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지가, 서태지와 아이들 시절, 그네들 3집을 제일 아꼈더랬지. 막바지인 4집 앨범보다도 더 말이야. 아마, '서태지'의 색깔이 태지들 앨범 중에선 그만큼 진하게 묻어나온 게 없기 ��문일 수도 있을꺼다. 그리고 그 앨범이 그야말로 태지가 정말로 하고 싶던 음악을 처음으로 돌 맞을 각오 하고 만들어 낸 앨범 아니겠어..(씨바, 비록 '저주받은 앨범'이란 헛소리를 듣기도 했지만 말이지. -.-;)
태지 앨범을 이젠 아주 귀에 달고 다니는지라.. 테이크 앨범을 제외하곤 앨범에 구멍나도 좋으려니 하고 들어댔더니, 기타사운드에서만큼음 어떤 게 태지의 소린지 대충(정말 대.충.) 알아들을 듯도 하더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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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지가 목숨 건다는 그 '기타톤' 말이지..
음악이란 건 총체적으로 4 가지 구성 요소를 가지고 있어. '음의 길이, 높이, 크기, 그리고 음색' 이렇게 네 가지 말이야. 그리고 태지가 말하는 저 기타톤이라는 건, 바로 그 네 가지 요소중에 '음색'을 말하고 있는거쥐.
이번 6집 앨범에서는 기타톤을 잡는데만 한 달이 넘게 걸렸다는데, 그만큼 '서태지'만의 음악 색깔을 잡아내려고 안간힘을 쓴다는 얘기 아니겠어..? 그런만큼 태지가 말하는 그만의 음색을 잡아낼 수 있다면 태지 음악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을꺼다.
헤헤.. 그래서 말이쥐.. 이제부터 태지의 "소리 색깔 찾기" 를 해 보는 게 어떻냐는 말이지. 3집 앨범과, Take 앨범과, 그리고 이번 6집 앨범을 비교해가며 듣는다면 어떤 게 태지의 소리인지, 그가 원하는 색깔이 무엇인지 감이 잡힐수도 있어.
같이 해볼라우..??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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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집 앨범은 구도적으로 봤을 땐, 그야말로 사람 환장하게 만드는 환상의 구조를 지니고는 있지만, 태지만의 색깔을 나타내려고 한 부분은 잘 보이지가 않는다. 그 이후로 Take 앨범이나 이번 6집 앨범같은 경우엔 몽땅 태지가 기타를 잡았기 때문에 잘 구별이 안 갈 수도 있고 말이제..
(그래도 참 고마운 것이.. 은퇴했다구 울고불고 난리는 쳤어도, 그래도 그 뼈아픈 기억이 지금의 태지를 있게 한 것 같다는 오만방자한 생각이 드는구먼..)
근데, 3집 앨범에서는 - 이것도 외국인 세션을 기용했다고 얘기가 됐었지만, 알고 보면 반반이거던. 태지가 한 거 절반, 그리고 세션이 한 거 절반.
내가 말이지.. 주말에 버스타고 오면서 흐뭇했던 거 하나는, 3집 앨범을 듣다가 (첨엔 '교실 이데아'만 태지가 연주했다고 생각했거던.) "어.. 이건 태지 소린데..?" 하고 의아해서 앨범 자켓을 봤는데, 근데, 헤헤.. 태지가 한 거 맞더구만. 그 기쁨에 버스 안에서 혼자 어떤 미친짓을 했을지는 얘기 안 해도 알겄제.. ^ ^
일단, 구도적으로 보자면..
[Yo! tai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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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해를 꿈꾸며
아이들의 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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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이데아]
[내 맘이야]
[제킬박사와 하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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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
널 지우려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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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Yo! taiji] 하구 저기.. 세 번째 단락.
[교실 이데아, 내 맘이야, 그리고 제킬박사와 하이드].
이 두 단락이 바로 태지의 소리란 말이지. 흠냐. --;
요! 태지는 앨범 자켓엔 누가 연주를 했는지가 나와있지 않기 때문에 확인시켜 줄 수는 없지만, 분명히 베이스와 기타 모두 태지의 색깔이 나타나 있고, 교실 이데아는 제 입으로 세션의 연주가 맘에 맞지를 않아 자신이 직접 했다고 얘기했었으니 알 것이고..
그럼 나머지 두 곡으로 가서..
[내 맘이야]
'교실 이데아' 바로 뒤에 나옴으로써, 태지의 색깔을 좀 더 나타내 주고 있는듯도 하다. 다른 곡들과 다른 건, 이 곡은 일렉은 세션의 연주를 땄지만 베이스가 태지의 것이다. 대부분의 곡들은 맨 밑에 드럼비트가 깔리고, 그 위에 베이스, 그리고 일렉의 선율이 보통 두 개로 나뉘어 연주되는데, 내맘이야 같은 경우는 기타 사운드가 베이스와 그리고 일렉 하나. 두 개 뿐인거 같거던.
그렇기 때문에 일렉 아래 울리는 베이스가 유난히 돋보일 수밖에 없는거다.
더군다나 이 노래는 베이스 위에 올려져 있는 일렉의 소리가 태지의 보컬소리보다 높기 때문에 일렉기타가 보컬에 종종 묻히곤 해서, 어떻게 들어보면 일렉은 많이 가려진 채 보컬과 베이스만 들릴 때도 있다.
