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천상(文天祥)-과영정양(過零丁洋)(영정양을 지나며)
辛苦遭逢起一經(신고조봉기일경) 힘든 생활에 경서 읽어 급제하였으나 고난을 당하고
干戈落落四周星(간과요락사주성) 전쟁 뜻대로 되지 않아 4년이 흘러
山河破碎風飄絮(산하파쇄풍표서) 산하는 부서져 흩날리는 버들솜 같고
身世飄搖雨打萍(신세표요우타평) 유랑하는 이 몸은 비 맞는 부평초 같구나
惶恐灘邊説惶恐(황공탄변설황공) 황공탄 부근에서는 황공함을 호소하였고
零丁洋裏嘆零丁(여정양리탄영정) 영정양에서는 영락함을 탄식하였네
人生自古誰無死(인생자고수무사) 인생에 자고로 죽지 않는자 있는가
留取丹心照汗青(유취단심조한청) 오로지 충심을 남겨 역사에 비추리라
*문천상[文天祥, 1236 ~ 1282, 자 송서(宋瑞) ·이선(履善), 호 문산(文山), 장시성[江西省] 지수이현[吉水縣]]-13세기 중국 남송의 정치가, 시인. 송나라(남송)가 원나라에 항복하자 저항하다 체포되었고 쿠빌라이칸이 그의 재능을 아껴 몽고에 전향을 권유받았지만 거절하고 죽음을 택했다. 1255년 20세때 진사에 수석으로 합격한 수재였다. 1259년 몽골군의 쓰촨성[四川省] 침입으로 합주(合州)가 포위되고 천도설이 유력하게 대두되자 지방관으로 있으면서 천도를 강경히 반대하는 글을 올려 그날로 면직되었다. 후에 복직하였으나, 가사도(賈似道)와 의견이 맞지 않아 사직하였다. 이듬해 원(元)나라 군대가 남하하여 수도 임안(臨安)에 다다르자 문관으로서 근왕병(勤王兵) 1만명을 이끌고 임안 방위에 급히 참가하여 분전(奮戰)하였다. 송(宋)나라가 원나라에 항복하자 공제(恭帝)의 명을 받아 원나라로 가서 강화를 청하였다. 원나라의 총수(總帥) 백안(伯顔)과 회견하면서 항론(抗論)하다가 구류되었다. 그 동안에 임안은 함락되고, 송나라는 멸망하였다. 포로가 되어 북송(北送)되던 중 탈주하여 푸젠성[福建省] 푸저우[福州]에서 제왕을 칭하고 있던 탁종(度宗)의 장자 익왕(益王)을 받들었다. 잔병(殘兵)을 모아 싸웠으나 광둥성[廣東省] 오파령(五坡玲)전투에서 다시 체포되었다. 독약을 먹고 자살을 기도하였으나 실패하고, 대도(大都: 北京)로 송치되어 3년 간 감옥에 갇혔다. 원나라의 세조(쿠빌라이칸)가 그의 재능을 아껴 벼슬을 간절히 권하였으나 끝내 거절하고 사형되었다. 시(詩)에도 능하여 옥중(獄中)의 작 《정기가(正氣歌)》로 유명하다. 문집에《문산전집》이 있다.
*위 시는 문학비평가이신 ‘김희보’님의 편저 ‘중국의 명시’에 실려 있는 것을 옮겨 본 것입니다. 영정양은 광동성 주강珠江 앞의 바다 이름, 남송의 충신 문천상은 영정양을 지나가면서 자신의 불우함을 탄식하며, 조국을 위해 죽음을 다하리라는 충성심을 노래하고 있다.
*형식 : 칠언율시(七言律詩)
*起一經(기일경):경서에 정통하여 과거에 급제함
*干戈(간과) : 방패와 창, 전쟁,
*落落(낙락) :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음
*四周星(사주성): 4년
*萍(평):부평초
*惶恐灘(황공탄):강서성에 있는 여울 이름, 급류여서 뱃길이 극히 사나움
*零丁(영정):고독하고 영락한 모양
*丹心(단심):紅心,忠心
*汗靑(한청) : 역사책(歷史冊) 또는 기록(記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