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인천 골목여행을 하면서 동일방직 공원들의 슬픈 얘기를 듣고, 방직공장에 대한 관심이 생겼어요.
강화에 조양방직 건물과 터에 카페가 생겼다기에 후배 교사들과 길을 떠났지요.
강화는 초임지여서 잠깐 근무했던 곳인데 방직공장이 많은 줄 전혀 몰랐어요.(아는 만큼 보인다더니)
강화는 섬이라서 부녀자를 중심으로 수공업이 발달했고, 1920년대에 직기가 들어오면서 면직물과 견직물의 대량 생산이 가능했으며, 1933년에 최초로 근대식 방직 공장인 조양방직이 설립되었습니다. 그 후 강화에는 수십 개의 방직 공장이 세워져 수출 역군으로 전성기를 맞았으나 2000년대 들어 중국산 면직물 수입 등으로 섬유 산업이 일순간 쇠락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1000㎡에 가까운 공장 건물의 골조를 그대로 살리고, 기계들을 비롯해 1970년대의 일상 소품부터 수입 장식품들을 곳곳에 배치해 거대한 설치 미술품처럼 만들어 카페로 운영하는 곳-바로 조양방직 카페입니다.




카페에 들어가기 전 바깥 풍경들.
겨울이라 그런지 스산한 느낌은 있지만 미세먼지 하나 없는 맑은 날이어서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만든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강화도의 최고 관광지가 되었다는데....
기계를 들어낸 곳에 길을 만들고 양쪽으로 의자를 배치해 커피와 빵을 판매합니다.
공장 터였기에 땅이 넓고, 천장이 높아 안쪽 벽을 다 부수니 커다란 광장 같은 공간이 만들어진 것이지요.
넓은 카페를 가득 채운 낡고 오래된 기계들과 온갖 장식품들...










구경거리는 많았으나 아쉬움이 그만큼 많았어요.
방직 산업이 발달했던 강화 경제 중흥의 터를 기리거나 모처럼 나온 독특한 공간을 예술적으로 재조명했을 거라는 기대는 와르르 무너졌지요.
넓고 특이하고 뉴트로 열풍을 느낄 수 있는 물건들은 많았으나, 스토리가 없으니 공허함이 느껴졌지요.
조양방직도 엄연히 그 시대를 나타내는 문화가 틀림 없는데
그 문화에 대한 자그마한 설명 자료 하나 없다는 건 좀 말이 안 되는 듯...
물건들 수집해서 자리에 배치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거든요.
조양방직 카페가 그 이름값을 하려면 그런 수고는 해야 할 듯하네요.
그렇거나 말거나...
한번 쯤은 구경할 만한 곳임은 틀림 없습니다.
아쉬운 마음을 갖고 점심 먹으러 간 곳은
우리의 귀옥샘이 강화에 근무할 때 회식장소로 자주 갔던 곳,
바로 왕자정입니다.

처음 먹어보는 젓국갈비.
이름만 들어서는 뭔가 선뜻 다가가기 힘든데 맛은 담백하고 칼칼하니 시원하고 좋습니다.

콩비지도 색다른 고소하고 진한 맛이 났고
가운데 묵전은 정말정말 맛있었어요.
맨 왼쪽 묵밥도 따뜻한 국물에 담백하고 맛있었어요.
조양방직카페의 아쉬움을 강화 음식으로 달랬네요.
다음 장소로 가기 위해 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