베이스가 제일 잘 들리는 부분이 여기지..
"밥! 항아리를 보고 있었어. 밥! 불고기가 먹고 싶은데.."
이 부분에서 밑에 쿵-장-쿵-장-쿵-장- 하구 펄쩍펄쩍 뛰는 듯한 낮은 소리가 바로 베이스다. (기타 사운드를 잘 듣기 위한 하나의 방법은, 곡을 들을 때, 가능하면 보컬의 소리를 안 들을려구 노력해 보는 것이다. 곡을 녹음할 때 보컬은 따로 녹음이 되기 때문에 잘만 하면 가능할 수도 있다. -.-;)
이 곡은 따로 드러머를 쓰지 않고 태지가 직접 드럼 믹싱을 한 3집 앨범의 유일한 곡이기도 하다. 뭐..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이 곡의 비트가 유난히 자주 바뀌는 것으로 봐서 성격 깐깐한 태지가 드러머의 연주를 탐탁치 않게 생각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아님 말구 ㅡ.ㅡ^)
[제킬박사와 하이드]
나를 버스 안에서 기쁨에 흥분할 수 있게 한 곡이 바로 이거다.
(가끔.. 우리는 너무나도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걸곤 한다. --;)
들으면서 내내.. 기타 소리가 거칠거칠한 것이, 이게 바로 태지 스타일인데.. 싶어서 자켓을 봤는데 베이스와 일렉 모두 태지가 한 것이더라고. 보컬의 멜로디는 스위스 동요 풍인데, 가사를 보면 도시 아니거던. 뭐.. 역설적인 효과를 위해 그랬을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그건 내 알 바는 아니고. -.-;
"내마음을 철저하게 숨기고 살아온 내 인생에.."
이렇게 흥겹게 흘러가는 부분에의 사운드는 전체적으로 춤을 추는 듯한, 상당히 신나는 비트가 되어 나오는데, 요인은 드럼과 베이스다. 드럼이 같은 비트로 빠르게 흘러가면서 베이스가 마치 '돌을 굴리는 듯하게' 빠르게 휘몰아 치기 때문인데, 여기에서 태지의 소리인 것이 확연히 드러난다.
"매번 내 혼을 팔아버렸어.다신 난 고약하게 변했어.."
하는 부분에선, 이 곡이 마치 두 부분으로 나뉘어진 것 처럼 앞부분과는 굉장히 다른 분위기로 나아가고 있는데, 보컬이.. 쿄쿄.. 이때까지만 해도 그 이쁜 목소리를 벗어나지 못해 거친 소리를 내기 위해 노력은 많이 했어도 이번 6집처럼 카리쑤마가 '살짝' 가미된 소리는 아직 아닌 듯도 하지. ㅡ_ㅡ;;
여튼, 이 곡 역시 태지의 소리색깔을 담고 있기 때문에 그의 기타톤을 추리해 나가는 데 용이한 자료로 쓰이게 될 것이다. 후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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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위에 열거한 태지의 소리가 담긴 곡들과 비교하기 가장 좋은 곡은, 3집 안에서는 '발해를 꿈꾸며'가 아닐까 싶다. 정말로 부드럽고.. 이미지가 깨끗하지. (교실 이데아랑 연결해서 들어보시길. 정말 확연히 틀리다는 걸 알 수 있다.)
그 음색이라는 걸 다른 것들과 구분하기 위해 내가 가끔 잘 하는 짓은, 그 색깔들을 상징화, 이미지화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태지의 소리색깔은 건 마치 거칠거칠한 황토흙, 모래처럼 굵직굵직한 황토흙 같은 느낌을 주는 데 반해, 세션들의 기타 사운드는 아주 곱디고운 가루 같은 걸 생각나게 하지. 마치.. 물만 부으면 그 어떤 것과도 쉽게 결합할 수 있는 그런 가루 같은 거.
이러한 소리는, 어디에 내놔도 어떤 음악을 가져와도 그것을 완벽하게 구현해 내는 데에는 적합하겠지만, 연주자만의 특색있는 색깔을 만들어 내기는 힘든 소리다.
반면, 태지의 소리는 그것이 상당히 거칠고 강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다른 연주자들의 사운드와 어울리기는 쉽지 않겠지만, 대신에 서태지만의 아주 독특한 개성있는 소리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태지가 기타톤에 목숨을 거는 이유도 아마 이것이 아닐까 싶다. 음악에 관한 한, 모든 장르가 이젠 '새로움'이라는 딜레마를 벗어나지 못하는 이 때, 음색의 독특함이란 건 세계 무대에서도 경쟁을 가능하게 할 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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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지의 소리를 찾아보자.
Take 앨범같은 건 워낙 샘플도 많이 들어가고, 또 전체적으로 보컬과 함께 소리를 뭉뚱그려 놨기 때문에(그렇다고 '죽쒔다' 라는 식의 이미지를 떠올리면 곤란하다. ㅡ.ㅡ^) 하나 하나의 소리를 찾아내긴 힘들어도, 이번 6집 앨범에선 태지의 소리찾기가 얼마만큼이나 눈부시게 발전을 했는지 알 수 있을테니까 말이다.
죽어라 죽어라 듣자.
듣는 길만이 '음악적 담론의 부재'라는 그의 아쉬움을 달래줄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 될 것이다.
p.s 건강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