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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여고 51회 동창회
 
 
 
카페 게시글
51--살아가는 이야기 스크랩 인생은 드라마
김인정 추천 1 조회 124 14.07.25 12:19 댓글 5
게시글 본문내용

남편이 7월 9일부터 7월 15일까지 서울 인사아트센터 갤러리에서 전시를 하고 있다.

제목은 '아름다운 초대'

지난번 전시회와 마찬가지로 이번 전시회 역시 전시회장에 갈때까지 남편의 그림을 보지 못했다.

아니 의도적으로 보지 않았다고 해야 옳다.

전주에 나가 작업실에 가면 남편의 그림을 볼 수 있겠지만

나는 남편의 그림을 보기가 두려웠다.

빈둥빈둥 엉뚱한 일들에 바빠서 도대체 작업이나 하는 것인지 내심 불안하기도 했었다.

물론 2년전 전시회 했던 것  서울에서는 하지 않았으니 보여 줄 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렇지만  새로운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과 또 앞으로 교동에서 있을

10월달의 전시회에는 지난번 했던 것을 그 장소에서 또 보여줄 수 없으니

새로운 작품으로 해야하는데 다른 바쁜 일 들 때문에 자신의 작업을 하지 않는 모습을

보지 않고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던 터라서 나의 신경은 곤두서 있었다.

더구나 서울에서의 전시회는 계획에 없던 것이었는데

한두달전에 다른 사람이 하려 한 것이 차질이 생겨 남편에게 연락이 온 것이라서 더욱 시간이 빠듯했던 것이다.

전시회 오픈 임박하여 팜픔렛이 나왔고 그걸 들고 토요일에 시골에 왔는데

슬쩍 보니 예전과 다를바 없지만 더 깊이는 있어졌다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지난번 팜플렛에 들어 있던 그림 4장이 버젓이 그 팜플에 들어 있었다.

그것을 보는 순간 모든 화가 머리끝까지 치올라 작가정신이 없다면서 팜플렛을 던지면서

고래고래 소리치기도 하고 울기도 하였다.

바로 그때 경자가 오고, 앞집 양사장님도 밥 같이 먹자고 왔다.

자신의 실책을 받아들인 남편은 그날따라 아무말도 없었다.

밥을 먹으러 순창에 함께 가는내내 찻속에서 소리없는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남편에게 작품에 대해 한마디 말도 안했다.

그렇게 남편은 전시회를 시작했다.

화요일에 작품 걸고 수요일에 오픈을 하는데

앞집 양사장님은 남편이 화요일 올라갈때 동행을 하고

그곳에서 2일 머무르고 목요일에 오셨다.

오셔서 하는 말이 많은 화가들이 다녀갔는데

한결같이 칭찬일색이라서 깜짝 놀랐다는 것이었다.

거짓말 아니라고. 정말 거짓말 아니라고.

금요일 수업을 바꿔서 하고 순창에서 10시 30분 버스를 타고

서울로 향했다.

 서울 지리에 익숙하지 못한 나는 양사장님으로 부터

 전시장 가는 방법을 핸드폰에 음성녹음하여 들으면서 갤러리에 도착했다.

인사동은 사람들의 물결로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전시실은 지하1층.

한번에 주욱 훑어 보았다.

 낯익은 그림도 있지만 한켠에 전혀 새로운 그림들이 걸려있었다.

이 지하1층까지 찾아오는 사람들은 그림을 엄청좋아하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아니면 아이들과 함께 오는 사람들은

아이들에게 그림을 보여주기 위함일 것이었다.

그림을 감상하는 것을 보면 그 사람이 그림을 그리는지 안다.

그런데 화가임직한 사람들이 한결같이

자유분방함과 색채에 반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따스한 색감에

모두를 힐링시켜준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물론 나 역시도.

로울러를 붓처럼 사용하여 힘있으면서도

부드럽고 부드러우면서도 역동적인 그림을 연출한 것이다.

 

 

 

 

 

 

 

 

 

 

 

 

 

 

 금요일 저녁 무언가 삐걱거렸다.

밥을 먹기 위해 갔던 집

콩나물국밥과 소머리수육을 시켰는데 콩나물국은 오래되어 상한 콩나물로 끓였고

수육은 얇게 저며 씹을 것이 없이 꾀제제 했던 것이다.

결국 그 집을 나와 술이나 한잔하러 맥주집에 갔는데

안주로 점심메뉴로 나오는 소고기 볶음이 된다하여 시켰는데

계산을 하다보니 가겪이 너무 비싸 물어보니 그것은 점심에만 해당된다고....

