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의회 절정은 교의헌장 승인
1962년 10월 11일, 인천교구장 나길모 주교는 2200명이 넘는 주교들과 함께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개막 미사를 드리기 위해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으로 입장하고 있었다.
"텔레비전 중계를 위해 대성전은 온통 환하게 불이 밝혀져 있었습니다." 인천교구 초대교구장을 지내다 지난 2002년 은퇴한 나 주교(미국명, 맥노튼)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 참석한 주교들 중 생존해 있는 70명 가운데 한 사람이다. 인천이라는 작은 교구 주교였던 나 주교는 성 베드로 대성전에 입장하는 것이 마치 천국의 문에 들어가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은퇴 후 미국에 지내면서 제2차 바티칸공의회 개막 50주년 기념 및 신앙의 해 개막 미사에 참석하고 교황을 알현한 나 주교는 1962년부터 1965년까지 열린 공의회 전 회기에 단 이틀만 제외하고 빠짐없이 참석했다. 이틀 빠진 것은 몸이 좋지 않아서였다.
나 주교는 공의회의 최대 하이라이트가 교회에 관한 교의헌장 「인류의 빛」을 승인한 것이라면서 "하느님 백성"이란 주제에 한 장을 할애한 "굉장한 문헌"이라고 말했다. 하느님 백성이라는 단어가 때로는 평신도를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되곤 했지만, 문헌을 자세히 읽어보면 평신도만이 아니라 교황과 주교들을 포함해 교회 안의 모든 사람을 가리킨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다고 나 주교는 밝혔다.
나 주교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문헌들에 대한 오해나 그로 인해 빚어지는 잘못들이 적지 않다고 지적하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특별히 이 신앙의 해 기간에 공의회 문헌을 다시 읽도록 요청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 주교는 또 제2차 바티칸공의회를 과거와의 급격한 단절이 아니라 천 년을 이어온 교회 전통과의 연속성 안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말을 재차 상기시키면서 제2차 바티칸공의회 문헌들과 그 이전 공의회 문헌들 사이는 아무런 균열이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 메리놀회 출신으로 1961년 주교로 수품된 나길모 주교는 62년 3월 인천교구장에 취임, 40년을 재임했으며 2002년 은퇴한바 있다.
【바티칸시티=CNS】
[평화신문 2012.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