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륭 해설위원님 블로그에서 본 글인데
현 김병수 영남대 감독님이 고려대 코치 시절이던 2003년 3월, 포항으로 떠나시기 직전 남긴 글이라고 합니다.
상당히 인상 깊어서 퍼와봤습니다. 글만 봐도 어떤 분이신지 알 것 같네요. 영남대를 순식간에 "U리그 아스날"이라는 별명이 붙게 만들며 U리그 강호로 끌어올리신 감독님이자 올해 신인왕 강력 후보 이명주를 키워낸 분이시죠.
김태륭 해설위원님도 인생의 멘토로 삼으시는 분이라네요. 한번 읽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나오는 선수들 이름 보는 재미도 쏠쏠하네요. 제가 알아본 선수는 김정우... 김영삼 조용형 김태륭 ㅂㅂㄱ ㅊㅅㄱ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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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축구인에게 고함
- 김병수 코치 고려대를 떠나며 03년 3월 -
나 김병수.
지난 세월을 돌이켜 보면 참 웃기는 일이 많았어.
내가 난데라며 잘난척 하던 너희들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단다.
정규 알지? 광윤이는 어떠했고, 정우또한 어떠했냐.
그리고 성용이의 투정. 또 광현이는 심각하게 선생님에게 얘기헸지.
대체 무엇이 잘못 되었느냐고....
명청하게 말이 없던 기원이 보다는 기특했다.
묵묵히 발전했던 영근이는 대견했어.
진우의 순진함에 가슴이 아프기도 했고,
재완이가 뇌가 부었다고 할 때는 어이가 없기도 했다.
석근이의 당당함은 나에게 기쁨을 주기도 했단다.
낙영이의 성장을 보면서 미래를 기도했고,
무엇보다도 모범생이었던 영삼이와 병규에 대한 나의
믿음은 흔들리지 않아 기쁘기 그지 없다.
얼굴로 잘난척하는 수진이는 아직도 걱정이 태산이니
어찌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늘 자기들끼리만 어울려 다니는것도 마음에 안들고...
경환이는 머리 잘라라.
동헌이 성민이 그리고 용형이는 일년간 수고했다.
성국이는 마지막 수업을 기억하고, 길훈이 효진이는
경쟁력을 갖길 바란다.
민행아 용찬아 부디 열심히 해라.
병민이 승환이는 팀에 합유하는 정신이 부족한것 같아 걱정이다.
철호야 너는 스스로가 알거야 ....착한 철호야......
그리고 착한 태륭이 작전판 만들어 주어서 고마워.
후 힘들다.
너희들을 통제하면서 힘이 들었고, 적어도 언젠가는 나의 뜻을
이해할거라 믿으며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려 노력했단다.
실수와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우리들의 기대치 즉 너희들의 발전을
나는 숨죽여 지켜 보면서 때론 나 역시 힘이 많이 들었었단다.
너희들은 모르거야 내가 가지고 있었던 사랑을 말이야.
가슴 절이며 구애했던 나의 열정을 너희들은 아마 모를거야.
항상 머리로 생각하지 말고 가슴으로 느끼길 기대하마.
내년에는 문제 없을거야.
너희들은 모르겠지만 이미 나는 너희들에게
축구를 하면서 나아갈 방향을 몸으로 느끼게 만들어 주었어.
절대로 용기를 잃지말고 정진하길 바래.
우리가 올해에는 성적을 못내었지만 그것은 예견된 일이었고
나는 너희들에게 미래를 위하여 근본적인것을 교육시켰기에
후회는 없어.
언젠가 먼 훗날에 우리가 다시 만날때에는
서로가 부끄럽지 않도록 각별한 노력 하기를....
적어도 나는 너희들을 사랑했었어.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다가섰다는것을 잊지않길 바래.
그리고 언젠가 너희들이 잘난척하는것을 몸소 보고 싶기도 한 밤이야.
멋대가리 없는 자식들아 잘 있어......
응제 현호 성민아 유종의 미를 거두었으면 좋겠다.
내게 있어 첫 졸업생인 너희들을 사랑한다.
정형이는 열심히 해라.
첫댓글 강원도 비운의 축구천재 김병수....ㅠㅠ
지금처럼 경력 차근차근 쌓아가신다면, 곧 포항 감독이 될 수도 있겠네요.
천재적인 선수에서, 유능한 감독으로의 변신. 항상 기대하고 보고있겠습니다
김병수 감독님... 조만간 포항 감독으로 오시길! 그땐 손준호 손잡고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