의 시에 화답하는 시, 소식은 54수나 되는 화도시를 지었다
*謫(적) : 귀양을 가다.
*喫(끽) : 먹다. 마시다
*嶺南(영남) : 지금의 광동, 광서, 복건성 일대
*時宰(시재) : 그때의 재상은 장돈章惇, 소식과 정치적 입장이 정반대였다
*惠州(혜주) : 현재의 광동성 혜주시
*彭澤千載人(팽택천재인) : 팽택은 강서성에 있는 현 이름, 도잠은 거기서 현령을 지낸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