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다닌 중학교는 <동기회>가 있는데, 제가 속한 제3회 졸업생이 가장 먼저 만들었죠.
신문에 광고를 내는데 고등학교로 했다가 다시 수정하는 해프닝이 있었는데 왜 그랬냐고 신문사에 물으니
“중학교가 동창회도 아닌 동기회를 하는 경우는 보지 못했기에 당근 고등학교인 줄 알았다”
동창회를 하는 중학교조차 부산에는 거의 없는 듯합니다.
몇 해 전 하얏트 호텔에서 송년회를 겸해서 많은 연예인을 불러다가 동기회를 요란스레 했는데 그 때는 전국에 흩어져 계시는 은사님들을 모두 모셔다가 대접하고 제법 그럴듯한 선물을 드리고 원위치 시켜드린 적도 있습니다.
완전 꼬꼬할아버지가 되신 분도 계시고 같이 늙어가는 은사님도 계시더군요.
이후 매년 4회 정도 열리는 동기회에 참석을 전혀 안 하다가 거제도에 사는 수석부회장이라는 친구가 집요하게 전화를 하여 나가봤“읍”니다.
모임장소인 <백향(회원 소유)>이라는 중국집 1층 로비에 들어서니, 3회 뿐만 아니라 10회까지 5개 동기회를 동시다발로 한 식당에서 하니 2층은 이방 저방 온통 동기회판이었습니다.
중국집이라기에 자장면이나 탕수육... 뭐 이런 것들을 먹으며 하는가보다 했는데, 막상 나오는 음식은 국적불명의 것들이 먹고 나면 또 나오기를 10여 차례 반복하더니 마지막으로 나오는 것이 아주 작은 종기에 담은 맛이 별로인 자장면이었습니다.
제가 누군지조차 모르는 동기들이 많아 일일이 제 이름을 밝히는 수고를 한동안 해야 했죠.
동창회 회장이 새로 선출되었다기에 선배 중 누구이겠거니 하고 별 관심이 없었는데 막판에 회장 온다며 소란해서 보니 이번에 딴날당에서 공천 탈락해서 그네파로 당선되어 다시 딴날당으로 들어간 그 친구였습니다.
지금까지 동창회장은 1회에서 늘 해왔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2회도 아닌 3회에서 회장이 나왔는데 그 사람이 딴날당 국회의원이니 부산의 정서가 한 눈에 들어오는 장면이었습니다.
중국집 주차장마당에 모여 서서 한참 인사를 나누다가 2차로 <통속으로>라는 생맥주집으로 가서 마당의 긴 테이블을 차지하고 3L짜리 네 통을 비우면서 얘기를 했는데 후반에 가니 자연스레 정중앙에 앉은 국회의원 친구의 정치얘기로 흘러가더군요.
딴날당 = 수구꼴통
이런 등식을 안고 선입견을 가지고 그 친구를 보는 것은 당연하겠죠?
그 친구가 중학교 때 공부가 좀 하위권이라 축구만 즐기더니 광성공고 나와서 빌빌거리던 중, 이기택 비서하던 박관용이 김영삼의 공천을 받아 우리 지역구에서 출마할 때 동성극장에서 창단대회를 하는데 족수 채워주기를 요청하여, 친구 부탁이라 또 한 친구를 대동하고 대회장에 참석하여 구호를 좀 외치고 봉투를 하나 받아 그날 광란의 밤을 보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솔직히 당시 젊은 혈기에 군부독재를 너무 증오했기에 연금 중인 김영삼의 메시지를 낭독할 때 감동 먹기도 했습니다.
당시 그 친구는 까만 가방 하나를 신주 모시듯 들고 다녔는데 관계가 뭐냐고 끈질기게 물으니 박관용의 비서라더군요.
그 때 그 시절을 그 친구도 기억하는지 진짜 오랜만인데도 저를 바로 알아보고 손에 힘을 주고 제 이름을 몇 번이나 반복하더군요.
통속에서 나눈 대화 중, 김영삼이 공직자들에게 골프장 출입을 못하게 하여 어린 자기 아들 이름으로 골프장에 갔었는데 어떻게 알고 동기회원이며 친구의 아버지(구청장 공천경합에서 탈락)가 고발을 하여 구설수에 올랐던 적이 있다며 마침 오늘 참석 못한(안한?) 그 동기(피부과 의사)에게 섭섭했음을 노골적으로 표현하면서, 별 사치도 고급도 아닌 골프를 왜 그런 시각으로 보는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토로하여 제가 한 마디 했죠.
“고위공직자나 국회의원은 국민의 세금을 엄청 사용하는 국가의 중요한 재원인데, 그 고급인력이 맹독성 농약이 난무하는 땡볕에서 스스로 수명을 단축시키는 어리석은 해위는 국가적으로 엄청난 손실이라고 김영삼이 판단하지 않았을까?”
이 말에 조용하고 조금 엄숙하기까지 했던 분위기가 갑자기 소란스런 웃음바다가 되고 말았습니다.
웃음을 참기가 어려운 옆 친구가 계속 웃으며 말하기를
“너 학교 다닐 때 이러지 않았잖아?”
“그랬지. 세상이 인간을 변모시킨단 말이 맞는갑따. 명바기가 나를 이런 인간으로 만들었다고 하면 궤변이겠지?”
그 친구 한참 동안 존경하는 눈빛(?)으로 저를 쳐다보더니 먹다 남은 맥주로 건배를 요청하더군요.
구청장 시절과 국회의원 시절이 무엇이 다른가? 라는 질문에
등 뒤에서 늘 누가 감시하는 느낌을 받는다.