작업실 일로 기분이 좋지 않았던 남편은 공연히 나에게 트집이었다.

더구나 전시회 전 시골에서 내가 화를 냈던 일이 아직도 남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화가 났지만 참았다.

다음날 서울시  고궁투어버스를 타고 시내를 둘러보기 위해 12000원짜리 버스표를 사서

투어에 나섰다.

처음 간곳이 국립박물관인데 마음이 여유롭지 않아 겉모양만 보고

주변에 있는 석조물만 둘러보다가 다시 버스를 타고 남산골한옥마을로 갔다.

북촌한옥마을로 착각했는데 그게 아니고 남산주변의 한옥 4채를 옮겨 놓은 것이었다.

참으로 실망스러웠고 다시 또 차를 기다려 창경궁으로 갔다. 창경궁 이곳 저곳을 둘러보는데

남편한데 빨리 오라 전화가 온 것이다. 사실 그 전에 전시실에 큰아가씨와 은희가 와서 기다린다고 했는데

이 여행을 포기할 수 없어서 그냥 가라고 했었는데......

나의 이번 여행의 최대 목적지는 창덕궁과 북촌마을이었으나 창경궁 옆에 있는 창덕궁을 남편의 호출로

보지 못하고 포기하고 전시실로 온 것이다. 이번 시티투어로 깨달은 것은 너무 많은 계획을 세우지 말고

한두개만 정해서 자세히 보아야 한다는 사실이고 또 굳이 시티투어 버스를 타지 않고 인사동 옆에 있는

창덕궁과 북촌마을을 갔으면 참으로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지나니 최은숙에게서 친구들과 함께 온다는 전화가 왔다.

 

 

서울 낯선곳에서 친구들과의 만남은 참으로 유쾌했다

다음날 지난번 왔던 남동생이 다시 온 것이다. 아마도 매형에게 밥을 대접하고 싶어서였을 것이다.

그런데 드라마 같은 일이 있었다.

얼마전  작가 한승원을 인터넷을 통해 검색하던 도중 역시 장흥 출신이었던 이세규씨이름을 접하였고

그가 시인으로 등단했음을 알았었다.

그런데 남편전시실에서 우연히 만난 일이다. 내가 인터넷으로 이세규씨의 얼굴을 보지 못했다면

몰라 보았을 것이다. 삼십년이 넘었으니까.

차한잔도 나누지 못하고 이러저러 헤어졌다.

 

 

시집을 최근에 내었는데 책을 보내준다고.  딱딱함은 예나 지금이나 전혀 변함이 없었다.

어쨌든 나의 젊었던 시절  나의 인연의 2남자는 모두 시인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모두 곱게 늙어 가고 있어서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 저녁 밥을 먹고 남편을 위해 찾아왔던 작가와 함께 전주에 아주 편하게 왔다.

혼자서 버스타고 지하철타는 일이 익숙하지 못하여 내려갈 일이 걱정이었는데.

아! 2014년 7월. 2박3일의 여정은 이렇게 끝이 났다.

 

 

7월 그 뜨거웠던 여름!  서울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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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4.07.26 11:21

    첫댓글 인정아~~ 그날 너무나 방가웠다~~ 유쾌한 화가님의 설명과 함께 좋은 작품들을 보고 기분이 업되고 훈훈해짐을 느꼈단다
    열심히 살아온 흔적을 친구얼굴에서도 발견하고 정다운 대화속에서도 느낄수 있었지~~늘 건강하고 더욱더 행복한일들만 있길 기도할께~~

  • 작성자 14.07.27 22:01

    은숙아! 덕분에. 너무 즐겁고 행복했어. 친구들이 모두 건강하고 여유롭게 보여 더욱 좋았단다. 늘 건강하기 바란다

  • 14.07.30 14:23

    인정아~~지난번에도 카페에 들어왔었는데...이렇게 좋은 글과 작품들을 왜 못보고 나갔을까?
    정말 오랜만에 만났지만 전혀 서먹하지않고 편안해서 좋았단다.
    또 작가님을 직접 뵙게 되어 반가웠어.^-^

  • 작성자 14.08.22 11:39

    경선아! 기회되면 또 만나자

  • 14.08.04 02:39

    오랜만에 들어와보니 인정이의 여름 일상이 생생하구나. 서울 전시회도 열고~~남편 축하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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