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서울대 미술관은 언급하지 않습니다.
거리상 관악산 자락에 있어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것이죠.
그러다 보니 안가게 되고, 안가면 마음에서 멀어지고,
그러다 차츰 잊혀지는 미술관, 서울대생과 그동네 사람만 가는 미술관이 되어버리는 모양입니다.
다행히 저는 승용차로 30분 이내에 접근이 가능하여 혼자 가끔 갑니다. (부러우시죠?)
여느때 처럼 서울대를 아침에 갔습니다. 도착하니 오전 아홉시 사십오분. 직원이 나와서 문의 자물쇠를 푸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들어가려 하자 10시 정각에 들어오시라며 밀어냅니다.
기다리는데 어디서 라디오 소리가 들립니다. 웬 여자들이 도란도란 얘기하는 소리....
알고보니 그것도 전시의 일부였습니다.
네, 구민자 작가의 전시품이었습니다.
10시 땡! 하자마자 들어가서 갖고 있는 무슨 '쯩'을 내밀고 그냥 들어가시란 말을 들었지요. 도슨트는 11시가 되어야 나온다기에 혼자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이번 전시는 모두 세개의 섹션으로 나뉜다고 합니다. 어떤 작품이 어떤 섹션에 들어있는지는 직접 방문하여 확인하시고 그냥 이런 섹션이 있다는 것만 보시기 바랍니다.
사진 크기 조절을 잘 못하니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래의 작품은 한승구 작가의 미러마스크(MIRROR MASK) 입니다.
보는 각도에 따라 인조인간의 모습과 평범한 사람의 얼굴이 바뀝니다. 지금 이 각도는 좌측은 약간 사람모양, 우측은 인조인간...MIRROR MASK 모양이 겹치는
각도입니다.
이런 작품도 있습니다. 아마 이 작품은 보신 분들도 많이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아래의 작품은 이은선의 Kemb 입니다. 땅따먹기 게임을 한 후에 그 내용을 작품화 하였다고 합니다. 땅따먹기가 현샐의 권력욕이나 무슨 투쟁같은 것과 비슷하다 생각해서 이런 작품이 나왔다고 합니다. Kemb란 이름은 이 게임을 한 네사람의 이니셜이라고 합니다.
또한 각 면에 접하는 다른 면은 대인관계를 상징한다고도 합니다.
위의 작품은 이애림의 'The Key' 입니다. 섹스어필의 여주인공이 정면을 주시하면서 관람객을 당황하게 만들어 주도권을 빼앗고 관람객을 헤겔이 말한 노예의 위치로 전락시킨다고 하는데 저는 솔직히 동의하지 못하겠습니다. 오히려 키를 들고있는 짐승같은 놈(?)이 이 여자를 노예로 만들어 보는 이를 안타깝게 만든다면 또 모르지요.
다음은 박혜수의 'Goodbye to Love'입니다
금박지로 1000마리의 학을 접은 다음 그것을 일일히 다 펴서 이어붙인 작품입니다. 보는 순간 대단하다는 느낌과 함께 이런 사람과 헤어진 그사람이 참 다행이다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작품을 딱 보는 순간 직관적으로 느낌이 옵니다. 정성도 들어가고 아이디어도 좋고 예쁘기도 한 작품입니다.
다음은 실연에 관한 사연을 수집한 것들입니다. 한 벽면에 가득 사연과 얽힌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몇개 사진을 찍어 왔습니다.
수집한 사연들이니 기증받은 실화들이겠구요, 작가의 사연은 아니라 합니다.
이런 짤막한 것들도 있습니다.
이외에도 영상 몇가지와 찍었으나 여기 못올린 사진들, 미처 못찍은 사진들이 많습니다.
영상중에는 유지숙의 '결혼에 관한 에피소드'란 것이 재미있었는데 뭐라 설명드리긴 곤란하네요.
아뭏든 이 전시는 2.30대 미혼 여성에겐 강추. 아마 기혼 여성이라면 좀 덜 재미있을수도 있을 거란 생각을 합니다.
남자들에겐 별로 일수도....
아, 참. 처음에 말씀드린 라디오인줄 알았다는 작품은 서울대생들이 야간에 시끄럽다고 말이 많다고 하네요.
공부하는데 방해가 되는 모양입니다. 작품 내용을 들어보면 뭐 그저 그런 이야기들입니다. (저에겐 그냥 애들 얘기일 뿐...)
첫댓글 그냥 애들얘기란 말씀에 빵터졌어요ㅎㅎ, 전 이완 작가 작품이 맘에 들더라구요, 위태한 관계에 대한 기발함이요
레코드판 사랑~~ 저도 그거 비스므레한 스토리가 있어요...ㅋㅋ
다녀오셨네요. 저도 서울대미술관 , 되도록이면 이 전시일 때 가고 싶네요.
박하/ 그 미술관 도슨트 말이 전시중에 이완씨의 작품이 쓰러진 적이 있다고 하더군요. 아무도 건들지 않았는데 그냥 무너졌답니다. 이 얘기 들으면 이작품 좋아할 사람 꽤 되겠다 생각했었는데 그게 박하님일 줄이야~!
꽤 되겠다 생각하셨다면 제가 별스럽진 않나봐요 ㅎㅎ 위태위태하잖아요 보기만 해도 스릴있고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인간관계, 딱 그걸 눈으로 증명해보여주는 아주 영리한 작가라는 생각이 들어요
마스크 조형물이 눈길을 끕니다.
조만간 가봐야겠어요~
11월 24일까지니 여유는 좀 있으니 다행입니다.
그 조각은 표면이 거울이랍니다. 한 얼굴을 구성하는데 여럿의 비친 이미지가 모여야 한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저도 설대미술관 두세번 다녀온 적 있습니다. 여름철에 가면 그림 구경하고 교내 개울에 발담그고 더위를 피했는데...
이번 전시제목은 세익스피어 가 한말 " 사랑은 그저 미친 짓이다"를 연상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