해외여행을 세 번 계획했다가 그 때마다 갑자기 국회에서 호출하여 한 번도 못 갔다.
기자들이 골프회동을 하자고 하면 거절 못하여 100% 응하는데 기자들 한 번도 지들이 돈(회당 150만 원 정도 소요) 내는 거 못 봤다.
영어가 안 되는데다 전문약자를 사용하여 보고 받는데 너무 힘들다. 제발 한글로 좀 보고해라.
손님이 너무 많아 공부할 시간이 거의 없고 잠을 제대로 푹 잔 경우가 별로 없다.
객지생활이 얼마나 처량한지 알게 됐다.( 밤늦게 귀가하여 술 취한 채 혼자 침대에 걸터앉아 양말 벗을 때)
이 친구가 본시 좀 무식하다보니 지명도를 높일 별 방법이 없었던지 봉하에 계신 노짱을 씹어 윗선에 점수 따려는 아주 저급한 작전을 구사한 사실을 익히 알고 있던 터라 분위기만 되면 그 부분을 따지고 싶었는데 기회가 없었습니다.
지명도의 척도를 그들은 조중동에 얼마나 실렸느냐 로 정하는데, 요즘은 왜 잘 안 보이냐고 물으니
“너무 욕심을 부리면 안 된다. 나는 이미 봉하기사로 충분히 알려졌으니 다른 의원에게 지면을 양보할 줄도 알아야 한다”
의원나으리~ 국록을 먹고 참 훌륭한 일을 하셨습니다 그려~~ 고작, 역대 가장 훌륭하신 노짱 씹은 것이 그렇게 큰 업적이나이까?
국회의원 가방 들고 그렇게 긴 세월을, 청와대 생활, 구청장을 그렇게나 하고, 가장 유식한(자기 표현) 박사들의 명 강의를 늘 듣는다는 우리의 국회의원이 아직 우리말을 제대로 구사 못하고 있으니 가히 명바기과에 손색이 없네 그려~~ 조중동 기자들이 편집하느라 고생께나 했겠습니다.
그런데 제가 잠시 놀랐던 것은
예전 같으면 노짱 얘기만 나오면 서로 자기도 한 번 씹어 점수 따려고 발광들이었는데 이번에는 그냥 별 반응 없이 주제에만 집중하더군요.
그 의원 2시간 동안 명바기 얘기 한 마디도 안 했는데, 의원 바로 옆에 앉은 부산은행지점장에게 제가 웃으며 말을 건네기를
“종욱이도 이제 대통령 수업을 슬슬 시작해야 하는 거 아닌가?”
의원이 눈이 둥그레진다.
“김대중도 목포상고, 노무현도 부산상고니 고대출신 명바기에게 질린 국민들이 또 부산상고를 원하지 않을까? 예부터 똑똑하지만 가난한 영남의 영재들이 몰려든 곳이 부산상고였으니 부산상고에서 계속 대통령이 배출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보는데 이왕이면 친구가 대통령 되는 것이 더 좋지 안 그래?”
그 지점장 의원보기 좀 민망한 표정으로 어쩔 줄 모르는 가운데 의원이 갑자기 대꾸하기를
“이대통령도 고대 이전에 상고 출신이고 전두환도 공고 출신이잖아”
생맥주 12L를 거의 다 비우고서야 자리를 파할 즈음 의원이 계산서를 총무로부터 빼앗더니 얼마 안 되니 내가 낼게 했지만 총무가 계산서를 또 빼앗으니 억지로 10만원권 수표를 총무에게 주고는 12시에 서울로 출발해야 한다며 예쁘장한 청년이 운전하는 까만 산타페에 오르고 우리는 각각 헤어졌습니다.
홍준표가 그네파 4명을 묶어 징계안을 제출했지만 성과가 없었다며 홍준표 좀 모자라는 인간 아냐? 하면서 좀 흥분했던 것 말
고는 당과 명바기나 그네를 자랑하는 말은 하나도 안 하더군요.
세상이 of the 명바기, for the 명바기, by the 명바기로 돌아가고 있지만 정작 딴날당 텃밭의 국회의원은 - 단편적인 시각인지는 몰라도 - 자기 지명도 올리는 것 외는 별 관심이 없어 보였습니다.
명바기만 하야하면 모든 것이 노짱 시절로 돌아간다고 생각하는 것은 큰 오산!!
명바기는 수구꼴통 딴날당의 경선으로 대통령이 됐다는 사실을 간과하면 안 됩니다.
수구꼴통으로 대변되는 딴날당과 그 전위부대인 조중동을 말살하지 않으면 제2의 명바기, 제3의 명바기는 계속 탄생함을 우리는 주지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적을 알기 위해, 반대의 논리를 펴기 위해 조중동을 읽는다는 논리는 정말 어처구니없습니다.
계란 한 개를 맛보기 위해 그 계란을 다 먹을 필요가 없듯이,
적의 화력 수준을 알기 위해 적의 대포구멍 속에 들어갈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는 조중동이 싫어요>
이러다 빨갱이들에게 입이 찢어지고 짱돌에 찍혀 죽는 한이 있어도 저는 조중동 절대 안 봅니다.
언젠가는 수구꼴통이 사라지고 뜻 있는 애국자들에 의해 그 자리에 아름다운 동상이 세워질 테니까요.
즐거운 휴일 보내시길....
첫댓글 긴 장문 잘 읽었습니다.. ^^
그렇죠......명바기는 딴날당들이 세워논 깃발일뿐 , 깃발세워 잡고 ,있는 저노무 손들이 문제지요..
동기회 잘 하셨군요! ......
고름도 살된다는 좃중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