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고 가는 사람, 끌려 가는 사람/김홍신
인도의 「비하르주 가홀로우르」라는 마을에
「다스트라 만지」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
그는 , 아내가 산에서 굴러 떨어져 머리를 다쳤을 때 ..
치료할 병원과 약이 없어 ,
숨이 끊어지는 걸 ..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
그가 사는 곳은 88 킬로미터를 돌아가야만 ,
읍내 병원에 갈 수 있는 오지였습니다 .
마을 바로 뒤에 있는 칼바위 산은 산세가 험하여 .
사람이 다니지 못하는 곳인데
큰 마을과 좋은 병원은 그 산 너머에 있었습니다 .
그러니 다친 사람을 후송할 방법이 없어
아까운 목숨을 잃었던 것입니다 .
또한 마을 앞엔 아로푸르 강이 흘러
우기가 되면 강 건너 「비즈르간즈」까지
반경 34 킬로미터 정도의 지역이 강물로 가득 찼습니다 .
만지는 아내의 장례를 치르자마자 ,
망치 한 자루와 정 하나를 들고
칼바위산을 깨부수기 시작했습니다 .
그의 행동을 미친 짓이라고 생각한 마을 사람들은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습니다 .
틈틈이 .. 남의 일을 거들어주고 , 밥을 얻어 먹어가며 ,
칼 바위산을 깨부수던 그는 ,
가까운 사람들이 아무리 말려도 듣지 않았습니다 .
사람들은 가당찮은 짓을 계속 하는 그를 ..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할수 밖에 없었습니다 .
마침내 , 기적이 이루어졌습니다 .
1960 년 . 양손에 망치와 정을 들고 바위를 깨뜨리기 시작하여 ,
22 년 만인 1982 년에 드디어 ,
칼바위산을 관통하는 길을 뚫었던 것입니다 .
총 길이 915 미터 , 평균 너비 2,3 미터에 ,
깊이는 최고 9 미터까지 이르는 ..
바위를 파내어 길을 낸 것입니다 .
홀로 바위를 쪼아 길을 내기 시작한
20 대 후반의 청년은 , 22 년 이라는 시간 동안 ..
궁상스럽고 볼썽 사나운 늙은이로 변해버렸습니다 .
마을 사람들은 무려 88 킬로미터를 돌아가야만 했던 읍내를 ,
자전거를 타고 갈 수 있었고 , 손수레도 끌고 갈 수 있었습니다 .
뒤늦게 , 인도 정부에서 상금과 훈장을 주겠다고 하자 ,
만지는 단칼에 거절했습니다 .
내가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
그리고 이번에는 , 마을 앞을 가로막은 「아로푸르 」강에
다리를 놓기 시작했습니다 .
칼 바위산을 깨부술 때는 , 정과 망치만 있으면 되었지만 ..
다리를 놓으려면 무수한 자재와 장비가 필요합니다 .
그 가난뱅이가 , 학교에도 가본 적 없는 일자무식의 허약한 늙은이가
거대한 강 위에 무슨 재주로 다리를 놓을 수 있겠습니까 ?
그러나 언젠가는 ..그 다리가 완공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
대를 이어 다리를 놓을지도 모르고 ..
독지가가 나서거나 , 정부에서 지원을 할지도 모릅니다 .
어쨌거나 만지 덕분에 ,
88 킬로미터가 1 킬로미터로 가까워졌습니다 .
그는 자유로움을 깨달은 사람이며 ..
그의 행실은 베풂이자 , 사랑이었습니다 .
사랑과 베풂은 너와 내가 함께 누리는 것입니다 .
만지는 지금쯤 .. 세상을 떠났을지도 모릅니다 .
그러나 , 그는 여전히 아름다운 사람으로 남아 있습니다 .
작은 체구에 궁상스럽기 짝이 없는 가난뱅이 늙은이지만 ,
가장 아름다운 사람으로 .. 사람들 마음속에도 기억될 것입니다 .
만지가 위대한 22 년 동안 ,
칼 바위산을 깨부수어 길을 낸 행동 때문이 아니라 ,
거대한 산을 두려워하지 않은
자존심을 품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
그가 산의 위용 앞에 주눅이 들었다면 결코 도전하지 못했을 것이니까요~!
열등감에는 예방주사가 없습니다 .
못나고 , 부족하고 ,
무엇도 해낼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
결코 행복해질 방법을 찾지 못합니다 .
강아지 목에 왜 ? 목걸이를 채우는지 아십니까 ?
주인 마음대로 다루기 위해서 입니다 .
세상에 끌려다니는 것은 ,
스스로의 목에 목걸이를 채우고
슬퍼하는 것과 다름 없습니다 .
세상의 주인으로 살겠습니까 ?
아니면 , 목걸이에 끌려 다니겠습니까 ?
세상을 끌고 가는 사람은 ,
스스로의 존엄함을 인정한 자존심 있는 사람입니다 .
반면 , 세상에 끌려가는 사람은 ,
열등감에 사로잡혀 주눅 든 사람입니다 .
지금 한 번 . 생각해 보십시오 .
세상에 끌려다녔는지 ?
아니면 , 세상을 끌고 앞장서 갔는지 ? 말입니다 .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
대부분이 자신은 끌려다녔다고 말합니다 .
더러는 , 끌려다니지도 .. 앞장 서지도 않은 채 ..
나 편한 대로 살았다 ! 고 대답합니다 .
끌려 다녔다고 하면 자존심 상하고 ..
세상을 끌고 다녔다고 하면
잘난 체 한다고 할까 봐 ~ !
그렇게 , 얼버무리는 지도 모릅니다 .
혹시 , 모임에 참석하기 전 .
옷장을 열어보고 , 입을 만한 것이 하나도 없다고 ..
투덜댄 적이 있습니까 ?
그런 적이 있다면 ,
외모에 자신이 없거나 ..예전보다 뱃살이 붙었거나 ..
멋내야 할 사연이 있거나 .. 그 분위기에 돋보이고 싶거나 ..
비싼 옷을 입고 , 잘난 체하고 싶은 욕구가
있었기 때문일 것 입니다 .
바로 그런 마음이 ..
당신이 주눅 들어 있다는 증거입니다 .
모임에 .. 세상에 .. 끌려가고 있던 것 입니다 .
수수하고 편한 옷으로
예의를 갖춰 입고 당당한 모습으로 나가
서로에게 안부를 묻는 것 .
요즘 , 어찌 지내느냐 ? 는 물음에 ..
하는 일을 자신있게 말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도와준 여러분에게
고맙다고 말할 수 있는 것 .
그것이 바로 ..
세상을 끌고 가는 사람의 모습 입니다 .
사소한 일을 가지고도 쉽게 실천할 수 있는데 ,
다른 사람 손에 자기 인생을 맡기고 ,
끌려가서야 되겠습니까 ?
- 김홍신의 「 인생 사용설명서 」中 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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