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사 몇 분과 함께하는
나마스테 포럼 게시판에 올라온 글 중 하나 소개합니다.
서울시립대복지관 김대심 팀장(1차 복지순례)이 올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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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3.17
얼마전 사회복지사 선생님들을 몇 분 만났습니다.
오랜만에 만나 술자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런 말씀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얼마전 경로식당 때문에 언론이 시끌시끌 했었지요?
자리를 함께 했던 어느 선생님이 말씀하셨어요.
"사회복지사들은 쓸데없이 정직하다."라는 말씀.
지자체에서는 어르신이던, 아이들이던 한끼 식사의 가격이 정해져있습니다.
어떤 아이들은 분식집에서 쿠폰으로 받기도 하고
어떤 아이들은 복지관에서 먹기도 하지요.
그럼 분식집의 2,800원에는 무엇이 포함되어 있나요?
식재료 값을 포함하여, 전기세, 수도세, 분식집 아줌마의 인건비도 녹아있습니다.
그런데 왜 복지관의 2,800원은 그렇지 아니한가요?
어쩌면 당연하다고 생각해왔던 것들에 대해 뒤집어서 생각해보는 계기.
(그렇다고 식당 예산을 다른 방법으로 사용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또 하나.
바우처 이야기.
바우처는 사실상 복지관에서 수익사업이 제도화되었다고도 볼 수 있는 면이 있는데
어떤 복지관은 바우처가 성공하여 많은 예산이 남고
어떤 복지관은 그렇지 아니하지요.
그럼 바우처는 어찌해야하나요.
자리에 함께 했던 선생님이 말씀하셨어요.
바우처에서 이용하시는 분들은 한달에 3만원의 비용을 내고
참여하시는데 복지관들이 22만원짜리 서비스를 주고 있다는 말씀.
그것 또한 제 머리를 치는 부분이 있었어요.
정말 복지관에서는 2,800원짜리 식사에 22만원짜리 바우처를
팔고 있는 것일까?? 왜 그래야 하는 것일까..
쓸데없이 정직한 것은 아닐까. 누구도 시킨 적 없는데.
사회복지가 지금 22만원짜리 바우처를 팔며 보내는 10년후에는 어떻게 될까..
노인일자리 사업을 진행하는 노인복지관 샘 말씀에
어르신들이 학교급식 도우미로 파견하면 어느 학교로 할 것 없이 환영한다고하네요.
하지만 학교에서는 배식도우미인 어르신들께
청소와 뒷정리도 부탁하시는데, 그 선생님은 일언지하에 거절을 하신답니다.
학교에서 청소할 사람이 필요하시면 다른 사람을 고용하시라고.
그러면 학교에서 100만원을 줄테니 배식어르신들이 청소까지 하면 안되냐고 하신답니다.
이 부분에서 그 선생님도 고민을 좀 하셨는데.......
다시 일언지하에 거절하셨다고 합니다.
100만원을 받음으로 인해 어르신배식의 가치가 확--------------
바닥으로 떨어지게 된다는 점. 모두 주의 하자는 점.
다시 돌아가서, 한달에 3만원의 이용료를 내고 22만원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바우처는 10년후에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될까요.
저도 생각들이 다 정리되지 않은 부분이 많지만
무언가 고민거리의 실마리를 나누고자 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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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는 위 글에 대한 댓글입니다.
- 김세진 :
10년 후의 모습은..
이웃관계가 파괴되고 사람들 사이에 인정이 매마르며
어려운 이웃의 일은 내가 나설 일 아닌
직업인들(사회복지사, 전담공무원, 도우미, 요양보호사..)의 몫이 될지 모르죠..
세련된 서비스가 깨끗하고 청결한 환경, 신속한 도움을 담보할지 모르나
백화점 안내도우미의 건조한 미소, 각종 상품판매전화 안내인의 기계적으로 들리는 음성처럼,
인위적 관계가 끝이나면 아무 관계도 아닌 그런 세상이 올지 모르죠.
그리고 그런 세상을 만드는 것에 사회복지사들이 한 몫 단단히 했으니
참 잘했단 칭찬 받을지도 모르고..
다음 글이 참고가 될 것 같습니다.
http://coolwelfare.org/bbs/zboard.php?id=jae_welfare&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22
- 임성옥 (춘의복지관 재가복지팀장)
무료서비스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자부담의 일부를 부담하도록 하는데도 불구하고
복지사는 그런 서비스의 기준가치를 몰살시키듯
3만원의 바우쳐비용에 22만원의 서비스를 지원한다....??
하지만 그 가치또한 잘 생각해야 할듯... 무엇을 돈으로 환산시킬것인가...
강사비를, 운영비를?
그렇다면 무료로 유명한 자원봉사자를 섭외하여 연계했단면 그건 무료인가??
만약, 경로식당의 2800원짜리 식단으로 단가가 나와 운영했다.
친절한 미소와 어르신 한분한분의 보살핌과, 걸언과, 기타 여하 선한 행동으로 서비스를 지급했고,
나는 그저 인건비, 식자재비로 2800원을 사용했다.
그렇다면 두개의 식당이 모두 2800원의 운영비가 들었다는 걸까요?
그건 다르죠...
가치기준을 어찌 두느냐 그리고 정당한 가치로 그 금액을 지불했느냐
그리고 지불한 액수의 기준이 다이냐 등 많은 것을 고려해야겠지요.
잘 해드리는거 나쁘지 않지요. 성공하는거 좋지요. 이익내는 거 좋지요.
하지만 그 과정에 어떤 마인드로 어떤 과정으로 드렸냐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아무리 잘해줘도 일방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졌다면 그것또한 질책받아야 할 것이고,
아무리 못해줘도 그 과정에 어르신의 생각과 나눔이 베어지게 들어갔다며 칭찬받아야 할것이고
그래서 직접 보고 그 과정을 보지 않은 이상, 뭐라 하기가 애매하지요.
경로식당의 후질구래한 식당을 보고 화를 내는 기사에 집중하기 보다
잘 되는 경로식당의 메뉴만 보는 것이 아니라 어르신들의 역할이 살아있고 관계가 이루어지는 경로식당에
그런 가치를 집중해서 칭찬해줄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일뿐...
그래서 그런 부분을 눈에 띨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우리 복지사들이 오늘도 움직이는게 아닐까요.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들을 위해 아자아자!!
왠만하면 글로쓰는 것을 지양하나, 울 김대심 샘이 제 기를 받았다고 하니
힘을 실어주는 의미로 아자아자!!
첫댓글 밑줄은 제가 쳤습니다.
저는 사견으로 쿠폰체 바우처는 반대합니다. 그리고 지금 kb랑 하고 있는 시스템을 보다 업그레이드 한 바우처 시스템을 지향합니다.