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5일 경기도 수원KT위즈파크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 한화 황영묵이 8회초 선두타자 안타를 치고 있다./수원=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마이데일리 = 수원 김건호 기자] 갑작스러운 선발 출전이었다. 하지만 4안타 4타점으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황영묵(한화 이글스)은 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맞대결에 1번 타자 유격수로 출전해 6타수 4안타 4타점 2득점 1도루를 기록했다.
황영묵은 개인 한 경기 최다 안타이자 최다 타점 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3안타와 3타점이었다. 황영묵의 활약에 힘입어 한화는 12-2로 승리, KT를 끌어내리고 7위 자리에 올랐다.
황영묵의 출발은 좋지 않았다. 1회초 첫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두 번째 타석부터 황영묵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1-1로 팽팽하던 2회초 1사 주자 만루 상황에서 타석에 나와 우중간을 가르는 타구를 만들었다. 황영묵의 2타점 적시타로 한화가 앞서갔다.
황영묵은 계속해서 절정의 타격감을 보여줬다. 4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중견수 배정대의 키를 넘기는 타구를 만들었다. 빠른 발로 3루까지 갔다. 이후 하주석이 볼넷으로 출루했고 무사 1, 3루 상황에서 김태연이 유격수 땅볼로 타점을 올리며 황영묵이 득점했다.
2024년 6월 5일 경기도 수원KT위즈파크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 한화 황영묵이 2회초 1사 만루서 2타점 2루타를 치고 있다./수원=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5회초 2사 주자 3루 상황에서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던 황영묵은 5-2로 앞선 8회초 다시 한번 선두타자로 나와 좌익수 옆 안타를 터뜨렸다. 이후 2루 베이스를 훔치는 데 성공했다. 아웃타이밍이었지만, 슬라이딩할 때 몸을 비틀며 태그를 피했다. 이후 하주석이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고 김태연의 진루타로 2사 3루가 됐는데, 노시환이 2점 홈런을 터뜨렸다.
이후 한화는 분위기를 이어가며 3점을 더 추가했다. 그리고 타자 일순하며 황영묵이 2사 2, 3루 상황에서 다시 타석에 나왔고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려 스코어 12-2를 만들었다.
경기 후 황영묵은 "제가 선배님들처럼 경기를 많이 뛴 것은 아니지만, 한 경기 한 경기 나가서 제 모든 걸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어떻게 보면 새로운 타선에 들어가게 됐고 최근에 2루수로도 많이 나가고 있는데, 최대한 좋은 모습 많이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2024년 6월 5일 경기도 수원KT위즈파크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 한화 황영묵이 5회초 2사 2루서 파울 타구가 얼굴을 가격하고 있다./수원=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아찔한 장면도 있었다. 5회초 네 번째 타석에서 자신이 때린 파울 타구가 바운드된 뒤 자신의 얼굴을 강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황영묵은 아픈 기색 없이 다시 타석에 들어섰다.
황영묵은 "사실 긴장하고 집중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프다는 생각은 잘 안 들었다. 약간 코가 찡해서 눈물이 맺히긴 했는데, 파울이었고 다시 쳐야 했기 때문에 바로 타석에서 준비했다"고 말했다.
애초 황영묵은 선발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이 요나단 페라자의 몸 상태가 아직 좋지 않다고 판단했고 안치홍을 지명타자로 기용, 황영묵을 2루수 자리에 넣었다. 그는 수비 훈련하고 있을 때 선발 출전 소식을 들었다.
황영묵은 "갑작스럽게 라인업이 바뀌어서 나가게 됐는데, 감독님께서 '할 수 있다'고 '잘 부탁한다'고 말씀해 주셨다. 이 기회는 다신 오지 않을 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무조건 잡아야겠다. 모든 걸 보여드려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했던 것이 좋은 결과가 따라온 것 같다"고 전했다.
2024년 6월 5일 경기도 수원KT위즈파크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 한화 황영묵이 8회초 선두타자 안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수원=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황영묵은 2018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한 아픔이 있다. 하지만 이후 독립 구단에서 꿈을 키워나갔다. 지난해에는 JTBC의 야구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에 출연해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독립 구단과 최강 야구에서 많은 경험을 쌓은 그는 2024 드래프트 4라운드 31순위로 한화에 입단했다.
황영묵은 데뷔 시즌부터 42경기 39안타 1홈런 16타점 22득점 타율 0.322 OPS 0.774를 기록하며 1군에서 자리 잡았고 그의 응원가까지 경기장에서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그는 응원가에 대해 "응원가가 생기는 것은 제 목표가 아닌 계획이었다. 목표를 이뤘다고 말하기보다는 여러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야구 선수를 팬들이 많이 사랑해 주시고 1군 선수라는 것을 물질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이 응원가라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응원가가 생기는 것을 계획으로 잡았다. 기분 좋다. 그래서 보답하기 위해 더 잘하려고 한다. 동기부여가 된다"고 밝혓다.
수원=김건호 기자(rjsgh2233@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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